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th BIFF]해운대 포장마차촌, '필수코스'는 옛말?
- 유수경 기자
(부산=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 = 올해로 20주년, 어느덧 성년이 된 부산국제영화제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지난 1일 개막식에서는 갑작스런 폭우로 비행기가 결항되고, 배우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나 발 빠르게 교통수단을 변경한 이들은 무사히 부산에 안착하며 영화제의 개막을 축하했다.
부산국제영화제 하면 떠오르는 곳은 바로 '해운대 포장마차촌'이다. 영화제를 찾은 이들이라면 톱스타들이 허름한 포차촌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을 한번쯤은 다들 봤을 것. 하지만 소문이 자자한 만큼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어 스타들이 술자리를 제대로 즐기기란 쉽지 않다.
지난 1일 밤, 폭우가 내린 뒤의 포차촌은 고요했다. 김태용 감독과 탕웨이가 이곳을 찾았고, 잠깐씩 들른 이들은 있었지만 레드카펫을 밟은 다양한 스타들의 모습을 만나긴 어려웠다.
이곳에서 오랜 기간 장사를 해온 A씨는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지 사람이 없다. 작년 개막일에는 이것보다 훨씬 사람이 많았다"며 "영화제 때가 가장 성수기라 상인들에겐 중요한 시기다. 주말이 되면 손님도 많아질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튿날인 금요일 밤, 그의 바람대로 포차촌은 북적였다. 전날과는 사뭇 달라진 풍경이었다. 다수의 영화인들과 방송인, 일반인들이 뒤섞여 부산의 밤을 만끽했다. 지난 해에도 이곳을 찾았던 유아인은 또 한 번 모습을 드러내 일대를 술렁이게 했다. 대기 중이던 방송사 관계자들은 앞다퉈 그의 모습을 담아내기 바빴다.
이밖에도 다양한 배우들과 제작사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KBS를 통해 개막식 생중계를 했던 팝칼럼니스트 김태훈은 정신과 전문의 양재진 원장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들은 웬만한 배우 못지않은 인기를 과시하며 쇄도하는 사진 요청에 웃으며 응했다.
그러나 기다림에 비해 많은 스타들이 이곳을 찾진 않았다. 개막일 밤에는 어벤져스급 캐스팅으로 불리는 '아수라'와 '무뢰한' 배우들이 함께 불고기집에서 식사를 했지만 술자리가 포차촌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2일에도 스타들은 공식 행사에 참여한 뒤 지인들과 소소하게 시간을 보내거나 숙소 근처 이자카야 등지에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톱스타 B씨는 "포차촌이 명소이긴 하나, 막상 가면 편안하게 술을 마시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부담이 된다"며 "안주값이 너무 비싼 것도 마음에 걸린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포차촌에서는 랍스터가 인기 메뉴인데 한마리에 15~20만원을 호가한다. 일부 상인들은 고가의 안주를 시키지 않으면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 경우도 있어 일반인들의 불만의 소리도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 포차촌에서는 다른 곳에서 느끼기 어려운 정겨움이 분명히 있다. '여신' 탕웨이가 부산을 찾을 때마다 이곳을 들르는 이유도 소박하고 따뜻한 포차촌만의 공기를 알기 때문일 것이다.
uu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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