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포커스②]'부산행', 주연부터 단역까지 모두가 주인공
- 유수경 기자
(서울=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 = '부산행'이 드디어 1천만 고지를 점령했다. 개봉 전 유료시사로 변칙 개봉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정식 개봉 이후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며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B급 장르로 치부되던 좀비물을 영리한 상업영화로 만들어낸 연상호 감독의 능력도 칭송받았다.
배우들의 존재감 또한 대단했다. '좀비 잡는 남자' 마동석을 비롯해 공유·김수안 부녀의 열연, 만삭의 상태로 고군분투하는 정유미, 이기주의의 끝을 보여주는 김의성 등 살아있는 캐릭터들이 영화에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러닝타임 118분이 아쉬울 만큼 빠르게 극이 전개된다. 밀폐된 열차 안, 아비규환 속에서 각자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좀비라는 비현실적 소재 속에서 현실과의 접점을 이끌어내며 관객들의 몰입을 돕는다.
엄마가 있는 부산에 데려다 달라는 딸(김수안 분) 때문에 기차에 오른 펀드 매니저 석우(공유 분)는 언제나 일이 우선인 남자다. 하지만 좀비의 습격이 이어지자 딸을 지키기 위해 온몸을 내던진다. 피로 물든 흰 셔츠를 입은 채 좀비떼를 뚫고 나가는 젊은 아빠의 모습에 여성 관객들은 열광했다.
성인 못지않은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준 아역 김수안도 대단했다. 그에게 반한 연상호 감독이 시나리오상 아들이었던 석우의 아이를 딸로 수정했다는 일하는 유명하다. 극 후반부 관객들의 눈물샘을 제대로 자극하는 것도 바로 김수안이다.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정유미와 마동석 부부 역시 흥행의 일등공신이다. 특히 마동석은 임신한 아내 성경(정유미 분)과 함께 부산으로 향하는 열차에 탑승한 상화 역을 맡아 짜릿한 액션을 선보인다. 화장실 앞에서 아내를 기다리며 그녀의 말 한마디에 쩔쩔 매는 귀여운 남자지만, 위기 상황이 닥치자 헐크처럼 변모해 아내를 포함한 사람들을 지켜낸다. 액션과 코믹을 절묘하게 반죽하는 마동석 특유의 매력이 '부산행'에서 폭발했다.
'분노 유발자' 김의성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이기적인 고속버스 회사 상무 용석으로 분한 그는 상황이 나빠질수록 악마 같은 근성을 뿜어내며 주인공들을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차갑고 비열한 눈빛은 그의 전매특허다.
수많은 좀비 배우들 또한 '부산행'의 숨은 주역이다. 먼저 첫 번째 감염자를 연기한 심은경은 완벽한 표정 연기와 그로테스크한 몸의 움직임으로 관객들에 충격을 선사한다. 그가 승무원 민지(우도임 분)를 공격하면서 열차 안은 아수라장이 되고, 이들이 목을 물어뜯으며 주변사람들은 좀비로 변해간다.
영화에 등장하는 조·단역 배우들은 모두 좀비의 기괴한 몸짓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이들을 지도한 건 박재인 안무가다. 그는 '부산행'에 등장하는 감염자 각각의 캐릭터를 연령대별, 성별, 공간별로 디자인해 차별화된 좀비 군단을 만들어냈다. 또한 곽태용 특수분장 감독은 100여 명이 넘는 감염자들을 제각각 다른 비주얼로 구상하는 세심함을 보였다.
공유는 좀비 연기를 펼친 배우들에 대해 "관절을 꺾고 그로테스크한 움직임을 표현하는 건 그분들의 역량이다. 그런 걸 구사 할 수 있는 배우들은 한정적이었다. 영화상에서 힘을 줘야 하는 시퀀스에서 그분들의 힘이 컸다"며 "보물 같은 배우다. 다소 엉성할 수 있는 부분에서 상쇄시켜줄 수 있는 포인트를 잡아줘야 하는데 너무나 잘해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uu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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