금융으로 뻗는 '애플 생태계'…단기대출 이어 연4% '애플통장'까지 나왔다

애플,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미 현지에 '애플 통장' 선보여
애플페이 레이터 이어 수신 상품까지…금융 포트폴리오 확장

2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현대카드 아트 라이브러리 외벽에 현대카드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 개시 관련 광고가 붙어 있다. 2023.3.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글로벌 공룡' 애플이 미국 현지에서 고수익 예금 계좌를 선보였다. 단기 대출 형태의 '애플페이 레이더(Late)'를 선보인 지 약 3주 만이다. 이로써 애플이 수신(예금)과 여신(대출) 업무에 모두 진출했다는 평가다. 애플은 점차 금융사로부터 독립성을 키워나가며 '애플 월렛 생태계'를 만들어 갈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애플은 17일(이하 현지 시간) 골드만삭스와 미 애플카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연 4.15% 금리의 예금계좌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 저축예금 평균 이자율(0.37%)의 10배를 웃도는 수치다. 미국 전체로 봐도 은행 예금 상품 중 열한 번째로 높은 금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통장의 계좌 개설 수수료나 최소 예금 기준, 기간 등의 조건은 따로 없다. 맡길 수 있는 최대 금액은 미국의 예금자 보호 한도인 25만 달러(약 3억3000만원)다. 계좌 개설 후에는 애플카드로 결제한 금액의 최대 3% 캐시백 혜택도 제공한다.

이같은 예금 상품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애플과 골드만삭스의 '윈윈' 전략이 유효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지난 2016년 계열사를 통해 소매금융에 진출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여신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저축 계좌이긴 하지만 결국에 골드만삭스와의 협업을 통해 출시한 상품이기 때문에 고금리를 제공하는 주체는 골드만삭스일 것"이라며 "소매금융에서 존재감을 키워야 하는 골드만삭스가 애플이란 브랜드를 활용해 '윈윈' 모델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애플의 장기적인 비전인 '애플 월렛 생태계' 구축과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애플은 지난달 28일에는 후불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레이터를 출시한 바 있다. 애플페이 레이터는 이용자당 최대 1000달러까지, 최장 6주에 걸쳐 구매 대금을 4번에 나눠 결제할 수 있단 점에서 일종의 단기대출 성격도 갖고 있다.

애플페이 레이터의 가장 큰 특징은 골드만삭스와 같은 기존 금융파트너사의 도움 없이 자체적인 신용 평가 모델을 개발해 활용한다는 점이다. 신청과 신용 평가, 대출 등 일련의 절차를 애플이 자체적으로 수행한다. 애플은 '브레이크 아웃'란 내부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금융 파트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을 지속 중인데, 애플페이 레이터가 이런 노력이 반영된 최초 금융 서비스다.

이로써 애플이 현재 미국 현지에서 제공하고 있는 주요 금융 서비스는 △애플페이 △애플캐시 △애플카드 △애플페이 레이터 △애플 저축 계좌(Savings) 등 5가지다. 지난 2012년 애플의 '디지털 월렛'을 내놓으며 금융권에 처음 발을 들인 이후 10여년에 걸친 금융 포트폴리오 확장 노력의 결과다.

이 중 국내 금융권의 장벽을 넘은 건 애플페이뿐이다. 애플페이도 국내 진출에 약 9년이 걸렸다. 이에 여타의 애플의 금융 서비스 역시 국내 진출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국내 금융 서비스 진출의 벽이 높을 뿐 아니라, 애플도 충분한 모니터링을 통해 경쟁력을 평가, 출시 검토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1derlan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