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조사처,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에 사실상 '반대'
"IMF 등 국제기준과 불일치…재정경제부 통제로 정치 부작용"
"금융위-금감원 복층 감독체계도 장기적으로 분리해야"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금융감독원의 공공기관 재지정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회 입법조사처가 사실상 반대 입장에 가까운 보고서를 내놨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투명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금융감독기구의 자율성이 떨어지고 정치적 영향력 확대라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금융감독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경우 독립성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국제 기준과의 불일치' 우려를 제기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등 국제기구들은 금융감독기구의 예산·인사 독립성을 핵심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이 정치와 정권의 이해관계에 흔들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지정 시 예산·인사권에 대한 재정경제부의 통제가 강화될 수 있고, 이 경우 정치·정책적 이해관계에 따라 감독 강도나 제재 수위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또 공공기관 경영평가 체계로 인해 기관 운영이 비용 절감이나 정원 관리, 단기 성과 중심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 경우 '금융시스템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금감원 본래 목표가 성과 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 위험이 있다고 봤다.
입법조사처는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국회의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예컨대 영국 금융감독청(FCA)이 매년 연례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고, 연례 공개회의에 출석하도록 의무화한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무산된 금융정책 기능과 금융감독 기능의 분리 논의를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위와 금감원 간 복층 감독체계가 유지될 경우, 금융정책에 감독 기능이 종속되거나 금융소비자 보호 이슈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입법조사처는 "장기적으로는 정부조직 개편 차원에서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기능을 제도적으로 분리·조정하고, 미시건전성과 거시건전성을 축으로 금융감독의 본질적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찬진 금감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또 다른 '옥상옥'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인데, 이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은 전 세계적으로 요구되는 중요한 가치로, 글로벌 스탠다드 측면에서도 공공기관 지정은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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