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IN]'암살' 하정우, 그 무한 변주의 가능성

(서울=뉴스1스포츠) 장아름 기자 = "내게 하와이 피스톨 역할이 오지 않았다면? 글쎄요."

영화 '암살'(감독 최동훈)에서 하와이 피스톨 역할 제의가 오지 않았다면, 혹여 다른 캐릭터로 출연 제의를 받았다면 그래도 출연을 결심했을 것이냐고 물었던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곰곰이 생각한 끝에 배우 이정재가 열연한 염석진 역할이 매력적이었을 것이었다고 답했지만 그래도 하와이 피스톨 역할이 아니었으면 출연 자체를 고민했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름부터 낭만적인, 그래서 배우 하정우의 '암살' 출연 계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캐릭터가 바로 하와이 피스톨이다. 그는 상하이의 무법자이자 독립군을 제거해달라는 의뢰를 받은 청부살인업자이기도 하다. 상하이의 미라보 호텔 카페에서 갑작스러운 신분증 검사에 당황한 안옥윤(전지현 분)의 남편 행세를 하며 위기를 피하도록 도운 것으로 인연을 시작한다.

영화 '암살'이 흥행 중인 가운데 출연 배우 하정우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 News1 스포츠 / 영화 ´암살´ 스틸

하와이 피스톨은 '암살'의 진한 여운을 배가 시키는 캐릭터 중 하나다. 불운의 시대 속에서도 낭만과 여유와 유머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인물이기도 한데, 하정우가 아니었다면 그 누가 하와이 피스톨 역할을 해냈을까 싶을 만큼 그에게 꼭 맞는 캐릭터다. 최동훈 감독의 탁월한 캐릭터 조형도 한 몫했겠지만, 온전히 자신만의 캐릭터로 만든 하정우의 소화 능력이 상당했다는 평가다.

연간 두 작품 이상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고, 본인 스스로도 '다작 배우'임을 인정했지만 그럼에도 매번 스크린에서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타고난 연기력도 그가 갖고 있는 자산이기도 하지만 그간 연기했던 캐릭터에 이식해왔던 자신의 개인성을 변주시키는 능력도 매우 탁월하다. 그래서 공백기 없이 관객들과 만나면서도 그의 다음 연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그의 탁월한 변주 능력은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연마하고 경험치를 올린 덕이다. 그 역시 정체되지 않기 위해서는 도전을 통해 성장하고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역시 많은 관객들이 여전히 하정우를 사랑하는 이유는 그가 늘 일정 수준의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검증받는 배우'로 도전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하정우는 하와이 피스톨 역을 통해 충무로에서의 독보적인 영역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출연 작품에 대한 목표 의식도 중요하지만 목적 의식을 중요시 여기는 자세 역시 그를 신뢰하게 하는 부분이다. "관객들이 내가 출연하는 영화를 재미있어 해주고 그 관객들과 함께 희로애락을 느끼며 늙어가는 과정이 즐겁다"는 말처럼 그 과정이 하정우를 끊임 없이 연기하게 하는 목적 의식이 아닐까 싶다.

aluem_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