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재자' 박해일, 아버지의 마음을 읽다(인터뷰①)
- 윤한슬 기자
(서울=뉴스1스포츠) 윤한슬 기자 = “올해 서로 다른 작품을 연달아 했는데 운이 좋았네요.”
박해일은 천상 배우였다. 한 달 새 연달아 두 작품을 개봉하면서도 오히려 에너지가 넘쳐 보였다. 그는 지난 2일 개봉한 ‘제보자’(감독 임순례)에 이어 30일 ‘나의 독재자’(감독 이해준)까지 개봉했다. 다행히 촬영 시기는 겹치지 않았지만 올해 쉴 틈없이 달려왔다.
“힘들다는 생각을 별로 안 들어요. ‘제보자’는 지난겨울에 촬영했고 ‘나의 독재자’는 올봄부터 초여름까지 촬영했는데 올해만 전혀 안 쉬고 연달아 일을 했어요. 캐릭터나 영화 스토리가 비슷한 점이 없어서 덜 지쳤어요. 운이 좋았죠. 매 해마다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박해일은 ‘제보자’에서 후배 유연석과 호흡을 맞춘 것에 이어 ‘나의 독재자’에서는 선배 설경구와 부자지간으로 출연했다. 선배와 후배 중 선호하는 파트너가 있기 마련. 하지만 박해일의 생각은 달랐다.
“후배든 선배든 다 잘 맞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다행히 잘 맞았고요. 연석씨와는 역할적인 관계가 서로 보호하고 믿어줘야 하는 관계였는데 실제로 궁합이 잘 맞았어요. 설경구 선배와는 부자지간이었는데 평소 좋아하는 선배여서 그런지 더 빨리 적응했어요. 선배도 저를 아들로 대하려고 노력하셨고요.”
박해일은 77년생으로 올해 38세, 설경구는 68년생으로 47세다. 두 사람의 나이는 열 살도 채 차이 나지 않지만 이들의 부자 연기에서 어색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선후배 사이임을 의심하게 할 만큼 완벽하게 아버지와 아들로 분했다.
“촬영을 준비할 때는 어떻게 보일까 궁금했었어요. 신기하게도 막상 촬영을 들어가니까 나이 차이 때문에 힘든 점은 전혀 없더라고요. 의외로 빨리 적응을 했어요. 그래서 이야기에 좀 더 쉽게 빠져든 것 같아요.”
“설경구 선배님이 아버지로서 쉽게 다가와 주셨고 저도 아들로서 부담감 없이 다가갔어요. 서로 마음의 문을 열어놓는 느낌이 보였기 때문에 부자지간의 관계가 이뤄진 게 아닌가 싶어요. 또 태식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아역 배우가 제가 등장하기 전에 너무 잘 해줬고 그 바통을 잘 이어 받은 덕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박해일은 배우 역사에 있어서 ‘나의 독재자’를 통해 처음으로 부자 연기를 펼쳤다. 이처럼 긴 호흡으로 부자 연기를 하는 것은 처음이기에 조금 더 특별했다. 극 중 배경으로 등장한 90년대에 20대 초반이었던 자신을 추억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아들의 입장에서 부모를 떠올리기도 했다. 만약 그에게 태식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는 부모에게서 등을 돌릴 수 있을까. 이 질문을 들은 박해일은 순간 고민하기 시작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태식의 정서를 공감해요. 그런데 영화에서는 아버지가 먼저 떠난 것 때문에 정확히 대입하기가 어려워요. 살다보면 언젠가는 서로 자연스럽게 헤어지잖아요. 언제 헤어질 지는 각자의 선택이죠. 그런데 저는 아버지가 가정만을 위해서 사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버지도 잘하고 싶은 소망이 있을 텐데 자식들은 그걸 알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죠.”
박해일은 누군가의 아들이지만 동시에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박해일이 이 영화에서 완벽하게 태식에 동화될 수 있었다. 그러나 박해일은 ‘나의 독재자’에서 보여준 것처럼 매번 맡는 캐릭터마다 카멜레온처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해일의 다음 도전은 무엇이 될까. 그가 보여줄 앞으로의 연기 변신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다.
hs051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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