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책]'박물관이 살아있다3' 추억과 웃음, 마지막 밤을 수놓다
- 명희숙 기자
(서울=뉴스1스포츠) 명희숙 기자 = 판타지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난 시리즈와 소재, 출연자들 면면에서 이번 이야기는 크게 차별성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그 점이 무엇보다 '박물관이 살아있다3'를 기존 마니아와 새 관객을 동시 유인할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비밀의 무덤'(감독 숀 레비/이하 박물관이 살아있다3)은 밤마다 모든 것이 살아나는 뉴욕 자연사 박물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박물관의 야간 경비원 래리(벤 스틸러 분)는 지난 시리즈에 이어 이번에도 모험의 중심 구실을 한다. 이번에는 친근한 뉴욕 자연사 박물관을 벗어나 황금석판의 비밀을 알기 위해 무대를 대영박물관으로 옮긴다.
새로운 박물관에서의 마법의 밤이 펼쳐진다고 해서 친숙했던 등장인물과 이른 이별을 고한 것은 아니다. 래리 킹을 따라 뉴욕 자연사 박물관의 핵심 멤버들이 함께 모험을 나선다. 故 로빈 윌리엄스를 필두로 오웬 윌슨, 스티브 쿠건 등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를 함께 했던 인물들 대다수가 이번에도 극을 이끈다.
'박물관이 살아있다3'는 기존 이야기의 틀을 충실히 지켜나가면서도 신선한 볼거리를 추가하며 판타지 가족 영화로서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특히 벤 스틸러는 새로운 등장인물인 네안데르탈인 라와 래리를 동시에 연기하며 관객들에게 기묘한 웃음을 선사한다. 등장인물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중세 원탁의 기사인 랜슬롯(댄 스티븐스 분)은 허세 가득하면서도 엉뚱한 말과 행동으로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또 런던의 명물인 트라팔가 광장의 사자상과 대영 박물관의 다양한 전시품들은 어린 관객과 함께 온 성인 관객에게도 충분한 시각적 만족을 제공한다. '박물관이 살아있다3'는 티켓의 가루다, 중국 뱀용 시앙류 등 동양의 전시물까지 등장시켜 거대한 스케일과 현란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박물관이 살아있다3'는 화려한 마지막 밤의 긴장감을 극 후반까지 충실히 이어간다. 다소 급하게 등장인물 간의 갈등을 마무리하는 극은 조금 특별한 마지막 인사를 관객들과 나눈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등장인물들의 믿음직한 인솔자 테디 루즈벨트로 분했던 로빈 윌리엄스는 마지막 밤을 누구보다도 담담하게 맞이한다. 그는 유작이기도 한 이번 작품 말미에서 "이제 다음 모험을 떠날 시간이 됐네"라고 말하며 팬들과 작별인사를 나눈다.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의 엔딩크레딧과 다르지 않은 그의 대사에서 성인 관객들은 한 시대의 추억을 고스란히 마음에 담을 수 있다.
'박물관이 살아있다3'는 기존의 스토리에서 과하게 잔가지를 치지 않고 적재적소에 신선한 캐릭터와 상황을 배치해 안정감을 기본적으로 추구한다. 기존 시리즈의 팬들을 충분히 배려하며 새로운 관객들에게도 친절하게 판타지를 펼쳐낸다. 마지막 모험을 마친 '박물관이 살아있다3'는 추억과 웃음, 그 미묘한 감정의 줄타기를 적절하게 한 듯하다. 지난 14일 개봉.
reddgreen3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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