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부활, 자랑스럽다"…16년만에 재조명된 걸작 '더폴'(종합)

[N현장]

더 폴: 디렉터스 컷 스틸
타셈 싱 감독이 6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더 폴: 디렉터스 컷'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8년 만에 4K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재개봉한 '더 폴: 디렉터스 컷'은 스턴트맨 로이(리 페이스)가 호기심 많은 어린 소녀 알렉산드리아에게 들려주는 모험담을 그린 영화로 관객 9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몰이 중이다. 2025.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인도 출신 타셈 싱 감독이 '더 폴: 디렉터스 컷' 개봉 7주 차에 처음 내한했다. 그는 재개봉작임에도 많은 관심을 보여준 국내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더 폴: 디렉터스 컷'을 연출한 타셈 싱 감독의 내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더 폴: 디렉터스 컷'은 스턴트맨 '로이'(리 페이스 분)가 호기심 많은 어린 소녀 '알렉산드리아'(카틴카 언타루 분)에게 전 세계 24개국의 비경에서 펼쳐지는 다섯 무법자의 환상적인 모험을 이야기해 주는 영화로, 불가리아 영화 '요호호'(1981)를 리메이크했다. 지난 2006년 개봉 후 18년 만의 4K 리마스터링으로, 국내에서는 지난 2008년 이후 16년 만인 지난해 12월 25일 재개봉했다.

타셈 싱 감독은 인도 출신의 CF 감독으로, 2000년 제니퍼 로페즈 주연의 판타지 스릴러 '더 셀'(The Cell)을 통해 흥행 감독이 된 후 '요호호'의 판권을 손에 넣었다. '요호호'는 그가 히말라야 기숙 학교 시절 본 작품으로 '더 폴'을 리메이크하면서 광고 감독을 활용, CG 없이 판타지 세계를 구현하고자 했다. 이에 그는 장장 19년에 걸쳐 전 세계 곳곳에 숨겨진 아름답고 신비한 장소를 수집하며 영상미를 극대화한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갔다.

타셈 싱 감독이 6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더 폴: 디렉터스 컷'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18년 만에 4K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재개봉한 '더 폴: 디렉터스 컷'은 스턴트맨 로이(리 페이스)가 호기심 많은 어린 소녀 알렉산드리아에게 들려주는 모험담을 그린 영화로 관객 9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몰이 중이다. 2025.2.6/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더 폴'은 총 제작기간 28년, 캐스팅 9년, 장소 헌팅 19년, 촬영 기간 4년, 전 세계 24개국 로케이션이라는 역대급 기록을 지닌 작품이다. 2006년 토론토 국제 영화제 초연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후 나비 산호섬, 주홍빛의 사막, 하늘과 맞닿은 호수, 끝없는 계단, 수상 궁전 등 환상적인 비주얼과 명장면이 소셜미디어의 발달과 함께 점차 재평가받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팬덤이 생겨났다. 이후 재개봉 요구가 이어지면서 4K 리마스터링 작업이 시작될 수 있었다.

이날 자리에서 타셈 싱 감독은 영화에서 비주얼을 중시한 이유와 CG 없이 환상적인 비주얼을 구현하고자 했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어린 시절 히말라야 기숙학교를 다니며 잘 알지 못하는 언어로 영화와 방송을 보면서 비주얼 스토리텔링을 자연스럽게 중시하게 됐다는 비화를 들려줬다.

이어 타셈 싱 감독은 CG 없이 촬영한 이유에 대해 "아무리 훌륭한 CG를 쓰더라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구식으로 보이기 마련"이라며 "반세기가 지나면 레트로한 느낌 때문에 멋져 보이기도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스탠리 큐브릭 등 거장을 언급하며 "이러한 감독들의 영화를 보면 50년 후에 봐도 동시대적인 느낌의 영화로 보인다"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 속 로케이션들은 마법 같은 공간이었는데 이런 곳에 CG를 사용하면 모자를 쓴 것에 또 모자를 쓴 느낌이 나서 CG를 쓰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더 폴: 디렉터스 컷 스틸
더 폴: 디렉터스 컷 스틸

타셈 싱 감독은 '더 폴'이 개봉이 한참 지나서야 재조명받게 된 데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처음 이 영화를 공개했을 때 왜 사람들이 안 좋아했는지 모르겠다, '더 폴'은 무엇과도 같은 게 없는 영화"라며 "무엇이든 어떤 패턴을 벗어났을 때 그만의 가치가 있다"면서 "'기생충'이나 '올드보이'처럼 기존과 다른 걸 보여줬을 때 사람들이 열광하는데 이 영화 같은 경우는 대중의 기대와는 달랐지만, 20년 뒤에 그 패션이 레트로로 유행하는 경우처럼 이 영화도 비슷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2008년 한국 개봉 이후 16년 만에 국내 관객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데 대해서는 "마치 부활한 것 같다"며 "어떤 특별한 장애를 갖고 있는 아기가 있었다고 한다면, 이 영화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고 겨우 기어가는 그런 아기였는데 20년이 지나서 그 아이가 갑자기 달리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다시 한번 재조명받는다는 건 놀라운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어 타셈 싱 감독은 "한국에서 이렇게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게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한국 영화관이 너무나 좋다"고 밝힌 후 "런던 아이맥스에서 본 것보다 한국 상영관서 본 게 훨씬 더 좋더라"고 재차 이야기했다.

또한 그는 "인구통계학적으로 봤을 때 한국 여성 관객들이 이 영화를 많이 봤더라"며 "그래서 한국 영화와 한국 여성들을 무한히 사랑하고 싶다, 내 아기(작품)가 계속 달리게 해주셨다"고 인사했다. 이어 그는 한국어로 감사 인사를 배웠는데 깜빡했다고 했고 진행자가 "감사합니다"라고 알려주자 한쪽 무릎을 꿇으며 "감사합니다"라고 한국어로 진심을 전했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