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가 돌아왔다…'미키17', 관객 잃은 극장가 되살릴까 [N초점]
-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오는 28일,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봉하는 봉준호 감독의 새 영화 '미키17'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미키 17'은 영화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5관왕을 차지했던 봉 감독이 약 6년 만에 꺼내 놓은 신작이며, 넷플릭스 외에 할리우드 메인 스튜디오와 처음으로 협업한 작품이기도 하다.
◇ '기생충'으로 흥행·작품성 다 잡았던 봉준호 감독의 귀환
2019년 개봉한 '기생충'은 그해 5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또한 2020년 2월에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총 4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영화사를 새로 썼다. '기생충' 이후 K-콘텐츠의 위상은 높아졌다. 2021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나리' 윤여정은 여우조연상을 탔고, 2022년 에는 '오징어 게임'이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드라마 시리즈 부문 감독상(황동혁)과 남우주연상(이정재) 등을 거머쥐었다. 이렇듯 '기생충'은 '글로벌 시장'의 유리천장을 깨트리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뿐 아니라 '기생충'은 흥행에서도 성공적인 행보를 갔다. 국내에서 누적 1031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천만 영화' 반열에 올랐고, 전 세계 흥행 수익은 2억 6248만 달러(약 3782억 6957만원)를 웃돌았다.
'미키 17'은 이처럼 높은 성과를 이룬 '기생충' 이후 봉준호 감독이 선보이는 신작으로 일찌감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에드워드 에슈턴의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렸다. 워너브러더스가 메인 배급을 맡은 이 영화의 제작비는 1억5000만 달러(약 2162억원)로 알려졌으며 할리우드 스타 로버트 패틴슨이 주인공을 맡고 마크 러팔로와 토니 콜렛, 스티븐 연, 나오미 아키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했다.
◇ 6년 사이 달라진 극장가 풍경…흥행, 가능할까
'믿고 보는'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지만, '미키 17'의 흥행 탄탄대로를 막을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를 지나면서 달라진 극장가의 풍경이 흥행을 예단할 수 없게 만든다.
현재 한국 영화계는 위기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OTT 플랫폼의 영향력은 커졌고,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수는 줄었다. '극장에서 봐야 하는 영화'라고 각인된 작품들만이 '전성기급'의 흥행을 맛볼 수 있으며, 그 밖의 영화들은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만도 버거운 상황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의 경우 감독의 명성과 인지도 등을 감안할 때 '극장에서 볼 영화'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지만, 2022년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호평에도 불구, 190만명 정도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던 점을 볼 때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키 17'은 로맨스였던 '헤어질 결심'보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관객층을 수용할 수 있는 데다 극장 관람의 매력이 큰 SF 어드벤처 장르인 점에서 유리하는 평가다.
◇ "올해의 핵심 콘텐츠…극장가 구할 구원투수 역 기대"
'미키 17'의 국내 언론배급시사회는 오는 17일에 열린다. 베일에 싸여 있는 이 영화가 어떤 평을 받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극장가에서는 기대 심리가 높은 편이다. 올해 개봉을 예정하는 작품이 적은 데다 상반기 기대작들이 소위 '대박'과는 거리가 있는 행보를 걷는 가운데, '미키 17'은 오랜만에 흥행을 낙관할 만한 요소들을 갖춘 작품이기 때문이다.
황재현 CGV 전략지원담당은 뉴스1에 "'미키 17'은 올해 개봉할 영화 중에서도 최다 관객을 극장으로 오게 할 수 있는 핵심 콘텐츠로 보고 있다, 어려움에 부닥친 극장가를 구원할 수 있는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고 있다"며 "이달 말에 개봉한 뒤에 3월 초에는 대체 공휴일까지 더해 연휴가 이어진다, 영화 시사 이후에 반응이 좋으면 폭발적인 입소문으로 이어져 3월 그간 침체해 있던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극장이 갖고 있는 기대감을 밝혔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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