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현장] 아이들의 '우리집' 지키기…윤가은 감독, '우리들' 호평 넘을까(종합)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우리들'로 유수 영화제를 휩쓸었던 윤가은 감독이 이번에도 아이들과 '우리집'으로 돌아왔다. '우리들'로 영화계 주목을 받았던 윤가은 감독이 '우리집'으로 다시 한 번 호평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우리집'(감독 윤가은)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윤가은 감독을 비롯해 김나연, 김시아, 주예림, 안지호 등 배우들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집'은 누구나 갖고 있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숙제 같은 가족의 문제를 풀기 위해 어른들 대신 직접 나선 동네 삼총사의 빛나는 용기와 찬란한 여정을 담은 작품. 지난 2016년 최고의 다양성 영화로 손꼽히며 베를린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청룡영화상, 백상예술영화상 등 국내외 30개 이상의 영화제를 휩쓴 '우리들' 윤가은 감독의 신작이다.
윤 감독은 매일 다투는 부모님이 고민인 12세 하나와 자주 이사를 다니는 게 싫은 유미·유진 자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에 대한 고민을 공유한 세 아이들이 소중한 '우리집'을 지켜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풀어냈다.
먼저 윤가은 감독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뤘던 '우리들'에 이어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집'을 선보이게 된 이유를 밝혔다. 가족이라는 주제는 오래 생각해온 주제이고, 아이들이 뭔가를 해내고 서로를 위로해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것. 이에 대해 그는 "가족은 오랫동안 생각을 하고 있었던 주제"라며 "저한테는 굉장히 중요한 주제라 이런 이야기를 언젠가 이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 언제쯤 하게 될까 생각을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들'이 끝나고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우리들'은 어린 친구들이 서로 예민한 감정을 주고받으면서 싸우고 상처 주고받는 이야기라, 아이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하게 된다면 그만 싸우고 아이들끼리 각자 가진 고민과 문제를 나누고 위로하고 뭔가 해내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했다. 그래서 '우리집'으로 가족 문제를 같이 풀어낸다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겠다 했다. '우리들' 끝난 후 이런 이야기를 서서히 발전시켜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들'의 호평이 상당했던 만큼,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도 클 수밖에 없었다. 이에 운가은 감독은 "'우리들' 때는 예상치 못한 반응을 얻은 거라 고민을 많이 했다. 이 반응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음 작품을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어떻게 해도 결론이 잘 안 나서 감독님, 선배님들 만날 때마다 다음 작품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고 다녔는데 빨리 찍으라고 하시더라. '그때 고민해'라고 하더라 해서 빨리 찍어야 된다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윤 감독은 '우리들'에 대한 관객들의 많은 관심이 감사하다는 인사도 전했다. 그는 "그런 감사함은 컸다. '이런 게 영화가 될까, 어린이들이 주인공인 영화가 되겠어? 관객들 들겠어?'라고 생각했는데 봐주시는 분, 좋아하는 분들 계시는구나 응원이 느껴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 작업에 있어서 제작사 아토는 가족 같은 느낌이었다. 같이 하고 싶어해주셨다. 그동안 한 팀으로 작업해왔기 때문에 연장선상에서 같이 고민할 수 있어서 같이 해온 것 같다"고 고백했다.
아이들과의 작업은 어땠을까. 윤 감독은 프레스킷에도 어린이 배우들을 위한 촬영 수칙들과 "'우리집'의 아이들은 부모가 일방적으로 보호하고 책임져야만 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이들은 가족을 구성하는 당당한 일원으로 맡은 바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능동적 주체이며, 어떻게 하면 가족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하며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고자 노력합니다. 그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배우고, 깨닫고 성장합니다"라는 글을 적어두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 감독은 "'우리들' 촬영하면서 장편 영화 경험이 처음이라 그때 현장에서 겪으면서 '이런 거 더 신경 써야겠구나, 놓쳤구나' 했었다. '우리들' 촬영 후 매우 미안한 마음이 오래 남아 있었다. 새로 작품 들어가기 전에 제작사 아토 대표님과 이런 저런 상의를 하다가 '그때 이런 걸 놓쳤는데'라고 이야기를 나눴었다. 우리가 기억하기 위해 적어놓자 했다"고 이 같은 글을 적은 이유를 밝혔다.
윤 감독은 아이들과의 작업 소감에 대해서는 "현장에서는 사실 어려운 게 아이들이라서, 어린이들이라서 성인들과 호흡이나 리듬이 다르고 속도도 느리다. 이 영화는 어린이들이 아니면 찍을 수 없기 때문에 속도를 아이에게 맞춰야 한다. 영화를 완성해야 함과 동시에 아이들이 소외되지 않게 중심에 놓고 촬영할 것인가 가장 큰 숙제였다"며 "그래서 저희가 많이 물어보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다. 아이들에게 질문을 많이 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오디션 비화도 들을 수 있었다. 배우들도 윤 감독의 즉흥극 방식이 흥미로웠다고 했다. 김시아는 "맨 처음에는 감독님과 얘길 나누고 그 다음부터는 상황극처럼 해서 다같이 오디션을 봤었다. 다른 오디션과 색달라서 재미있었고 리허설 하는 동안에도 연극놀이처럼 진행했는데 특별한 순간이었고, 저한테도 너무 좋은 추억이 됐다"고 전했다. 김나연도 "기억나는 걸 꼽자면 즉흥극이 기억에 남는데 저희의 생각을 그대로 대사로 쓸 수 있고 그랬다"며 "즉흥극을 하면서 같이 버스를 타고 가는 장면을 연기했는데 거기에서 감정을 잘 드러나게 한 것 같아서 재미있었고 현장이 색달랐고 좋았다"고 털어놨다.
감독이 생각하는 '좋은 우리 집'에 대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윤 감독은 "가족끼리 화목하고 다툼 없는 집이 좋은 집이라는 생각은 잘 안 든다. 모든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수 있어야 된다 생각했다"며 "영화를 편집하면서 그 생각을 뒤늦게 했다. 내 속에 느껴지는 것들을 서로 밖으로 입 밖으로 내고 표현할 수 있어야 되고 서로 알아주고 이해해주고 이야기를 해나갈 수 있는 집이 제일 좋은 공간이 아닐까 하고 뒤늦게 생각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열린 결말로 끝난 엔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윤 감독은 "어떻게 엔딩을 해야 하나(김나연 분)이 앞으로 잘 살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혼은 엄마 아빠의 문제이기도 하고, 부모님이 결합해야 화목해진다고 생각은 안 했던 것 같다. 하나가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가족과 형태가 달라지고, 비록 이렇게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가족의 형태가 바뀌더라도 이 가족이 여전히 나의 가족이고 사랑을 확인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이는 게 튼튼하고 행복한 아이가 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생각했다"며 "하나가 이런 가족에게 밥도 차려주고 이런 가족과 같이 살아가겠다고 인정하게 되는 시작이 엔딩이 되길 바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윤 감독은 앞으로의 작업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뭔가 아이들과 성장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은 아니다.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비록 화자가 아이지만 아이 때 못했던 이야기를 성인돼서 할 수 있는 기회가 이제 주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하고픈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나가는 거구나 싶었다"며 "앞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린이들의 실제적인 고민을 다룬 이야기를 계속 해나가고픈 생각은 있다. 동시에 다른 관심사도 많아서 성인들의, 다른 종류의 이야기도 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집'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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