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 아덴 조 "'케데헌'으로 다시 시작…'퍼펙트 걸' 제작 이유는"
[N인터뷰]②
- 고승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한국계 미국인 배우 아덴 조(40)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의 주인공 루미 목소리 역을 맡아 국내외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4년 드라마 '틴 울프' 시즌 3에서 키라 역을 맡아 이름을 알린 그는 2022년 넷플릭스 드라마 '파트너 트랙'에서 잉그리드 윤 역으로 나선 바 있다.
지난해 6월 공개된 '케데헌'은 케이팝 슈퍼스타인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다. 한국 배우 안효섭, 이병헌이 영어 더빙에 참여했다. 국내 자본이 직접 들어간 작품은 아니지만, 전 세계 시장에 K팝의 위상을 알린 작품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에 '케데헌'은 오는 3월 열리는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 주제가상('골든') 최종 후보에 올랐다. 지난달 열린 제8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았고,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가상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골든' 역시 주제가상을 거머쥐었다.
아덴 조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N인터뷰】 ①에 이어>
-'케데헌' 속 루미와 비슷한 지점이 많다고 했다. 미국에서 배우 생활을 하게 된 것과 연관이 있는지 궁금하다.
▶맞다. 미국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어디에서 왔냐'는 물음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텍사스'라고 답하면, '아니 진짜 어디서 왔냐'고 해서 '부모님이 한국인'이라고 하면 '근데 한국이 어디 있냐'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선생님도 한국이 어디 있는지 몰랐다. 이런 게 참 어려웠다. 그리고 대학 다닐 때쯤에도 중국, 일본만 알고 한국을 모르더라. 어떻게 해야 한국을 잘 알릴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배우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한국계 배우들이 많지 않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여성이 매력 있고 재밌고 털털한데, 섹시하고 야한 캐릭터만 있는 게 너무 싫었다. 그리고 대학 때 주변에 한국 사람들이 있어서 그때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미디어가 힘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배우 활동을 통해 동양인, 한국인을 보는 눈이 변하길 바랐다. 그 이후로 20년이 걸렸다. 물론 내 생각에 나는 실패한 것 같지만, 그래도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실패가 아닌 것 같긴 하다. 첫 주연작 '파트너 트랙'이 실패해서 다른 길을 찾았는데, 그러다 '케데헌'을 만났고 이게 대박 나서 엄청 큰 상도 받게 됐다. 그게 딱 3년 만이었다. '케데헌'이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파트너 트랙' 이후 어떤 다른 길을 생각했나.
▶'파트너 트랙'에서 주연을 맡았는데, 그게 배우 생활 20년 만에 하는 거였다. 이게 내 어떤 모멘트라 생각이 들었는데 빨리 끝나버려서 이제 더 할 자신이 없더라. 그래서 은퇴했었다. 배우를 하며 여태까지 즐거웠지만 이제 다시 못할 것 같은 마음이 있더라. 미국에서 배우로 활동하면서 그래도 의미 있는 작품을 하고 싶은데, 주변에서 '이걸로 만족해야지'라고 하더라. 동양인 여성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이게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으로 1년 반을 쉬고 한국에서 1년간 휴가도 보냈다. 그동안 뭘 해야 할지 리서치하는 시간을 가졌고, 대본도 보면서 그 시기에 '퍼펙트 걸'을 제작하게 됐다. 제가 배우를 못하더라도 '퍼펙트 걸'을 통해 젊은 동양인 여성 배우들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러면서 (제작에) 더 흥미가 생겼고, 내 커리어에서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그러다가 '케데헌' 제작을 알게 됐고, 내가 한국인이고, K팝, 액션, 그리고 애니메이션을 진짜 좋아해서 연기는 은퇴했지만 다른 영역이라 오디션을 봤다. 처음에는 셀린 역으로 지원해서 멀리서라도 이 작품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럼 '퍼펙트 걸'은 '케데헌' 공개 이전부터 기획했던 건가.
▶그렇다. K팝 관련 스릴러 무비이지만, '서브스턴스', '블랙스완' 등이 합쳐진 느낌일 것이다. 강한 여성들의 배틀을 다룬 심리학적인 장르의 영화다. 그래서 '케데헌'과는 완전히 다르다. 처음에 오디션을 미국에서만 봤는데 미국인인 동양 배우를 캐스팅하면 현실성, 진실을 담기 어렵겠더라. 그래도 연기가 정말 중요한 영화였고, 전소미 등 배우들이 오디션을 너무 잘해서 캐스팅됐다. 처음 연기한 친구들도 많았지만 다들 정말 잘하고 재밌었다. 난 언니,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이 작품을 정말 사랑하게 됐다. 마치 루미 마음 같았다. 하하. 마침 '케데헌'이 공개되고 성공하면서 '퍼펙트 걸'도 엄청난 관심을 받게 됐다. 그리고 예전엔 여주인공이 많은 작품은 다들 어렵다고 했는데 ('케데헌'도 그렇고) 이제 그런 시선이 사라지지 않았나. 물론 미국에서는 아직 남자 주인공인 작품이 여자 주인공인 작품보다 더 재정 지원을 빨리 받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직접 이런 제작을 하게 됐다.
-이번에 한국엔 어떻게 오게 됐나. 일정은.
▶'퍼펙트 걸' 제작 때문에 한국에 와서 프로듀싱, 디렉팅했다. 그 영화의 진행 과정을 확인하고 싶었다. 또 촬영도 있었고, 휴식도 가질 겸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을 오게 됐다. 며칠만 더 있다가 다시 돌아갈 예정이다.
-같이 작업하고 싶은 한국 배우나 감독이 있나.
▶안효섭 배우와 최근에 '지미 팰런 쇼'를 같이 나갔는데, 만약에 다시 만날 수 있는 작품이 있다면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너무 많고, 재밌는 대본이면 환영한다.
-앞으로 한국 활동도 계획하고 있나.
▶좋은 대본을 받고 있다. '케데헌'도 한국 감독님과 한 만큼, 다음 작품도 한국 감독님과 하고 싶다. 나도 지금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아직 어렵긴 하다. 그런데 이게 내게 맞는 '넥스트'라고 생각한다. 진짜 하고 싶은 작품을 찾고 있고 아직 결정은 안 했다. 그래도 급하진 않고, 천천히 가면서 맞는 걸 찾고 싶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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