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박지훈 그린 유배지의 단종…장항준 첫 사극 '왕과사는남자'(종합)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유해진 박지훈이 장항준 감독과 함께 역사 기록 너머 단종의 숨은 이야기를 선보인다. 조선의 6대 왕으로 12세에 왕위에 올랐으나,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된 후 17세에 생을 마감했던 단종. '왕과 사는 남자'는 유배지 강원도 영월 산골 마을 청령포에서의 이야기로 관객들과 만난다.
19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와 그리고 장항준 감독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다. '라이터를 켜라'(2002) '기억의 밤'(2017) '리바운드'(2023) '더 킬러스'(2024) 장항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장항준 감독은 유배 온 어린 선왕 단종, 그를 맞이하는 광천골 촌장과 마을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희로애락을 담아냈다. 그간 계유정난 전후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 과정에 집중했던 다른 작품들과 달리, 한국 영화 최초로 단종의 숨은 이야기를 선보인다.
유해진은 단종이 유배 온 광천골의 촌장 엄흥도를 연기했다. 그는 출연 이유에 대해 "장항준 감독님이 처음에 얘기했듯이 우리가 익히 알던 역사 속 단종 이야기에는 유배 가서 누굴 만나고 어떤 관계였는지가 없다"며 "극 중 왕을 내가 보필을 하는데 영화에는 왕과의 우정, 사람이야기가 녹아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엄흥도라는 인물을 알았냐는 질문에 "처음에 시작할 땐 몰랐다"며 "지인 중에 엄 씨가 있는데 엄씨 집안에서는 크게 모시는 조상님이라고 하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에 그려진 그 인물의 그때 당시 감정이 어땠을까 많이 생각하고 들어가 보려고 노력했다"며 "(유배지인) 영월을 많이 돌아다니면서 많은 영감을 얻으려고 했다, 엄흥도 님을 기념하기 위한 동상이 있는데 눈빛을 리얼하게 잘 만들어서 눈빛을 끝까지 기억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유해진은 함께 호흡을 맞췄던 박지훈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박지훈 씨가 저한테 영향을 준 게 상당히 많았다, 어떨 때는 안쓰럽고 동정이 가더라"며 "처음엔 몰랐는데 하면 할수록 슬픈 장면도 있었다, 박지훈 씨여서 그런 연기가 나오지 않았나 싶을 만큼 개인적으로 너무 고마운 존재"라고 전했다.
박지훈은 단종 이홍위 역을 맡았다. 그는 단종을 연기한 과정에 대해 "역사적으로도 자세히 알려지지 않은 단종이다 보니까 대본을 보면서 순수하게 접근하고자 했다"며 "어린 왕이 어린 나이에 이런 감정을 겪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면서도 어렸던 사람이 이런 공허함과 무기력함을 어떻게 느꼈을까 고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과 리딩을 수없이 했다"며 "목소리 톤, 말투, 자세 이런 것들 상의를 많이 했고 하나하나 틀을 잡아갔다"고 노력의 시간을 전했다.
국궁에도 도전했다. 그는 "과녁을 맞힌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는데 국궁 자체가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고 하더라"며 "쏠 때만큼은 마음을 비우는 이우는 일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고 연습했다, 그러다 보니까 자세가 예쁘게 나와서 칭찬을 받았다, 그걸 표본으로 삼아서 모니터 안에 잘 녹아들 수 있게끔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박지훈은 단종 역할을 위해 체중도 감량했다. 그는 "체중 감량을 말씀드리자면 15㎏을 감량했다"며 "어린 나이의 무기력함을 외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외적인 거부터 신경 쓰다 보니 체중 감량부터 해야겠다 해서 거의 안 먹었다"며 "말랐다는 정도가 아니라 무기력함 때문에 안쓰럽고 야위어 보인다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유해진과의 호흡도 전했다. 그는 "여운이 남아있는 것 같다"며 "'아버지를 봤다면 이런 눈이지 않았을까' 생각도 했다, 너무 아련하고 그립다"고 애정을 내비쳤다.
장항준 감독은 사극 연출에 처음 도전했다. 그는 도전 소감에 대해 "사극에서 중요한 건 스태프들"이라며 "그분들이 퀄리티를 만드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경험이 많고 높은 퀄리티를 낼 수 있는 분들을 어렵게 모시는 게 첫 번째 일이었다"며 "그분들과 비주얼적으로 만들어갔고 시뮬레이션하면서 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극이 이렇게 일이 많은지 몰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왕과 사는 남자'는 오는 2026년 2월 4일 개봉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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