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은행 대출 사전심사 도입된다…"적정성·적합성 적용 강화"
은행권, 공통 '체크리스트' 막바지 작업…2금융권에도 전파
적합성·적정성원칙 따라 상환능력 인정된 경우만 본심사 진행
- 서상혁 기자, 국종환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국종환 기자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일환으로 내년부터 은행에 대출을 신청하면 본심사에 앞서 사실상 '사전 심사'를 거치게 된다. 은행은 상담과 체크리스트 작성 등을 통해 차주의 상환능력을 일차적으로 평가한 뒤, 적합한 경우에만 대출 본심사를 진행한다. 상환 능력이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심사 자체를 거절하게 된다.
은행권은 현재 대출 사전 심사에 활용될 '업계 공통 체크리스트'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12월 중 체크리스트를 확정해 전 은행권에 공유하고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은행연합회, 은행들은 12월초 회의를 열고 이같은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10월 '가계대출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금융회사의 가계대출 관리체계 내실화를 위해 대출 취급 시 금융소비자보호법상 판매 규제인 적정성과 적합성 원칙을 엄중 적용하도록 했는데, 그 후속조치 차원이다.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적정성·적합성 확인 절차 중 비교적 잘 돼있다고 할 만한 '모범 사례'를 선별해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있다. 예컨대 △주택구입자금·주거목적 임차자금·생활자금·부채상환 등 대출 용도 △총 자산규모 △총 부채 규모 △연소득 대비 고정지출 규모 △근로소득·사업소득·임대소득 등 대출을 상환할 소득의 종류는 무엇인지 묻는 식이다. 피성년후견인 존재 여부도 예상되는 질문 중 하나다.
대출 희망자의 답변을 바탕으로 한 체크리스트 평가 결과, 상환 능력대비 과도한 대출을 희망한다고 판단될 경우 창구 상담 단계에서 대출 취급을 거절할 수 있다. 사실상 대출 본심사에 앞서 사전심사를 거치게 되는 것이다.
적합성·적정성 원칙은 금융소비자보호법상 판매 규제다. 적합성 원칙에 따라 금융회사는 소비자의 재산상황, 금융상품 취득 경험 등에 비추어 부적합한 금융상품을 권유하지 않아야 한다. 또 적정성 원칙에 따라 소비자가 가입하려는 금융상품이 소비자의 재산 등에 비추어 적정하지 않을 경우 금융회사는 그 사실을 소비자에게 고지해야 한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은행들은 창구 상담 시 자체적으로 대출 희망자의 적정성·적합성을 심사하고 있긴 하다. 다만 은행마다 파악하는 방식이 다르고 민원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탓에 심사보단 '상담'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적합성·적정성 적용 강화 방침에 따라 업계 공통 체크리스트가 만들어지는 만큼 앞으로는 이같은 사전심사를 통과해야 대출 본심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은행들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취급 시 적합성·적정성 원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 지난 10일 금융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과의 당정협의에서 총량 관리를 지속하되 전세대출·집단대출 등 실수요자 대출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수요자 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등은 더 조여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업계 공통 사전 심사 체크리스트가 마련된다는 것은 사실상 대출 사전 심사 체계가 갖춰지는 것이라 이해하면 된다"며 "본격적인 심사가 이뤄지기 전에 1차적인 허들이 생기는 만큼, 필터링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개인의 신용도는 조회가 가능하지만, 금융자산 규모의 경우 고객이 써준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면밀한 평가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은행권은 12월 중 체크리스트를 확정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시행 시기는 내년 1월로 예상된다. 또 은행연합회는 내년에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에도 체크리스트를 공유할 계획이다.
hyu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