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위 용훈 "멤버 모두 작곡 능력 뛰어나…'선의의 경쟁' 하죠" [아이 메이드]②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아이 메이드]의 여덟 번째 주자는 보이밴드 원위(ONEWE)의 용훈(27·본명 진용훈)이다. 용훈은 원위의 리더이자 메인보컬인 동시에 '작곡돌'로도 활약하고 있다.

용훈이 처음부터 작곡에 관심이 컸던 것은 아니다. 원래 보컬 전공이었던 그는 아이돌 연습생을 하면서 노래 외에 또 하나의 무기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게 작곡이었다. 아무것도 몰랐던 시절, 코드를 만들어본 게 그 시작이었다. 이후 원위 멤버들을 만나 밴드를 결성하고 지금 소속사인 RBW에 입사하게 되면서 작곡을 더욱 활발하게 하게 됐고, 실력이 몰라보게 늘었다. 특히 김도훈 대표가 많은 노하우를 알려줬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작곡 초반 용훈이 만든 곡은 '다 추억', '기억 속 한 권의 책' 등 서정적인 분위기의 노래가 많다. 그는 "당시 그런 음악을 많이 들었다. 가사를 쓸 때도 감정에 충실했다"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더 다양한 음악과 콘텐츠를 접하면서 스펙트럼이 확장됐다고. 용훈은 "이젠 스타일이 달라졌다. 판타지 같은 가사도 쓰고 장르도 더 다양하게 시도해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발표한 신곡 '별'이 그 결과다. 원위의 행성 시리즈를 이어가는 곡인 '별'은 하늘이 정해준 너와 나의 운명적인 만남을 별에 비유한 곡이다. 감성적인 노랫말은 곡이 가진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용훈은 팬들을 생각하며 작사를 했다며 판타지 같은 느낌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그는 이 곡을 자신이 만든 최고의 곡으로 꼽았다.

원위는 용훈 외에 다른 멤버들 역시 작사, 작곡에 적극적이다. 앨범에 곡을 수록할 때는 종종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고. 그 과정이 치열하지만 질투심은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용훈은 오히려 멤버들에게 부러운 점도 있고, 함께 작업하며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며 밝게 웃었다.

용훈은 앞으로 대중이 원위의 음악을 좋아하고 찾아 듣도록 만들고 싶다며, 언제 들어도 편안한 곡들을 쓰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떠오르는 '작곡돌' 용훈을 최근 뉴스1이 만났다.

<【아이 메이드】용훈 편 ①에 이어>

-원위 멤버들과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

▶연습생 생활을 하다가 아이돌은 내 길이 아니란 걸 깨닫고 그만둔 뒤 회사를 나왔다. 그러다 가요제를 나가게 됐는데, 당시 반주하는 친구들이 원위 멤버들이었다. 그때 친하게 돼 서로 연락을 주고받다가 마음이 잘 맞아서 같이 음악을 해보자고 해 내가 합류하게 됐다. 2015년의 일이다.

-처음에는 멤버들끼리 마스(MAS)라는 팀을 결성해 활동하지 않았나. RBW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는지.

▶팀을 결성했을 땐 회사가 없어서 다니던 실용음악학원 대표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우리끼리 음악 하는 게 예쁘다고 지원을 해주시더라. 이후 매주 버스킹 공연을 하다가 이런 모습이 눈에 띄어서 지금 회사와 연이 닿게 됐다. 김도훈 대표님이 '별보다 빛나는'이라는 곡을 듣고 우리에게 작곡 재능을 발견하셨다고 하시더라. 하지만 버스킹 하던 소년들이 프로가 돼야 하니까 RBW에 간 뒤에는 연습생으로 돌아가 트레이닝을 받았다.

-곡 작업을 본격적으로 한 건 RBW에 들어가서부터인가.

▶이전에도 곡을 쓰긴 했지만 연습생 때 훨씬 많은 양의 곡을 쓰게 됐다. 당시 매주 평가를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어느 날 '다 추억'이라는 곡을 만들어갔다. 그 노래를 들은 김도훈 대표님이 '곡이 좋으니 원위는 이걸로 데뷔해보자'라고 하시더라. 그 말을 듣고 자신감이 붙어서 매 평가마다 자작곡을 들고 갔다. 완성이 되지 않으면 일부라도 들려드렸다. 그러면서 실력이 많이 늘었다. '공과 사', '이프'도 그때 만들어진 곡이다. 나뿐만 아니라 멤버들도 연습생 평가 덕분에 능력치가 높아졌다.

-원위는 멤버 다수가 곡을 만들지 않나. 각자의 곡이 어떤 과정을 통해 앨범에 수록되는지도 궁금하다.

▶앨범을 낼 때 항상 대표님 이하 직원 분들이 합주실로 오셔서 멤버들이 쓴 곡을 듣는다. 대표님은 노래를 들어도 '이걸로 하자'라 하시지 않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들 다 들어보신다. 그 과정을 통해 타이틀곡과 수록곡이 정해진다. 살아남는 곡이 많진 않다. 평가 때 멤버들이 20곡을 가져가면 통과하는 건 3~4곡 정도다.

-수록 과정에서 자신이 만든 곡을 더 넣고 싶을 것 같기도 한데, 잘하는 멤버들을 보면 질투심이 들기도 하는지.

▶곡을 수록하는 과정에서 멤버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지만 질투심은 전혀 없다. 멤버들 능력이 좋아서 오히려 많이 배운다. 특히 강현이가 만들었던 '비를 몰고 오는 소년'은 듣자마자 너무 좋아서 꼭 평가를 받아보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솔직히 그 곡은 내 곡보다 타이틀감 같더라. 물론 매번 앨범을 낼 때 '내 곡이 하나라도 들어갔으면'이라는 생각은 한다. 그건 중요하다.(웃음)

-멤버들이 가진 능력 중 부러운 게 있나.

▶강현이의 기타 실력을 가져오고 싶다. '기타 실력이 작곡과 무슨 상관이야' 하실 수도 있지만, 확실히 기타 치는 사람들이 리프를 잘 만드는 게 있다. 또 키아의 작사 실력. 나는 작사를 할 때 시간이 정말 많이 걸린다. 생각을 많이 하고 스토리를 짜서 노트를 보면 오그라드는 것도 있고 가관이다.(웃음) 그런데 키아는 작사를 해달라고 하면 10~20분 만에 쓸 때가 많다. 처음엔 성의 없는 거 아닌가 했는데 막상 가사를 보면 너무 좋은 거다. 게다가 가사에 키아만의 감성이 있다. 그런 부분이 부럽기도 하다.

-멤버들과 협업도 하지 않나. 어떤 과정을 통해 곡을 만들어가는지.

▶각자 곡 작업을 해서 합친다. '별'을 예로 들면, 멜로디나 가사가 얼추 됐을 때 키아 파트가 있으면 거긴 비워두고 맡겨서 마무리를 하게 했다. 작곡 장비를 다루기 전에는 멤버들이 다 같이 모여서 작업을 하기도 했다. '필링 굿'(Feeling Good)은 학원에 다닐 때 합주실에서 협업해 나온 곡이다.

-의견 차이가 있을 땐 어떻게 극복하나.

▶이건 누구를 필두로 작업하는지에 따라 다르다. 내가 중심이 돼 만들었을 때 멤버들 파트가 아쉬우면 바꿔달라고 요청한다. 반대로 다른 멤버가 필두로 작업한 곡에서 내 파트를 바꿔달라는 부탁을 받으면 나도 흔쾌히 한다. 메인 작업자에게 맞춰주는 편이다.

-그간 본인이 만든 곡 중 '온리 원'을 꼽자면.

▶이번에 발표한 '별'이다. 판타지 같지만 팬들을 생각하고 쓴 가사가 담겼다. 팬들이 이를 인지했을 때 감동하지 않았을까 한다.

-용훈이 만든 음악의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

▶직원분들한테 들은 얘기인데, 시간이 지나도 계속 듣고 싶다고 하시더라.(미소) 일상 속에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담은 노래가 많아 공감대를 주는 게 차별점이 아닌가 한다.

-앞으로 어떤 노래를 들려주고 싶은지.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또 '원위' 하면 '노래는 기가 막히다'라는 평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곡을 쓰고 싶다. 리스너들은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이 나오면 무조건 들어보지 않나.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존재가 됐으면 한다.

breeze5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