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서·손석구가 완성한 솔직·발칙 '연애 빠진 로맨스' [N리뷰]
- 고승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연애가 빠진 로맨스는 어떨까. 발칙하고 대범한 자영이를 내세운 영화는 전종서와 손석구의 케미를 통해 연애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밖으로 드러낸다.
24일 개봉한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는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건 더 싫은 '자영'(전종서 분)과 일도 연애도 뜻대로 안 풀리는 잡지사 기자 '우리'(손석구 분)의 다 감추고 시작한 그들만의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영화다. '밤치기' '비치온더비치'로 남녀의 욕망을 거침없이 그려내 주목받은 정가영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영화 속 29세 함자영은 매일 아침 핑클의 '내 남자 친구에게' 노래를 알람으로 들으며 일어난다. 야릇한 꿈을 꾸는 그는 솔로이고, 새 남자친구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지만 실패하고 결국 데이팅 앱으로 상대를 탐색한다. 33세 박우리는 편집장으로부터 대뜸 19금 칼럼을 쓰라는 지시를 받고, 동시에 좋아하던 회사 선배의 약혼 소식에 연애도 실패한다. 우리 역시 데이팅 앱에 가입한다. 이렇게 두 사람은 데이팅 앱을 통해 각자의 목적으로 설 명절에 만나 평양냉면에 소주를 먹으며 미묘한 관계를 시작한다. "이건 연애가 아니다"라며 선을 긋는 두 사람은 어떠한 목적에 의해 시작했을지라도, 결국 서로에게 빠져들어 간다.
함자영의 매력은 바로 자신의 연애 이야기와 성에 대해 거침없이 말한다는 점이다. 어느 것 하나 숨기지 않는다. 반면 박우리는 '너드남' 그 자체다. 함자영의 발언에 당황하며 마시던 술을 내뱉고, 제대로 대꾸도 못하는 모습이다.
이 정반대 캐릭터의 케미를 완성해 낸 전종서와 손석구의 합은 기대 그 이상이다. 전작 '버닝'과 '콜'로 강렬한 모습을 보여준 전종서와 '마더' '멜로가 체질' 'D.P.'로 존재감을 드러낸 손석구가 그린 로맨스 케미에 기대감이 모였던 터. 특유의 매력이 있는 두 배우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등장, 현실적인 생활 연기로 공감대 넘치는 로맨스를 그려낸다. 아슬아슬한 선을 타는 전종서와 손석구의 호흡이 절로 마음을 간질이게 한다.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는 함자영이라는 캐릭터가 주축이 되어 시종 여자들이 연애, 삶, 성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내뱉는다. 다만 극중 함자영은 연애에 대한 고민뿐만 아니라 자신의 꿈에 대한 고뇌도 많은 인물로 묘사되는데, 영화에서 이 사이의 간극을 메우지 못한 채 그저 단순히 성에 개방된 여성 캐릭터로만 보일 수 있는 한계점은 아쉽다.
그럼에도 '연애 빠진 로맨스'는 현실적인 커플의 모습에 발칙함을 더해 재미를 준다. 주인공들의 이름에서 따온 '우리, 자영'이라는 가제에서 시작된 이 영화는 함자영과 박우리라는 거침없는 언어유희가 담긴 이름과 '말맛'이 살아 있는 대사들이 어우러져 '19금 아닌 19금' 로맨스를 충분히 선사한다. 러닝타임 95분. 15세 이상 관람가.
seung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