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책]리암 니슨의 고독과 하드보일드 정취가 어우러진 ‘툼스톤’
- 장아름 인턴기자
(서울=뉴스1스포츠) 장아름 인턴기자 = 사립탐정 맷 스커더(리암 니슨 분)는 중독 치료 모임에서 만난 피터(보이드 홀브록 분)의 동생 케니(댄 스티븐스)로부터 한 사건을 의뢰받는다. 케니는 맷에게 범인이 제시한 금액의 40%만 보내자 아내의 신체 중 40%만이 돌아왔다는 잔혹한 범행 행각에 대해 이야기한다. 맷은 도서관에서 만난 흑인 소년 TJ의 도움으로 케니의 사건을 조사하다 연쇄살인범이 마약밀매업자의 가족 중 여자들만을 노린다는 것을 알게 되고, 다음 범행의 타깃이 된 러시아 마약밀매업자의 14세 딸을 구하기 위해 나서게 된다.
영화 ‘툼스톤’(감독 스콧 프랭크)은 미국 소설가 로렌스 블록의 원작 소설 ‘무덤으로 향하다’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잔혹하게 살해된 아내의 복수를 의뢰받은 전직 형사와 빈틈없는 연쇄살인범들의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을 그린다. 영화 ‘테이큰’과 ‘논스톱’으로 할리우드 액션 스릴러 장르에서 괄목할 만한 흥행성적을 거둔 배우 리암 니슨이 주연으로 등장한다. ‘툼스톤’의 연출과 각본은 영화 ‘더 울버린’, ‘마이너리티 리포트’ 등 흥행작의 시나리오를 집필했던 스콧 프랭크가 맡아 소설의 하드보일드한 느낌을 한껏 살려냈다.
‘툼스톤’은 시작부터 영화 전반에 자욱하게 깔린 하드보일드한 정취로 스크린을 압도한다. 극 중 배경이 되는 1999년 브루클린의 삭막한 겨울은 과거 실수로 인해 알코올 중독에 빠진 맷 스커더의 고독한 내면에 즉각적으로 이입하도록 유인한다. 로렌스 블록의 소설에서 뉴욕이라는 도시가 극 분위기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스콧 프랭크 감독은 채도를 단조롭게 뺀 색채로 스크린을 가득 메웠다. 이는 하드보일드 스타일 특유 비정하고 건조하며 냉소적인 느낌을 부각시키며, 극 후반부 잔혹하고 폭력적인 장면보다 긴 여운을 남기는 강한 힘을 발휘한다.
영화는 범인을 찾아가는 추격 과정에 집중한다. 눈요깃거리가 될 만한 화려한 추격 신이라기보다, 맷이 범인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정보를 하나씩 수집해나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적재적소에 활용된 사운드 효과와 긴장감을 높이는 미장센으로 긴장감을 쥐었다 펴는 능력이 탁월하고, 범인들을 찾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단서나 기타 장치들이 영화 전체의 유기성을 유지한다. 특히 맷과 주변 인물들을 둘러싼 관계를 다루는 촘촘하고 짜임새 있는 플롯 때문에 영화의 밀도가 높다고 느껴진다.
리암 니슨이 연기하는 맷 스커더라는 인물은 기존 스릴러물의 히어로처럼 빠른 두뇌회전 능력과 재빠른 액션 실력을 소유한 인물이 아니다. 형사의 직감과 본능에 의지하는 캐릭터다. 할리우드 영화의 정형화된 주인공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맷이 지니는 현실과 감정의 무게가 다소 무겁고 진중하다. 교회 중독 치료 모임에 나갈 만큼 자신의 알코올 중독 상태에 고뇌하는, 다면적인 인물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후반부 범인과 대치하는 장면에서 기도문을 되새기는 장면은 죄의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연약한 인간 군상의 단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툼스톤’은 리암 니슨의 화려한 액션 대신 그의 섬세한 심리 연기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 영화라고 볼 수 있다. 도덕적인 판단을 배제하는 하드보일드 장르와 고뇌형 인간의 만남이 아이러니한 매력을 자아낸다. 영화가 관찰자 시점에서 서사를 진행하는 만큼 인물의 내면과 극 중 상황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진 않지만, 계속되는 유기적인 장치와 인물 묘사, 섬세한 연출이 극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준다. 밀레니엄 버그인 Y2K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며 1999년이 혼란을 겪고 있는 시기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치밀함도 돋보인다. 스콧 프랭크가 곳곳에 배치한 소품, 그림, 크로키 등 영민한 맥거핀 장치들이 서스펜스의 방점을 찍는다. 오는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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