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노래만 남겼나 눈물도 남겼다 [시네마 프리뷰]
4월 1일 개봉 영화 '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리뷰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본 청춘 로맨스 영화 '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가 이목을 끄는 것은 감독 때문이다. 미키 타카히로 감독은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2017)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2022, 이하 '오세이사') 등을 연출한 일본 청춘 로맨스의 대표 주자로 감각적인 영상미와 일상을 따뜻하게 포착하는 연출 스타일로 유명하다.
영화는 시를 쓰는 게 취미인 평범한 고등학생 소년 하루토(미치에다 슌스케 분)가 당돌한 동급생 소녀 아야네(누쿠미 메루 분)에게 노랫말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으면서 시작한다. 시 쓰기를 좋아하지만 그다지 재능을 인정받지 못하는 하루토는 혼자 시를 끄적이면서도 감히 시인을 꿈꾸지는 못한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공무원이 되기로 진로를 결정한 상태다.
아야네가 하루토에게 노랫말을 써달라고 한 이유는 난독증 때문이다. 아야네는 간단한 기호를 제외하고는 글자를 읽거나 복잡한 글을 이해할 수 없다. 하루토는 그런 아야네를 위해서 가사를 쓰고, 악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함께 버스킹을 하고, 비어있는 문예부 동아리 실에서 둘만의 추억을 만들던 두 사람에게는 몽글몽글한 설렘의 감정이 피어오른다.
하지만 이별의 시간이 다가온다. 아야네가 음반 회사의 제안으로 도쿄에서 가수로 데뷔할 기회를 얻게 된 것. 아야네는 마음을 고백하며 하루토에게 함께 도쿄로 가달라고 하지만, 특별한 아야네에 옆에 평범하고 재능도 없는 자신이 있는 것이 맞지 않다고 생각한 하루토는 이를 거절한다. 도쿄로 가는 기차 앞에서 눈물의 이별을 한 두 사람은 2년 후, 각자의 삶을 살아가던 중 재회의 기회를 맞이한다. 아야네가 고향으로 공연하러 오게 된 것. 하루토는 친구가 건네준 티켓을 받고 고민한다.
'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는 일본 청춘 로맨스의 대표주자들의 협업 결정체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눈길을 끄는 이름이 크레딧을 다수 장식한다. '오세이사' 미키 타카히로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등의 각본을 쓴 요시다 토모코 작가가 각본을 담당했다. 더불어 원작마저도 '오세이사'의 원작 작가 이치조 미사키의 동명 소설이다.
다소 허술하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설정이 없지 않지만, '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는 일본 청춘 로맨스 영화에 기대할 법한 모든 것이 들어가 있다. 남녀 주인공의 청량한 비주얼과 따뜻하고 투명한 영상미, 비극적인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사랑으로 이를 극복해 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소박하고 평범하지만, 공감을 주며 보는 이들의 마음에 스며든다. 두 배우의 합은 좋다. 특히 다양한 감정선으로 천재 뮤지션 아야네의 변화를 보여주는 신예 누쿠미 메루의 연기가 돋보인다.
영화의 백미는 음악이다. 그룹 도쿄지헨의 베이시스트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음악 프로듀서 카메다 세이지가 음악 프로듀서로 참여한 이번 영화에는 기타 연주를 기본으로 한 어쿠스틱 음악이 다수 등장해 듣는 재미를 더한다. 원작 소설은 "펑펑 울고 말았다"는 독자 리뷰가 달릴 만큼 특유의 최루성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영화의 경우 감정적으로 절제돼 있으면서도 뭉클한 결말로 먹먹한 여운을 남기는 쪽이다. 상영 시간 117분. 4월 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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