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델 토로, 韓 영화·괴수 애정…"미치면 직접 만들지도" [BIFF]
(종합)
갈라프레젠테이션 '프랑켄슈타인' 기자회견
- 고승아 기자
(부산=뉴스1) 고승아 기자 =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신작을 들고 처음 한국을 찾았다. 그는 연신 영화에 대한 열정을 내비쳤고,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프랑켄슈타인' 기자회견에서 "한국 영화를 너무 사랑하고 한국 감독님들과 친분도 있지만 한국에 온 건 처음"이라고 인사했다.
기예르모 델 토로는 멕시코 출신 감독이자 프로듀서로, '크로노스'(1993)로 데뷔해 '악마의 등뼈', '판의 미로', '퍼시픽 림' 등을 연출했다. 대표작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임'은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등을 받았고,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 역시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 골든글로브 애니메이션상을 받았다.
델 토로 감독의 신작으로 오는 11월 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의 고전 SF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각색해 영화화한 작품으로, 천재적이지만 이기적인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극악무도한 실험을 통해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는 "수년간 나와 아버지 간의 관계에 대한 우화라고 생각했다, 크면서는 확실하게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제가 아버지가 되고 나서야 아버지를 이해하고, 45살이 되어서야 내가 '아버지'가 됐다"라며 "이 소설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전적인 이야기였고, 그 소설과 인생을 알게 될수록 점점 더 개인적인 프로젝트가 됐다"고 설명했다.
괴수에 대한 이야기를 줄곧 다뤄온 델 토로 감독은 "괴물들은 완벽하지 않은 성자와 같고, 우리 인간의 어두운 면을 대변하기도 하고 비범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런 상징성이 크다"라며 "종교에서 천사와 악마를 통해서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는데 저도 그렇게 이해하는 것 같다, 완벽하지 않은 쪽에 포커스를 맞추며, 이 괴수들이 그런 점에서 좋은 심볼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괴수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델 토로 감독은 '한국 괴물 백과' 책을 들고 웃으며 "제가 모든 신화를 완벽하게 알기 어렵지만, 멕시코처럼 우리는 정말 모든 자연으로 괴수를 만들 수 있다"라며 "모든 자연에 영혼이 있다, 이 아름다운 책을 받아서 좋다"고 했다.
특히 한국 영화와 감독에 대한 애정을 연신 전했다. 델 토로 감독은 박찬욱 감독에 대해 "정말 아름답고 존재적이고 낭만적인 영화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영화감독을 찾을 수가 없다"라고 칭찬했다. 또 봉준호 감독에 대해서도 "'살인의 추억'을 보면 존재론적이고 아주 깊고 그런 질문들을 허술한 형사, 수사를 통해서 다 드러내고 '괴물'을 보면 괴수 디자인이 정말 너무나 멋지지 않나, 제 것과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영화를 보면 볼수록 정말 문화에 대해서 센스, 그리고 장르 자체가 다른 나라에서 만드는 상업적인 것과 정말 다른 방식으로 문화를 유니크하게 다룬다"며 "제가 정말 사랑하는 영화들이다, 제가 '악마를 보았다', '부산행', 또 다른 박찬욱 영화들, 봉준호 영화들, 이런 영화를 볼 때마다 에너지와 힘을 느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한국 영화 제작에 관심 있냐는 물음에 "저도 한국 영화를 같이 돕고 싶고, 정말 미치면 제가 직접 만들 수 있는데 만약 만든다면 정말 잘하고 싶다"라며 "메리 셸리는 제가 잘 알아서 영화로 한 거고, '피노키오'도 마찬가지로 제가 잘 알고 확신이 있어서였다, 그래도 앞으로 모르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끝으로 델 토로 감독은 "사람들이 필모그래피라고 하지만, 제겐 바이오그래피"라며 "감독들은 영화를 만드는 걸 잘하는 대신 다른 걸 못 한다, 가족으로서, 친구로서도 안 좋고 하나에만 몰입하고 하나만 잘하는 크리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나머지 다른 걸 다 잃는다"라며 "그렇게 해서 만드는 영화이니 나에게 고통스러울 정도로 중요한 것이어야만 하고, 그래서 영화는 만들만한 가치가 있고 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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