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반느' 이종필 감독 "소설→영화화, 가장 고민한 건 '못생긴 女' 설정"
[N인터뷰]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파반느'를 선보인 이종필 감독이 소설 원작을 영화화하면서 소설 속에서 표현되는 '못생긴 여자'라는 주인공을 설정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이종필 감독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파반느' 관련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소설을 영화화하면서 가장 고민한 부분이 뭐였는지 묻자 "못생긴 여자라는 (소설 속)설정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이종필 감독은 "영화는 시각적 매체여서 이 설정을 구현하려고 고민하면서 얼마나, 어떻게 못생겼는지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특수 분장 없이 가능한 배우를 찾기도 했지만 그런 과정에서 느낀 것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 하는 자괴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의 얼굴을 두고 기준을 세우고 서열을 매기듯이 못생김을 규정하려고 애쓰는 게 내 스스로 불편했다"라고 덧붙였다.
불편함 속에서 소설을 다시 읽으며 찾은 본질은 외적인 못생김이 아닌 '못난 마음'이었다. 이 감독은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얼굴이 아니라 사랑할 자신이 없는 못난 마음 같은 것이다, 스스로를 전적으로 드러내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랑할 자신이 있어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할 자신이 없는 못난 마음을 안고 살아가지 않나 싶었다, 얼굴이 아니라 못난 마음에 집중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철학자 한병철이 쓴 '아름다움의 구원'이라는 책은 이 '못난 마음'을 시각화 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종필 감독은 "그 책에 따르면 오늘날 우리 세계의 아름다움은 SNS에서 '좋아요'를 받을 수 있는 매끈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만을 추구한다, 진정한 의미의 아름다움은 '좋아요'에 반하는 부정적 결핍의 감각을 품고 있고, 소비하듯 한 번 흘려보고 마는 대상이 아니라 멈춰서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 이 생각에 공감하면서 (주인공 미정을)못생긴 여자가 아니라 어두운 여자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영화 속 미정은 단순히 '못생긴 여자'가 아니라 "매끄럽지 않고 음울하지만 눈길이 가고 궁금해지는 사람"으로 표현됐다. 이 감독은 "원작에서 비유한 불꺼진 전구 같은 사람이다, 사랑하기 전의 인간은 불꺼진 전구와 같고, 사랑하면 누구나 빛을 내기 시작한다, 못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사랑을 통해 빛을 얻고 빛의 힘으로 살아간다는 테마를 중심으로 영화 '파반느'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파반느'는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던 세 사람이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며 삶과 사랑을 마주하게 되는 영화다. 박민규 작가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원작으로 했다. 고아성, '삼진그룹 영어토익반'(2020) '탈주'(2024) 등을 연출한 이종필 감독의 신작이다. 배우 고아성, 변요한, 문상민이 주연을 맡았다.
한편 '파반느'는 지난 2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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