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고힙합'의 계절?…타이거JK·조PD 등 컴백

가을 가요계는 '힙합 종합 선물 세트'

(서울=뉴스1) 맹하경 인턴기자 = 힙합 1세대 조PD와 타이거JK부터 힙합 아이돌 지드래곤, 감성 래퍼 키비, '쇼미더머니2'에서 화제를 모은 소울다이브와 매드클라운까지 하반기 가요계는 뜨거운 힙합의 열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먼저 긴 공백을 깨고 돌아온 힙합 대부들이 눈에 띈다.

13일 새 앨범 '살자'로 컴백한 드렁큰타이거의 타이거JK. (인사이트제이 제공). © News1

13일 정오 타이거JK가 드렁큰타이거 이름으로 새 앨범 '살자(The Cure)'를 발표했다. 2009년 6월 내놓은 8집 이후 꼬박 4년 3개월 만이다. 전 소속사에서 독립한 타이거JK가 윤미래, 비지와 함께 설립한 힙합 레이블 '필굿뮤직'이 발표하는 첫 앨범이기도 하다.

카리스마 있는 래핑과 폭발적 무대 매너로 두꺼운 팬 층을 보유한 타이거JK의 새 앨범은 조금 부드러워졌다. 소속사 필굿뮤직 관계자는 "갈수록 화려하고 현란해지는 힙합 뮤직의 트렌드 대신 어쿠스틱한 기타 선율과 젬베를 활용해 따뜻하고 깊이 있는 음악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타이틀곡인 '살자'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소리바다와 올레뮤직, 엠넷 등 주요 실시간 차트에서 1위를 휩쓸며 긴 공백을 뚫고 나온 드렁큰 타이거의 여전한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드렁큰타이거와 함께 힙합 대중화에 앞장섰던 또 다른 대부 조PD도 오는 16일 2년만의 공백을 깨고 앨범 'In Stardom V3.0'을 발표한다.

오는 16일 새 앨범 'In Stardom V3.0' 발매를 앞둔 조PD. © News1

제작자에서 가수로 돌아온 조PD의 새 앨범에는 진보, 시모, 디즈, 제피, 스리킹스(3KINGS) 등 젊은 감각의 프로듀서들과 딥플로우, 슈퍼키드의 징고 같은 화려한 뮤지션이 참여했다. 힙합은 물론 알앤비 기반의 록 사운드와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고 있다.

조PD는 지난 6일 뉴스1과 가진 앨범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나만의 스타일로 힙합신 분위기를 쇄신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또 "내용적으로 더 시니컬해졌다"며 특유의 냉소가 묻어나오는 새 앨범을 소개하기도 했다. 조PD는 발매에 앞서 수록곡들의 하이라이트를 담은 메이킹 영상을 발표해 힙합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감성래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키비도 2011년 9월 입대 후 가진 오랜 공백 기간을 깨고 지난 4일 신곡으로 돌아왔다.

키비는 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와 함께 만든 타이틀곡 '그녀의 사무실'과 '한숨 거둬'를 팬들에게 선보였다. '한숨 거둬'는 지난 8월 중순 키비가 인터넷에 무료 공개해 화제가 된 '고래 안의 방'과 이어지는 곡이기도 하다.

지난 7일 열린 대형 힙합 페스티벌 '2013 원 힙합 페스티벌'에서 읊조리는 듯한 차분한 래핑이 돋보이는 '고래 안의 방'을 열창한 키비는 "군생활 등으로 너무 오래 쉬었는데 앞으로 많은 기대해달라"며 포부를 전했다.

브라운관에서도 힙합 가수들의 물결은 거셌다.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좌)과 힙합 그룹 다이나믹 듀오. © News1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은 이달 2일을 시작으로 4년만에 발표하는 정규 솔로앨범 수록곡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했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답게 발표되는 곡들은 주요차트 상위권을 석권했다. 세계적인 해외 뮤지션도 대거 참여한 이번 앨범은 '빌보드 200' 차트에도 진입하는 등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 12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한 지드래곤은 컴백과 동시에 타이틀 곡 '블랙'으로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그룹 다이나믹 듀오도 지난 7월 발표한 정규 7집으로 각종 음악방송을 휩쓸었다. 타이틀곡 '뱀(BAAAM)'은 '엠카운트다운'은 물론이고 지상파 방송인 KBS 2TV '뮤직뱅크', MBC '쇼! 음악중심'에서 정상에 올랐다. 지난 13일 '쇼! 음악중심'에서 데뷔 14년 만에 1위를 수상한 멤버 개코는 "언제 또 이런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이 순간을 오래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감동적인 소감을 밝혔다.

얼마 전 뜨거운 관심 속에서 종영한 케이블채널 Mnet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2'의 뮤지션들은 안방에서 얻은 관심을 음원 차트로 이어갔다.

지난 12일 소울다이브 공식 트위터 사진. © News1

'쇼미더머니2'에서 우승을 차지한 힙합 그룹 소울다이브는 지난달 30일 신곡 '젊은 이밤'으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13일 오후 7시에는 그룹 결성 이후 최초 단독콘서트도 열어 유명 힙합 그룹 반열에 오른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힙합계 손석희'란 별명을 얻은 매드클라운은 인기아이돌 시스타 멤버 소유와 뭉쳤다. 소유와 메드클라운이 함께 부른 '착해빠졌어'는 지난 10일 정오에 발표되자마자 9개 주요 음원차트를 장악했다. 13일 오후 5시 기준 벅스 일간탑100차트 1위, 엠넷 종합차트와 멜론 실시간 차트 2위 등을 기록하며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최근 힙합계를 뜨겁게 달군 디스(Disrespect, 깎아내리다)대란이나 '쇼미더머니2'로 인해 상승한 대중들의 관심이 힙합 가수들의 대거 컴백에 미친 영향도 있을까.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그렇지 않다"고 일축한다. 그는 "힙합의 인기가 조금 높아진 면은 있더라도 아직 힙합이란 장르는 마이너에 속한다고 본다"고 운을 뗐다.

서 평론가는 "힙합 가수들의 곡들은 일주일에 몇 개씩도 나오지만 덜 유명해서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라며 "앨범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약 3개월 이상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에 특별히 힙합 인기 상승과 같은 배경이 작용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주목받았던 디스전은 이미 끝나버렸고 '쇼미더머니2'도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고 본다"며 "'2013 원 힙합 페스티벌' 등 힙합 콘서트 역시 기존 힙합 인기를 넘어서는 돌풍이 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2013 원 힙합 페스티벌'은 지난 7일 개최된 국내 최초 초대형 힙합 페스티벌로 관람객 약 9000여명을 모았다.

인기 힙합 가수들의 컴백 소식과 음원 차트에서의 좋은 성적에 대해서는 "몇몇 힙합 가수들의 성공이 장르에 대한 열광으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활발한 활동이 힙합계에 긍정적인 면을 끼칠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서로 다른 스타일을 가진 힙합 가수들의 잇따른 컴백으로 올 가을 가요계에 풍성한 힙합 잔치가 열리게 될지 주목된다.

hkmae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