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칼럼]BTS '제왕의 귀환'과 무대뒤 배려
- 황미현 기자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지난 주말, 서울의 심장 광화문 광장은 거대한 보랏빛 바다로 변했다. 군백기를 마치고 7인 완전체로 돌아온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무대는 단순한 가요계의 복귀 신고식이 아니었다.
수만 명의 아미(ARMY)가 질서정연하게 광장을 메웠고, 외신들은 앞다투어 'K-팝 제왕의 귀환'을 타전했다. 정부가 국가의 상징적 공간인 광화문을 무대로 내어주고 대규모 행정력을 투입한 것은, 방탄소년단이 이제 단순한 가수를 넘어 '국가 브랜드' 그 자체임을 공식화한 상징적 사건이었다.
방탄소년단 2.0 시대가 가져올 경제적 파격 효과는 상당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관련 연구기관들은 이번 활동으로 인한 생산 유발 효과가 수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과 K-콘텐츠 수출 증대 등 무형의 국격 상승 효과까지 고려하면, 이들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은 일종의 '고효율 국가적 투자'로 읽힌다.
하지만 화려한 보랏빛 물결이 광장을 채우는 동안, 그 이면의 골목에선 또 다른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전면적인 도로 통제와 인파 밀집으로 인해 인근 예식장에서 일생에 한 번뿐인 특별한 날을 맞이한 시민들은 축복 대신 '물리적 장벽'과 마주해야 했다. 특히 안전을 명목으로 행해진 강도 높은 몸수색과 삼엄한 경비는 축제를 즐기러 온 이들뿐만 아니라 광장을 지나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상당한 위화감과 반감을 샀다.
현장의 경직된 분위기는 취재진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현장을 기록하고 전달해야 할 언론인들에게조차 프레스석 내 '노트북 반입 금지'라는 이해하기 어려운 지침이 내려졌고, 촬영 구역 역시 극도로 제한됐다. 더욱이 프레스룸에서 프레스존까지 이동하는 동안 5번 이상의 검문검색을 거쳐야만 했던 점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테러나 안전 사고를 예방할 목적이라지만, 기본 취재 도구조차 통제하는 상황 속에서 현장 기자들 사이에서도 "이럴 일이냐"는 탄식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특정 아티스트의 행사에 이토록 막대한 공공 자원과 통제력이 쏟아붓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회의론은 여기서 싹튼다. 국격이라는 타이틀 앞에 개인의 일상과 자유가 과도하게 통제된다면 '국가 자산'을 향한 대중의 애정은 싸늘한 냉소로 변질될 수 있다.
인근 상권과의 상생 방안이나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정교한 매뉴얼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특혜' 논란 없는 국가적 추앙이 가능해진다. 광화문의 보랏빛 물결은 충분히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그 물결이 누군가에게는 감당 불가한 장벽으로 다가오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피는 시스템의 보완이 절실하다.
hmh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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