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IN]'커터' 김시후, 묵묵히 연기로 말하는 배우

(서울=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

"처음 보는 순간, 선한 맑은 얼굴 안에 다양한 색깔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 김시후의 매력과 가치는 이 말 안에 함축돼있다. '커터'를 연출한 정희성 감독의 평이다. 실제로 김시후는 선이 고운 얼굴을 가졌지만, 눈빛은 강하다. 천진난만한 소년의 눈과 세상에 반기를 드는 날카로운 눈이 묘하게 공존한다.

'커터'는 충격적인 성범죄 괴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김시후는 전학생 윤재 역을 맡아 열연했다. 윤재는 낯선 환경 속에 힘들어하고, 그때 다가온 유일한 친구가 세준(최태준 분)이다.

김시후가 '커터'에서 열연했다. ⓒ News1star/ '커터' 스틸

영화에는 술자리에서 여성들에게 합석을 제안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잘생긴 고등학생들이 나온다. 많은 돈을 쉽게 벌 수 있다고 좋아했던 아르바이트지만 만취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와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다. 이들은 점차 빠져나올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고 관객들의 궁금증도 커져간다.

최태준과 김시후는 혼란스러운 10대의 심리와 상황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연기했다. 특히 김시후는 감정의 소용돌이 안에서 다각적 감정 변화를 보여주며 12년차 연기 내공을 발산했다.

알고 보면 김시후의 필모그래피는 화려하다. 청소년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해 박찬욱 감독의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이영애와 파격 연기를 선보였다. 당시 어린 소년의 강렬한 연기는 관객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김시후와 최태준이 '커터'에서 열연했다. ⓒ News1star/ '커터' 스틸

'써니'에서는 심은경과 민효린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꽃미모를 과시했고 '마이웨이'에서는 장동건과 호흡을 맞췄다. 이보다 오래 전 '구타유발자들'에선 연기파 대선배 오달수, 한석규, 이문식과 함께 연기했다.

류승완 감독과의 인연도 깊다. 10년 전 '짝패'에서 김시후는 류승완 감독의 아역으로 출연했다. 그 인연으로 천만 영화 '베테랑'에도 출연했다. 극 중 막내 형사로 등장,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며 극에 재미를 더했다.

김시후를 만나보면 아이돌 같은 외모에 말주변도 제법 있다. 그러나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기보다 연기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실력으로 인정 받기 전 이슈몰이부터 하고 보는 일부 신인들의 모습과 확연히 대조된다.

현장에서도 집중력이 뛰어난 배우로 알려져 있다. '커터'에서 호흡을 나눈 최태준은 "(김시후)형은 작품에 임할 때 굉장히 집중력이 있는 배우다. 내가 장난기가 많은데 감히 장난을 칠 수가 없다. 형과는 항상 다음신을 생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커터'는 오는 30일 개봉된다.

uu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