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 "'수상한 그녀' 이후 슬럼프…낙오자 될까 두려웠다"
[N인터뷰] '여행과 나날' 주연 심은경
- 고승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심은경이 슬럼프를 겪었던 순간을 회상했다.
심은경은 5일 오후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아트나인에서 영화 '여행과 나날'(감독 미야케 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심은경은 자신이 맡은 '이' 같은 순간이 있었는지 묻는 말에 "저도 슬럼프에 빠져있었던 시기가 너무 길었던 것 같다"며 "아직도 다 헤어 나왔다고 하면 확답을 못 드리겠다, 끊임없이 저에게 있어 연기라는 건, 끊임없이 저를 옭아매고 고민하게 만드는, 되게 어려운 벽과 같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이어 "'왜 그러면 연기를 계속할까' 생각해 보면 제가 다른 무엇보다도 이걸 제일 잘하고 싶고, 계속 알아가고 싶더라"며 "그래서 끊임없이 도전하게 되고, 연기에 대해서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슬럼프에 대해선 "제가 열한 살 때부터 연기를 했는데 사실 '황진이'를 찍으면서부터 (슬럼프가) 시작된 것 같다, 연기라는 게 너무 어려워서 그때부터 제 안에 어느 두려움이 생겼다"라며 "반면 욕심이 생기는 거다, 내가 제일 잘하고 싶고 내가 한국에서 연기를 가장 잘하는 최고의 배우가 되고 싶다는 두려움과, 처음으로 연기를 통해 느낀 이상과 욕망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확 무너진 건, '수상한 그녀'로 신인상을 받은 이후였는데, 그때 아무런 준비 없이 모든 것들이 찾아왔고,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몰랐다"라며 "단순히 어릴 땐 연기하는 게 즐거웠고, 현장에서 내뱉는 에너지를 뿜어내는 행위들이 좋았고 그것에서 희열을 느끼고 그게 전부인 줄 알았는데 '수상한 그녀' 이후에 나 자신이 뭐가 잘못됐고 고쳐야 하는데 진단이 안 내려지더라"고 밝혔다.
이어 "거기서부터 확 다운이 됐고, 그때 저 스스로를 의심했다"라며 "감사하게도 연기에 대해서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연기천재'라는 말도 듣고, 상도 많이 받고 그랬는데 내가 과연 거기에 걸맞은 인물일지, 사실은 천재가 아닌 거 아닐지, 내가 천재가 아니면 낙오자가 되는 듯한 기분에 굉장히 많이 두려웠다"라며 "사실 그럴 필요가 없는데, 천재가 아니어도 상관이 없는데 저도 그때 뭔가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 시기가 몇 년간 지속됐고, 연기를 오늘 그만두냐, 내일 그만두냐 하고 있던 시기에 카페에서 멍때리다가 문득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는 어릴 때부터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게 무엇보다 되게 좋았고, 그때가 힘이 난 것 같은데 좋아한다는 마음 하나만으로는 계속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며 "첫째가 아니고 재능이 없더라도 좋아하는 걸 해 나가도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더라, 그때부터 다시 작품도 찍고 부딪히고 깨지고, 일본 활동도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행과 나날'은 어쩌면 끝이라고 생각한 각본가 '이'(심은경 분)가 어쩌다 떠나온 설국의 여관에서 의외의 시간을 보내면서 다시 시작되는 2025년 겨울, 일상 여행자들과 함께 떠나는 꿈같은 이야기다.
영화는 오는 10일 개봉한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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