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극장가는 웃음바다? 블랙 코미디부터 조폭·할리우드 희극까지 [N이슈]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다채로운 방식의 코미디 영화들이 추석 연휴 시즌에 개봉한다. 명절 연휴에는 가족이 다 함께 볼만한 작품들이 선호되는 만큼, 코미디 장르가 강세를 보인다. 이번 추석에는 박찬욱 감독의 블랙코미디 영화인 '어쩔수가없다'와 더불어 조폭 코미디 영화인 '보스'의 이파전이 예상된다. 거기에 우리나라 배우 윤여정이 출연한 미국 코미디 영화 '결혼 피로연'이가세해 다양성을 더할 예정이다.
24일 개봉한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공동경비구역 JSA'(2000)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 '아가씨'(2016) '헤어질 결심'(2022) 등 명작을 연출한 '거장' 박찬욱 감독의 12번째 장편 영화다.
'어쩔수가없다'는 블랙 코미디 장르 영화다. '실업자 주인공이 취업을 위해 경쟁 상대들을 살인한다'는 풍자적인 설정 자체가 블랙 코미디적인 데다가 박찬욱 감독의 전작들보다 더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장면들이 많다. 영국 BBC에서는 이 영화를 두고 "올해의 '기생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을 가족의 이야기로 끄집어낸 박찬욱 감독만의 방식을 동료 '거장 감독'인 봉준호 감독 작품의 그것과 비교해 봐도 흥미로울 것이다.
10월 3일 개봉을 앞둔 '보스'는 조직의 미래가 걸린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각자의 꿈을 위해 서로에게 보스 자리를 치열하게 양보하는 조직원들의 필사적인 대결을 그린 코믹 액션 영화다. 조우진과 정경호, 박지환, 이규형 등이 출연했다.
'보스'는 2000년대 한국 영화의 향수를 자극하는 '조폭 영화'다. 그럼에도 그 시절의 '조폭 영화'와 이 영화의 다른 점은 조직의 일인자가 되려고 하는 이인자, 넘버3의 싸움을 다루고는 하는 일반적인 '조폭' 소재 영화들의 전형적인 서사를 비틀어 색다른 재미를 추구했다는 점에 있다. 각자 자신의 열정을 바치고 싶은 분야가 달라 보스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 조직원들의 이야기는 다분히 현대적이고, 코믹한 아이러니를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영화 '핸섬가이즈'로 지난해 코미디 영화의 새로운 흥행에 앞장섰던 하이브미디어코프가 제작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기대를 해볼 만하다.
'어쩔수가없다'와 같은 날인 24일 개봉한 미국 영화 '결혼 피로연'은 두 동성 커플의 가짜 결혼 계획에 눈치 100단 K-할머니가 등장하며 벌어지는 예측 불가 코미디 영화다. 이안 감독이 1993년 연출한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한국계 미국인 감독 앤드루 안이 연출을 맡았다.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이 택한 '결혼 피로연'은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로 분류할 수 있다. 퀴어 남녀가 한국 할머니 앞에서 정체성을 숨긴 채 결혼한다는 설정은 원작이 개봉한 1993년에도 그랬지만, 2025년에도 여전히 코미디적으로 흥미롭다. 영화 속에서 민의 할머니 자영 역을 맡은 윤여정의 활약은 이 영화를 택하는 관객들의 기대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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