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윤가은·장건재 '극장의 시간들', 미쟝센 이어 서독제 초청

'극장의 시간들'
'극장의 시간들'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극장의 시간들'이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제21회 미쟝센단편영화제에 이어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에도 초청을 받았다.

'극장의 시간들'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예술영화관 씨네큐브가 개관 25주년을 맞아 극장의 의미와 예술영화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제작한 작품. 이종필, 윤가은, 장건재 감독이 만든 3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앤솔로지 영화로, 관객, 감독, 배우 등 다양한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영화적 재미와 함께 극장이라는 장소가 지닌 예술적·사회적 의미를 다시 조명하는 작품이다.

이종필 감독의 '침팬지'는 2000년 광화문을 배경으로 우연히 만나 미스터리한 침팬지 이야기에 빠져드는 세 친구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배우 김대명, 원슈타인, 이수경, 홍사빈이 출연한다. 윤가은 감독의 '자연스럽게'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린이 배우들과 감독의 이야기로, 배우 고아성이 감독 역할을 맡았다. 장건재 감독의 '영화의 시간'은 극장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오랜만에 광화문의 극장에서 친구를 만난 사람의 이야기로 양말복, 장혜진, 권해효, 문상훈이 출연한다.

'극장의 시간들'

지난 18일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21회 미쟝센단편영화제 특별상영에서는 '극장의 시간들' 상영 후 미쟝센단편영화제 집행위원이자 '엑시트'를 연출한 이상근 감독의 진행으로 이종필, 윤가은, 장건재 감독이 직접 참여한 '창작자 토크'가 이어졌다. 세 감독은 영화 제작과 창작 환경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이종필 감독은 "내 실제 경험을 담은 '침팬지'를 오늘 다시 보는데 눈물이 났다, '직업으로서의 영화'로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어오다가 '작업으로서의 영화'를 오랜만에 경험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 윤가은 감독은 "'자연스럽게'를 만들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놀이로서의 영화'를 다시 경험하고자 했다, 같은 공간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 영화를 본다는 건 오직 극장만이 줄 수 있는, 개인적이고도 공동의 경험이다"라고 밝혔다.

장건재 감독은 "씨네큐브는 70~80년대생 감독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장소다, '씨네큐브' 하면 젊은 씨네필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지만, 중년의 여성 관객이나 극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주목하고 싶어서 '영화의 시간'을 만들었다"라며 '극장의 시간들'을 작업하며 느꼈던 극장과 영화에 대한 소중한 경험을 이야기해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진행을 맡은 이상근 감독은 "영화 속에 나오는 해머링맨의 모습, 씨네큐브라는 공간, 광화문의 풍경을 보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씨네큐브에 대한 추억을 환기하게 된다"고 말하며 영화에 대한 감상을 전했다.

최근 '극장의 시간들'은 제51회 서울독립영화제 페스티벌 초이스 부문 초청 소식을 알렸다. 국내 유일 경쟁 독립영화제인 서울독립영화제는 올해 51회를 맞은 대한민국 대표 독립영화축제이다. '극장의 시간들'이 초청된 '페스티벌 초이스' 장편 쇼케이스 부문은 영화제 화제작들과 인지도 있는 감독들의 신작들을 아우르며 올해 독립영화의 스펙트럼과 경향을 확인할 수 있는 특별초청 부문이다.

한편 씨네큐브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아이디어로 출범한 국내 대표 예술영화관이다. 작품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중시하며, 지난 25년간 독립·예술영화 상영의 중심적 역할을 해왔다. 이번 '극장의 시간들' 제작은 영화관이 창작의 주체로 나서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씨네큐브는 이번 영화 이후에도 예술영화관으로 사회적 가치와 역할을 더욱 확대해갈 계획이다. '극장의 시간들'은 내년 상반기 극장 개봉 예정이다.

eujene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