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음악이 남긴 잔상…한국 가요부터 클래식까지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가 영화 속 다양한 음악으로 화제를 모은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유수 해외 영화제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어쩔수가없다'는 영화 속 다양한 음악으로 관객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먼저 만수, 범모(이성민), 아라(염혜란) 세 사람의 처절한 삼자대면 장면에서 활용된 조용필의 '고추잠자리'는 '어쩔수가없다'를 대표하는 테마곡으로 자리했다. 경쾌한 멜로디에 대조되는 쓸쓸하고 서정적인 가사로 여운을 남기는 '고추잠자리'는, 벼랑 끝에 선 인물들의 아이러니한 상황과 어우러지며 극의 블랙 코미디적 재미를 극대화한다.
이어 만수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뒤 흘러나오는 김창완의 '그래 걷자'는 담담한 기타 선율과 상실감이 느껴지는 가사로 극단적인 길을 걷게 된 만수의 감정을 투영한다. 범모와 아라 부부가 젊은 시절 설레는 첫 만남을 떠올리는 장면에는 배따라기의 '불 좀 켜주세요'가 흐르며, 극의 농도를 짙게 한다. 연인에게 구애하는 가사의 '불 좀 켜주세요'는 다 정과 애증을 오가는 범모, 아라 부부의 복잡한 감정선을 느끼게 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엔딩을 장식하는 마렝 마레의 '르 바디나주'(Le Badinage)는 우아하고 절제된 리듬으로, 관객들의 여운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 곡은 세계적인 첼리스트 쟝-기엔 케라스(Jean-Guihen Queyras)가 직접 연주해 영화의 백미를 완성했다. 이처럼 한국 가요부터 클래식까지 다채로운 음악 스펙트럼으로 극에 깊이를 더한 '어쩔수가없다'는 독창적인 필사의 생존극으로 N차 관람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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