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2위 '왕사남'·100만 넘은 '살목지'…흥행 승자 된 쇼박스 [N초점]
- 고승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급사 쇼박스(086980)가 2026년 한국 극장가 흥행 승자로 떠올랐다. 올해 선보인 세 편이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은 물론, 역대 박스오피스 기록까지 갈아치우는 쾌거를 거뒀다.
올해 2월 개봉한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는 지난 11일 누적 관객 수 1628만 3970명을 기록했다. 개봉 67일 만이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2019년 개봉한 '극한직업'(1626만 명)을 넘어, 역대 한국 박스오피스 2위에 올라섰다. 역대 1위는 2014년 개봉한 '명량'(1761만 명)이다. 이는 쇼박스 사상 최고 흥행작이기도 하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왕위에서 쫓겨난 어린 선왕 단종(박지훈 분)과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 엄흥도(유해진 분)의 이야기를 담은 사극이다. 개봉 초반인 5일째 100만을 돌파하고 12일째 200만을 넘어선 '왕과 사는 남자'는 이후 폭발적인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기록적인 성과를 냈다. 14일째 300만, 15일째 400만, 18일째 500만, 20일째 600만을 넘어서는 등 하루에만 100만 관객을 모았고 개봉 31일째 천만 영화에 등극했다.
특히 단종의 삶을 정면에서 다룬 '왕과 사는 남자'는 이전 작품들과 다른 접근 방식에 배우들의 호연을 더해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 결과 2030 세대의 N차 관람은 물론, 평소 극장을 자주 찾지 않던 중장년층 관객까지 극장으로 끌어내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장기 흥행의 토대를 다졌다.
지난 8일 개봉한 공포 영화 '살목지'(감독 이상민)은 이 흥행 배턴을 이어받았다. '살목지'는 로드뷰에 포착된 정체불명의 형체를 담기 위해 저수지로 향한 촬영팀이 물속의 무언가와 맞닥뜨리는 공포물로, 김혜윤, 이종원이 주연을 맡았다.
극장가 비수기로 손꼽히는 4월에 출격한 '살목지'는 지난 14일 누적 관객 수 80만 명을 기록,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 개봉 7일 만의 성과이자 2026년 전체 개봉작을 통틀어 최단기간 기록이다. 이어 개봉 10일째인 17일, 누적 100만을 돌파했다. 이 같은 흥행 속도는 2019년 개봉한 '변신' 이후 호러 장르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으로, 경쟁작인 외화 '프로젝트 헤일메리'보다도 하루 앞선 수치로 눈길을 끈다.
공포 마니아를 사로잡은 '살목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며 관객을 끌어모았다. 여기에 영화의 실제 배경인 충남 예산에 위치한 저수지 살목지에 방문객이 증가하는 현상으로 이어지며 다시금 화제를 모았다. 이에 힘입어 '살목지'는 2018년 '곤지암' 이후 새로운 봄 대표 호러 흥행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로써 쇼박스는 '3연타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31일 개봉한 구교환, 문가영 주연의 멜로 영화 '만약에 우리'(감독 김도영)가 누적 260만 관객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왕사남'이 1600만을 돌파하며 압도적인 흥행 기록을 썼고, '살목지' 역시 1주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게 됐다.
세 영화 모두 장르적 특징을 확고히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쇼박스 관계자는 "한동안 잘 나오지 않았던 장르를 다룬 것이 흥행에 영향을 줬다고 본다"라며 "'만약에 우리'에서 다룬 정통 멜로에 이어 '왕과 사는 남자'의 사극, '살목지'의 공포까지 장르적으로 다 다른 매력을 갖고 있는데 이런 요소들이 다행히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쇼박스의 다음 타자 역시 강력한 장르물로 준비됐다. 오는 5월 21일 개봉 예정인 연상호 감독의 '군체'가 주인공이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영화다. '부산행'을 선보인 연상호 표 좀비물의 귀환은 물론,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고수 등 화려한 배우 라인업이 완성돼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여기에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 초청을 받은 만큼, '군체'가 이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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