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 '살인의 추억' 제쳤다…스릴러 최고 흥행작

실화 소재·배급 시기·전 세대 향한 호소력 주효

영화 '숨바꼭질' 포스터. © News1

영화 '숨바꼭질'(감독 허정)이 5일 2003년작 '살인의 추억'(감독 봉준호)을 누르고 역대 스릴러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제공·배급사 NEW에 따르면 '숨바꼭질'은 이날 오전 10시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누적관객수 525만5627명을 기록했다. 이로써 '숨바꼭질'은 개봉 23일 만에 '살인의 추억'의 총 관객수 525만5376명을 앞서며 10년 만에 역대 스릴러 최고 흥행작의 역사를 다시 썼다.

지난달 14일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당일 역대 스릴러 최고 오프닝 성적인 29만3920명을 모아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다. 개봉 4일 만에는 '은밀하게 위대하게'(감독 장철수)와 같이 역대 최단 기간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영화가 됐다. '숨바꼭질' 제작비는 25억원이며 손익분기점은 관객 140만명이었다.

개봉 첫 주에는 누적관객수 212만6117명(8월18일 기준)을 돌파하며 역대 스릴러 사상 최고의 개봉 첫 주 성적표를 기록했다. 개봉 19일째 관객수 500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스릴러 흥행작 2위에 올랐다. 개봉 4주차인 현재에도 박스오피스 3위 안에 들며 순항 중이다.

영화 '숨바꼭질'의 한 장면(NEW 제공). © News1

'숨바꼭질'은 실화를 소재로 한 탄탄한 시나리오, 배급 시기, 전 세대를 아우르는 호소력 등으로 여름 극장가 블록버스터들 사이에서 틈새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우선 '숨바꼭질'은 2008년 도쿄를 시작으로 전 세계를 경악하게 한 초인종 혹은 숨바꼭질 괴담에서 시작됐다. 누군가 거주자의 성별, 숫자 등을 초인종 옆에 의문의 암호로 표시한 뒤 범죄에 악용한다는 이 괴담의 영화화는 관객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이와 관련해 허정 감독은 "요즘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것은 귀신이 아니라 피부에 와 닿는 현실적인 두려움"이라고 말했다. 가장 안전한 곳이라 여겼던 일상적인 공간인 집이 가장 위험하다는 흥미진진한 소재는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공포감을 심화시켰다. 현실적인 소재에서 관객들이 공감과 충격을 더 잘 느꼈기 때문이었다.

여름 방학 기간인 8월에 개봉한 점도 흥행력의 바탕이었다. 애초 '숨바꼭질'은 지난 4월 촬영을 마치고 가을께 개봉할 예정이었다. 이 영화는 편집본 내부 시사 후 영화에 대한 자신감으로 개봉일을 앞당기면서 무더운 여름 관객들을 서늘하게 하는 스릴러 영화로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다.

또한 '숨바꼭질'은 전 세대의 눈길을 끌며 꾸준히 흥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손현주, 문정희, 전미선 등 스타성이 아니라 연기력을 내세운 배우들의 호연도 폭넓은 연령층을 사로잡았다.

이에 대해 NEW 측은 "기존 스릴러가 20~30대 층에 국한된 장르였다면 '숨바꼭질'은 스릴러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장르로 만들며 관객층을 확장시켰다"며 "10·20 세대들에게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통쾌한 스릴을 30·40 세대들에게는 '부동산 스릴러'라고 통할 정도로 내 집 마련과 가장들의 가족을 지키기 위한 사투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gir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