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이어 정우·장동윤, 배우들이 감독된 이유 [N초점]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배우 겸 감독들의 활약이 도드라진다. 배우로서도 자신만의 존재감이 확고했던 이들은 활동 영역을 확장하며 새로운 재능을 드러냈다.
배우 정우는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짱구'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짱구'는 매번 꺾이고 좌절해도 배우가 되겠다는 바람 하나로 버티고 일어서는 오디션 천재 짱구(정우 분)의 유쾌하고 뜨거운 도전 드라마를 그린 영화. 영화 '바람'(2009)의 스핀오프 작품으로 배우 정우가 각본과 연출, 주연을 모두 담당했으며, 단편 영화 '그 겨울, 나는'(2022)으로 주목받은 오성호 감독이 공동 연출자로 함께 했다.
'바람'은 당시 무명 배우였던 정우의 이름을 영화계에서 각인시켜 준 작품이다. 정우는 자신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직접 쓴 각본가였고, 주연 배우로서도 탁월한 연기력으로 실감 나게 인물을 표현해 주목받았다. '바람' 이후 무려 17년이 지난 후 '바람'의 주인공이었던 짱구를 주인공으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든 것이 '짱구'다.
'비공식 천만 영화'라 불릴 만큼 큰 인기를 끌었던 '바람'은 팬들로부터 후속 작품에 대한 기대가 많았던 영화다. 개봉 후 '짱구'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리고 있다. '바람'처럼 부산을 배경으로 실감 나는 사투리와 남자 주인공들의 우정을 다루고 있어 비슷한 재미를 주지만, 스토리의 중심축을 이루는 여주인공 민희(정수정 분)의 캐릭터와 그와의 로맨스가 다소 단순하고 투박하게 그려져 아쉽다는 반응이 있다. 그럼에도 '짱구'는 무명 배우 시절 배우 정우의 삶과 감성을 엿볼 수 있는 점에서 팬들에게는 흥미로운 작품일 수 있다.
배우 장동윤도 영화 '누룩'으로 감독 데뷔했다. 단편 영화 '내 귀가 되어줘'(2023)로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 초청받았던 그는 장편 영화 '누룩'을 선보이며 연출자로서의 초석을 다졌다.
'누룩'은 동네 사람들만 아는 소문난 양조장 집 딸이자 막걸리를 사랑하는 열여덟 소녀 다슬이 어느 날 막걸리의 맛이 변한 걸 느끼고 막걸리의 주재료인 사라진 누룩을 찾아 나서며 벌어지는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15일에 개봉한 이 영화 역시 다양한 평을 받고 있다. 이야기가 다소 난해하게 느껴진다고 표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담백한 연출과 독특한 소재가 재밌다는 반응도 있다.
배우들의 감독 도전은 창작자로서의 영역 확장의 의미가 크다. 연출에 대한 욕구보다는 배우로서의 표현의 욕구가 창작의 영역으로까지 뻗어나가게 된 것에 가깝다.
정우는 "처음에는 내 영역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과 부담에 고사를 했다. 그러다가 내가 알고 있는 범위가 캐릭터들의 성격이라든지 신의 분위기라든지 그런 게 내 머릿속에 있는 걸 글로 옮기지 않았나,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도 배우이다 보니 잘 표현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게 바로 연출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연출을 할 마음을 먹게 된 이유를 밝혔다.
장동윤 역시 "연출을 본격적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했다기보다는 본업이 배우니까 배우 일을 하면서 친숙해졌다"며 "과거부터 창작의 욕구가 조금씩 있어서 그걸 통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고, 장편은 단편이 조금 어느 정도 반응을 보고 성과가 있었기 때문에 용기 내서 할 수 있었다"고 연출 도전 계기를 전했다.
배우 겸 연출자로서 가장 앞장서 길을 가고 있는 이는 하정우다. '롤러코스터'(2013)로 데뷔한 그는 '허삼관'(2015) '로비'(2025) '윗집 사람들'(2025) 등의 영화를 연달아 선보였고, 자신만의 색깔있는 연출로 어느 정도의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그런 그도 감독으로서 '흥행'의 영역은 아직 정복하지 못한 상태이며, 그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선후배 동료 '배우 겸 감독'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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