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없는 필모 쌓는 최현욱…'사마귀' 꽉 채운 존재감 [N이슈]

넷플릭스 '사마귀' 26일 공개

넷플릭스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최현욱이 '사마귀'로 영화 데뷔작을 선보였다. '사마귀'에서는 킬러들의 관계와 심리를 흔드는 빌런으로 변신, 청춘물부터 로코까지 장르와 캐릭터를 불문한 필모그래피를 더욱 다채롭게 채워가는 활약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26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사마귀'(감독 이태성)는 '길복순'(2023)의 스핀오프로, 모든 룰이 무너진 살인청부업계에 긴 휴가 후 컴백한 A급 킬러 사마귀 한울(임시완 분)과 그의 훈련생 동기이자 라이벌 재이(박규영 분) 그리고 은퇴한 레전드 킬러 독고(조우진 분)가 1인자 자리를 놓고 벌이는 대결을 그린 액션 영화다. '길복순'의 변성현 감독이 크리에이터로 참여했으며 '길복순' 조감독이었던 이태성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사마귀'의 서사를 끌고 가는 실질적인 동력은 청부살인회사 MK의 A급 킬러 사마귀로 불리는 한울을 향한 재이의 열등감이다. 재이 또한 킬러로서 한울 못지않은 실력을 지녔지만, 열등감은 영화 내내 그를 지배한다. 그로서도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열등감은 킬러로서 한울을 넘을 수 없다는 데서 비롯됐다. 어린 시절 둘은 함께 성장해 왔음에도 MK는 재능이 남달랐던 한울을 먼저 킬러로 데뷔시켰고, 재이는 MK를 떠나야만 했다.

그런 재이의 열등감을 건드린 이는 다름 아닌 게임 회사 메타 소프트웨어의 CEO 벤자민(최현욱 분)이다. 벤자민은 젊고 자유분방한 테크 사업가로, 한울을 향한 재이의 열등감을 알아보고 이를 이용해 이들 관계에 서서히 균열을 낸다. 극 초반 벤자민은 투자받기 위해 찾아온 한울과 재이 앞에서 노골적으로 재이에게 흥미를 드러내고, 이는 한울의 경계심과 질투심을 키운다.

하지만 재이에 대한 벤자민의 관심은 금세 비아냥으로 뒤바뀌고, 한울이 자리를 박차고 나오게 만든다. 벤자민은 MK에서 쫓겨난 후 신생 회사를 차렸다가 남배수(전배수 분)의 회사에 몸담았던 재이의 이력을 두고 비웃는가 하면 "계륵"이라는 말로 한울을 더욱 자극한다. 급기야 자신이 알고 싶은 것은 한울과 붙었을 때 재이의 실력이라고 강조하는 등 재이가 한울에게 등을 돌리게 만드는 명분을 안긴다.

최현욱이 연기한 벤자민은 악동 기질이 다분한, 똘기 가득한 캐릭터다. 킬러들의 세계에 순수한 호기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게임처럼 여기는 인물로, 아이같이 천진해 보이는 얼굴 뒤에 서늘한 표정으로 상대를 압박하고 조종하며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뤄간다. 최현욱은 그런 벤자민을 특유의 소년미와 유연하고 여유로운 호흡으로 표현하면서도, 유머인지 조롱인지 경계가 모호한 화법을 오가며 긴장감을 더한다. 결투 도전을 뜻하는 피묻은 칼을 독고에게 보내기 위해 비서인 유실장의 손바닥을 망설임 없이 긋는 잔인함과 더불어 번뜩이는 눈빛까지, 예측 불가 캐릭터로 몰입감도 높인다.

빌런 연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악역부터 선역까지 두루 아우르는 필모그래피를 다채롭게 채워가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잠재력과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라켓소년단'(2021) '스물다섯 스물하나'(2022) '약한영웅 Class 1'(2022) '하이쿠키'(2022) '반짝이는 워터멜론'(2023) 'D.P.' 시즌2(2023)까지 다양한 청춘을 그려냈고, 올해 선보인 '그놈은 흑염룡'으로 로맨틱 코미디에서 활약을 보여주며 대세를 더욱 공고히하는 등 또래 배우 중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첫 영화 '사마귀'에서도 분량 대비 꽉 찬 존재감을 보여주며 임팩트까지 챙긴 활약도 호평을 끌어낸 만큼, 한계 없는 스펙트럼을 보여줄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된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