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임윤아·'백수' 안보현, '썸'을 타면…코미디 한 편 뚝딱 [시네마 프리뷰]
13일 개봉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 리뷰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설정부터 독특하다. 새벽마다 악마에 씌어 길거리를 방황하는 여자와 그녀를 보호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백수. 자신을 "상급 악마"라고 소개하며 으름장을 놓는 여자와 그런 여자 앞에서 옴짝달싹 못 하는 '빙구미' 넘치는 남자 주인공의 조합은 색다른 웃음을 준다.
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악마는 이사왔다'(감독 이상근)는 무력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남자 주인공 백수 길구(안보현 분)가 아랫집에 이사 온 청순 미녀 선지(임윤아 분)에게 첫눈에 반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날 새벽, 친구와 술 한잔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선지와 마주친다. 캔 뚜껑을 따는 것도 힘겨워하던 가녀린 미녀는 온데간데없고 술에 취한 듯 흥분해 괴팍한 성깔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그녀 때문에 길구는 겁에 질리고 만다.
선지는 사촌 동생 아라(주현영 분)와 함께 정셋빵집을 운영하고 있다. 길구는 다음 날 낮에 빵집에 갔다가 원래의 참한 모습으로 되돌아온 선지를 보고 의아해한다. 그러다 새벽녘, 또다시 지난밤처럼 화려한 차림으로 밤마실에 나선 선지를 보게 된 길구는 쓰레기를 버리는 척 집 밖으로 나와 그녀를 쫓는다.
자동차 급정거 소리에 도로변으로 달려간 길구는 웬 남자에게 팔목이 붙잡힌 선지를 보고 달려들어 구한다. 알고 보니 남자는 선지의 아빠 장수(성동일 분)였다. 장수는 한 바탕 난리를 치고 잠이 든 선지를 업는 중에 허리를 삐끗해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몰래 둘을 뒤따르던 길구는 부녀를 돕게 된다. 이를 계기로 장수는 길구에게 새벽마다 선지를 호위하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안한다. 장수에 따르면 선지는 조상 대대로 이어진 저주로 인해 새벽마다 악마에 빙의된 상태로 깨어나 내키는 대로 쏘다닌 뒤 아침에는 다시 원래의 선지로 돌아온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기본적으로 '엽기적인 그녀'(2001)류의 로맨스 코미디의 계보를 그리는 작품이다. 영화는 '독특하고 버거운 여주인공과 그녀를 쫓아다니는 순박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틀을 따르는데, 거기에 미스터리한 요소를 더한 점에서 '귀신이 산다'(2004)'나 '달콤, 살벌한 연인'(2006) 등의 작품들과도 유사점을 갖는다.
앞선 영화들이 그랬듯 '악마가 이사왔다'도 여주인공의 개성이 도드라지는 작품이다. 주인공인 임윤아는 낮에는 청순한데 밤에는 온갖 소동을 부리는 괴팍한 악마로 변해버리는, 사실상 1인2역인 배역을 매력적으로 연기했다. '엑시트'(2019) 이후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의 코미디 연기는 '악마가 이사왔다'에서 정점을 찍었다. '단짠' 매력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임윤아의 '원맨쇼'가 영화의 백미다. 함께 호흡을 맞춘 안보현 역시 우직하고 조금은 '찌질'하기도 한 남자 주인공을 무리 없이 잘 소화해 좋은 앙상블을 이뤘다.
영화 속 코미디는 엉뚱하고 착하다. 심지어 악마임을 자처하는 선지가 보여주는 난폭한 행동들도 귀여운 수준일 뿐 도를 넘지는 않는다. 코미디 장르에 대한 취향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밝고 아기자기한 작품이다. '엑시트'로 9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는 이상근 감독이 연출을 맡은 점에서 일찌감치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다. '엑시트'가 갖고 있던 특유의 천진난만한 귀여움이 이 영화에도 있다. 상영 시간 113분.
eujene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