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군도' 출연 만류…나 강동원인데? 자신 있었다"(인터뷰)

(서울=뉴스1스포츠) 안하나 기자 = 대한민국 여성 중 이 남자배우를 좋아하지 않는 배우가 있을까? 작은 얼굴에 동글동글한 두 눈, 미소가 예쁜 남자 강동원이다.

강동원은 영화 '늑대의 유혹'에서 우산을 들고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며 전국을 '강동원 앓이'로 만들었다. 이후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M', '전우치', '의형제'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다가갔다.

그런 그가 군대에서 시간을 보낸 후 4년 만에 '군도'로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강동원은 서자의 설움을 딛고 양반인 아버지에게 사랑을 얻기 위해 백성들에게 수탈을 일삼는 검의 달인 조윤 역을 맡았다.

하지만 강동원은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비주얼 악역'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또 한 번 대한민국을 '강동원 앓이'로 만드는 중이다.

배우 강동원이 4년 만에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 속 조윤 캐릭터로 스크린에 컴백했다. ⓒ News1스포츠 권현진 기자

- 4년 만의 복귀작으로 '군도'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군대 제대 이후 처음으로 만난 감독님이 윤종빈 감독님이었어요. 감독님께서 절 만나자 만자 '군도'의 시나리오를 주셔서 차근차근 읽어봤죠. 읽고 난 뒤 조윤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어서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이에 감독님께 연락을 해 '하고 싶다'고 강력히 어필했고 출연하게 됐답니다."

- 조윤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더불어 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컸을 것 같은데"사실 조윤이라는 배역을 연기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만류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분량도 적은데 복귀작으로 선택하는 것에 무리가 있지 않겠느냐는 반응이었죠. 또 연기 잘한다는 배우들이 한 영화에 대거 출연하는데 네가 보이기나 하겠느냐는 걱정도 많았던 거죠. 하지만 전 많은 배우들 사이에서 돋보일 자신감이 있었기에 보여줘야겠다는 각오로 더 열심히 촬영에 임했어요. '내가 강동원인데'라는 생각이었죠."(웃음)

- '악역 같지 않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강동원 본인이 생각하는 조윤은 어떤 사람인가"조윤은 잔인하게 사람들을 죽여요. 악역이죠. 하지만 죽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점차 드러나고, 이러한 부분들이 여성들의 마음을 동요시켜 악역으로 보지 않게 만든 것 같아요. 그렇다고 연민만으로 악역을 악역으로 보지 않으면 안 되겠죠?"

- 조윤 캐릭터를 논하는데 있어 액션을 빼놓을 수 없다. 정두홍 무술감독이 강동원 씨를 보고 "칼을 가장 잘 쓰는 배우"라고 칭찬했다"감사하게도 정 감독님께서 잘 봐주신 것 같네요.(웃음) 이번에 '군도' 속 조윤 역할을 위해 액션 연기에 중점을 둔 것은 사실이에요. 긴 칼을 사용했기에 최대한 손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연습했어요. 대역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직접 했죠. 왠지 이번 작품은 대역보다는 스스로 해내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 '군도'에는 수많은 액션 장면이 등장하지만극 말미 조윤과 '군도' 무리들과 1대 20으로 싸우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이 장면이 영화 촬영 중 가장 오랜 시간을 소요한 장면이에요. 11일에 걸쳐 완성해낸 장면이죠. 윤종빈 감독님께서 당시 '이 싸움 장면은 롱테이크로 갈 예정이니 계속 액션 연기를 펼쳐 달라’고 주문하셨어요. 그래서 더 심혈을 기울려 찍었던 것 같아요. 많은 관객 분들께서 보고 난 뒤 멋있다고 해주시니 뿌듯합니다."

배우 강동원이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를 찍으면서 배우 하정우와 돈독한 친분이 생겼음을 밝혔다. ⓒ News1스포츠 권현진 기자

- 조윤과 가장 많이 부딪치는 돌무치 역의 배우 하정우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하정우와는 어떤가?"하정우 씨를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알게 됐어요. 초반에는 서먹서먹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친한 형 동생 사이가 됐죠. 특히 하정우 씨와 둘이 액션 대결을 펼치는 장면에서는 저를 먼저 생각하고 많은 배려를 해주셨어요.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네요."

- 하정우와 영화 외적으로 친분을 쌓은 것이 있다면?"하정우 씨와 촬영이 끝나면 맛집 투어를 했어요. '군도' 촬영지가 강원도였기에 분량이 끝나면 딱히 할 것이 없더라고요.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꺼내 인터넷을 검색하게 됐죠. 그러다 맛집을 발견하고, 모든 촬영이 끝나면 다음 일정처럼 다 함께 이동했어요. 하하. 하정우 씨와 먹어본 음식 중에 막국수 집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 '군도' 포스터에 등장하는 뭉치면 백성, 흩어지면 도적이라는 카피 문구가 이색적이다"솔직하게 말하면 제 대사가 아니라 깊게 생각해 보지는 않았어요. 제 대사 중 기억에 남는 거 말해도 될까요? 조윤이 한 대사 중 '타고난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 생을 걸어 본 자가 있거든 나서거라. 그 자의 칼은 받겠다'가 있어요. 이 대사 속에 영화의 주제가 담겨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뭉치면 백성 흩어지면 도적이지만, 내재된 이야기는 운명을 바꾸고자 했던 자와 세상을 바꿔보려고 했던 무리들의 대결이에요. 결국 암울한 시대에 대다수를 대변하는 사람들의 대결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동원은 배우로서 목표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는 "세계 최고의 배우가 되고 싶다. 데뷔 때부터 이 목표는 변함이 없었고, 지금 그 길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달라"고 밝혔다.

할리우드에 진출하기 보다는 할리우드에 대적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강동원. 원대한 꿈만큼 앞으로 그가 펼칠 연기를 더욱 기대하고 주목해 본다.

ahn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