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해외연예] 스파이크 리, 트럼프 겨냥→'그린 북' 수상 격분…'아카데미 잡음'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 각색상 수상자 스파이크 리 감독이 시상식 후일담의 주인공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수상 소감과 '그린 북'의 작품상 수상 직후에 격한 분노를 표한 것이 동시에 화제가 됐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블랙클랜스맨'으로 각색상을 수상했다.
수상 직후 스파이크 리 감독은 각색상의 시상자였던 사무엘 L. 잭슨을 격하게 끌어안으며 기쁨을 표현했다.
이어 "이 나라를 만든 사람들, 원주민을 죽인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는 인류성을 회복해야 한다"면서 "2020년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두 힘을 모아서 역사의 바른 편에 서야 한다. 사랑과 증오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옳은 일을 하자"고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수상 소감으로 선보였다.
하지만 그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작품상으로 '그린 북'이 호명된 후 스파이크 리 감독이 팔을 뻗으면서 격하게 분노를 표하는 모습이 여러 사람에게 목격됐다. 그는 수상 소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극장을 나가려다가 제지를 받고 자리로 돌아오기도 했다. '블랙클랜스맨'의 제작자이자 지난해 영화 '겟 아웃'으로 각본상을 받은 조던 필 감독도 굳은 표정으로 '그린 북'의 수상을 지켜봤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이후 인터뷰에서 "허탈하다. 매번 누군가가 태워다 주면 나는 지고 만다"고 말했다. 자신의 작품 '똑바로 살아라'가 199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에 밀려 각본상을 받지 못했던 것과 이번 수상 결과를 비교한 것이다. 또한 "내가 농구 경기장 코트 사이트에 앉았는데 심판이 매우 좋지 않은 판정을 내리는 것을 보고 있는 기분이었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가 이처럼 격한 반응을 보인 것은 '그린 북'과 관련한 논란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린 북'은 흑인 예술가와 백인 노동자의 우정을 그린 영화지만, 동시에 일부에서는 '백인 구원자 내러티브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 뿐 아니라 이 영화는 영화의 백인 주인공인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 분)의 아들 닉 발레롱가가 각본을 맡았는데, 또 다른 주인공인 흑인 재즈 피아니스트인 돈 셜리 박사의 가족에게는 영화화에 대한 허락을 받지 않고 만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날조' 논란에 휩싸였다. 돈 셜리 박사의 가족은 실제 '그린 북'에 대해 "거짓말의 향연"이라고 비판했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오랫동안 흑인 인권과 관련한 영화들을 만들어왔다. '똑바로 살아라' 등 그의 작품은 매번 좋은 평에도 불구하고 아카데미 수상에서 미끄러졌고, 이는 보수적인 아카데미 시상식의 인종 차별적 선택으로 여겨졌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스파이크 리 감독의 분노가 설명된다.
한편 스파이크 리 감독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에 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소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소감을 적은 쪽지를 읽으려면 조금 더 착한 사람이 돼야할 것이다. 대통령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하려고 했다면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에게 누가 더 좋은 일들을 했는지 따져보라. 그 어떤 전 대통령들보다 많이"라고 스파이크 리 감독에게 대응했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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