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 '휴민트'라는 운명(종합) [N인터뷰]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지난 11일 개봉한 영화 '휴민트'는 배우 신세경이 '타짜-신의 손'(2014) 이후 약 12년 만에 주연을 맡은 상업 영화다. 지난 12년간 스크린에서만 모습을 비추지 않았을 뿐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왔던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꾸준히 좋은 작품을 통해 팬분들을 찾아뵐 수 있었기 때문에 조급함을 느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휴민트'는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선택했어요. 그리고 보내주신 대본이 재밌었어요. 그리고 캐릭터가 아주 매력적이라 생각이 들어 망설일 이유가 없었죠. 캐릭터가 가진 여러 가지 요소가 매력으로 다가왔는데 주인공이 삶의 의지가 대단한 점이 멋지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이 영화에서 다른 캐릭터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데, 그렇게 쌓인 구조도 매력적으로 느껴졌죠."
사실 '휴민트'는 신세경에 앞서 가수 겸 배우 나나가 출연하기로 돼 있던 작품이었다. 하지만 스케줄 상의 문제로 나나가 하차했고, 이후 신세경이 자리를 이어받게 됐다. 이미 다른 배우가 맡기로 했던 캐릭터라는 점에서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았는지 묻자, 신세경은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는 인연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드라마 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캐스팅 기사가 난 대로 촬영이 이뤄지지 않을 때가 많거든요. 캐릭터도 인연이 있다고 생각해요. 자연인 신세경이 캐릭터에 영향을 끼친 부분이 있을 것이고, 캐릭터가 저를 만나 달라지고 풍부해진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운명대로 잘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로 '짝패'(2006) '부당거래'(2010) '베를린'(2013) '베테랑'(2015) '모가디슈'(2021) '밀수'(2023)를 선보인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다. 신세경은 이번 영화에서 북한 식당 종업원이자 생존을 위해 휴민트가 된 채선화를 연기했다.
채선화가 북한 식당 종업원인 만큼, 신세경은 캐릭터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완벽한 평양 사투리 구사를 이뤄내려 북한 사투리 선생님의 억양으로 대사를 녹음해 듣고 또 듣고 따라 했다. 더불어 패티김의 '이별'을 극 중 무대에서 부르며 실제 북한 식당 종업원들이 할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극 중 박건 역의 박정민과 펼쳐 보이는 애절한 멜로 연기다.
"너무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였고, 특별히 이 작품 안에서 멜로적인 요소를 함께 할 배우여서 설레고 반가웠던 기억이 나요. 함께 작업한 뒤에 느낌은…생각보다 훨씬 좋았어요. 비교적 또래 배우거든요, 오빠긴 하지만. 그런데도 배우고 싶고 따라 하고 싶은 지점이 많았죠."
배우로서 박정민에게 배운 것은 '묵묵함'이었다.
"나이를 먹어 안정되기는 했지만, 지금보다 어릴 때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현장이나 감독님의 기분 같은 요소들에 영향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런 걸 찍고 나서 후회한 적이 많았어요. 그런데 박정민 배우는 그런 현장의 분위기, 혼란스러운 상황과 별개로 자기 것을 묵묵히 하는 게 멋졌어요. 저렇게 해야 시간이 지나도 후회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더라고요."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신세경은 그사이 달라진 무대 인사 문화에 적응 중이다. 최근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신세경'을 홍보 창구로 활용해 박해준 박정민과 함께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를 만들며 영화를 홍보하기도 했다. 신세경의 유튜브 영상은 일반 연예인들의 유튜브와 달리 신세경 본인이 편집할 때가 많다.
"사실 직접 편집하는 이유는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함이에요. 왜냐하면 저는 가족들의 목소리나 사연도 많이 담겨서 그들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줘야 하고, 친구들이 일반인이라 지켜줘야 하는 것도 있거든요. 사실 주로 보여드리는 내용이 제가 좋아하는 것들, 베이킹, 강아지와 여행하는 것들이라서, 거창한 게 담겼다기보다는 그냥 제가 좋아하는 걸 보여주고 싶은 거였어요."
MBC '지붕뚫고 하이킥'(2009~2010)이 종영한 지 무려 15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 작품은 여전히 신세경의 대표작 중 하나로 여겨진다. 신세경은 이 작품 이후 슬럼프라고 부를 만한 시간을 겪었지만, 그 덕에 자신을 보살피는 법을 배웠고 그것이 지금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며 그 시간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지붕뚫고 하이킥'을 찍을 때 김병욱 감독님이 제게 시간이 많이 흘러 돌아보면 네가 가장 순수한 모습으로 연기했던 것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실제로 그렇더라고요. 저는 그 시절에 감사해요. 저라는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걸 시청자들에게 소개한 거니까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은인 같은 작품이에요."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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