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킴 '봄봄봄' 표절 논란 반복, 왜?

장르적 특성·제작사 홍보·애매한 표절 기준

슈퍼스타K 4 출신 가수 로이킴. /뉴스1 © News1

데뷔 1년도 안 된 가수 로이킴(20·김상우)이 지난 4월22일 발표한 '봄봄봄' 한 곡으로 약 세 달 동안 표절 시비에 휘말리고 있다. 반복되는 '봄봄봄'의 표절 의혹은 이 곡의 장르적 특성, 제작사의 홍보 방식, 애매한 표절 기준 등에서 비롯되고 있다.

로이킴의 '봄봄봄'은 지난 5월 고(故)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노르웨이 출신 3인조 그룹 '아하(A-Ha)'의 '테이크 온 미(Take on me)'로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의 경우 분위기, 코드 진행 등이, '테이크 온 미'는 '테이크 온 미(Take on me)'의 후렴구와 유사하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로이킴 측과 음악평론가들이 표절 의혹을 부정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된 듯했다. 그러나 로이킴이 지난 13일 서울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가진 첫 전국투어 '러브 러브 러브'에서 밴드 '버스커버스커'의 장범준을 언급하며 자작곡 '축가'를 부르면서 '봄봄봄'은 다시 표절 논란에 빠졌다.

이번 비교 대상은 인디밴드 어쿠스틱레인의 '러브 이즈 캐논(Love is canon)'이었다. '러브 이즈 캐논' 원곡과 '봄봄봄'의 멜로디가 비슷하다는 주장에 더해 '러브 이즈 캐논'의 우크렐레 버전은 반주 기법까지 유사해 표절 의혹은 온라인상에서 증폭됐다.

그러나 '러브 이즈 캐논'의 원곡이 지난해 3월8일 한국저작권협회에 저작권 등록된 반면 해당 곡의 우크렐레 버전은 '봄봄봄'보다 늦은 지난 5월15일 저작권 등록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의혹은 옅어지기 시작했다. 로이킴은 16일 음반 제작 및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는 CJ E&M 음악사업 부문을 통해 '러브 이즈 캐논'을 들어본 적 없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검토한 결과 표절이 아니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컨트리풍 장르적 특성의 한계

로이킴의 '봄봄봄'은 컨템포러리 컨트리 장르를 표방한 어쿠스틱 기타 중심의 곡이다. 지난 표절 의혹 당시 '봄봄봄'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코드 진행이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각기 다른 두 곡의 도입부 8마디의 키를 C키로 조옮김하면 '봄봄봄'은 'C-G-Am-E7-F-G-C-G',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C-G-Am-Am-F-G-C-C'로 유사하다.

이와 관련해 당시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는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전형적인 코드 진행으로 만들어진 노래다. '봄봄봄'의 코드 진행에 유사성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표절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대중음악은 경우의 수 안에서 존재한다. 그 안에서 (나름의) 해석을 넣어 곡을 창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표절 논란의 중심이 된 어쿠스틱레인의 '러브 이즈 캐논' 도입부의 경우 코드를 C키로 조옮김하면 'C-G-Am-Em-F-C-Dm-G7'이다. '러브 이즈 캐논'은 바로크 시대에 나온 캐논 변주곡의 코드를 기반으로 귀에 익숙한 진행을 따르고 있다.

대중음악평론가 노준영은 "어쿠스틱하고 컨트리풍의 장르는 구성이 비슷해 많은 음악적 시도가 들어가기 어렵다"며 "창의성이 발휘되기 어려운 장르로 장르적 특성상 (이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바라봤다.

◇'싱어송라이터'를 강조한 제작사의 홍보

로이킴은 '봄봄봄'을 발표한 데 이어 정규 1집 '러브 러브 러브'를 지난 6월 말 발표했다. CJ E&M 음악사업 부문이 이 때 전달한 음반 소개 보도자료에서는 로이킴이 "신예 싱어송라이터"라고 언급됐다. 이 보도자료에는 "이번 정규 앨범은 모두 로이킴의 자작곡으로 채워져 뮤지션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적혀 있다.

수록된 9곡에는 로이킴이 작곡가로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2곡은 공동 작곡이었다. 특히 인트로 곡을 뺀 8곡은 모두 밴드 '원모어찬스'의 정지찬이 편곡을 맡았다. '봄봄봄'의 경우 배영경이 공동 작곡가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편곡은 정지찬과 김성윤이 함께했다.

노준영은 "로이킴은 싱어송라이터임을 강조하고 데뷔했다. 앨범도 자작곡으로 채웠다고 홍보하다보니 사람들이 정말 그가 뛰어난 싱어송라이터가 맞는지 확인해보고 싶은 것"이라고 반복되는 표절 논란을 분석했다.

◇애매한 표절 기준

1996년 6월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연윤리위원회의 음반 사전 심의는 폐지됐다. 이후 1999년까지는 공연윤리위원회 내 표절심사위원회에서 표절 심사를 했지만 그해 공연법을 개정하면서 표절 곡을 판단하는 공식 기구는 딱히 없는 상태다. 또 표절은 원작자가 고소해야만 죄로 성립하는 친고죄다.

2007년 문화관광부(현 문화체육관광부)는 '영화 및 음악분야 표절방지 가이드라인'을 통해 표절 기준을 마련했지만 현재와 같은 논란이 명확한 결론 없이 끝나는 것에 비춰봤을 때 충분하지는 않아 보인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음악의 표절 여부는 노래의 가락, 리듬, 화음 등 세 가지 요소를 기본으로 곡의 전체적 분위기, 두 곡에 대한 일반 청중들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가려진다. 표절 여부를 따질 때 음표의 나열로 만들어지는 가락이 가장 중요하지만 화음의 경우 연속적인 전개방식에서 독창성이 있을 경우 저작권법상 보호되는 표현에 해당한다고 본다.

다만 화음은 표현의 범위가 상당히 좁고 우연히 동일한 화음 진행이 발견될 가능성이 크다. 화음 진행이 같은 것으로 유사성을 판단하는 데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 유사한 부분이 곡의 일부일 경우 해당 부분이 곡에서 절정(클라이맥스) 부분에 해당하는지 등 질적인 판단도 요구된다.

미국에서는 일반 청중을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국내 법원은 기준을 일반 청중에게 둘지, 음악 전문가들에게 둘지를 명시적으로 판단 내린 바가 없다. 이렇듯 공식 기구의 부재와 모호한 기준은 한 번 불거진 표절 의혹이 되풀이되는 데 일조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중 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은 음악가들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디 펑크밴드 와이낫은 2010년 밴드 씨엔블루의 '외톨이야'가 자신들의 곡 '파랑새'를 표절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듬해 패소했다. 당시 와이낫은 판결 절차와 표절에 대한 명확한 기준의 부재를 지적하며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gir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