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규·엄지인 아나 "영자와 철규로 '아침마당' 더 젊어졌으면" [N인터뷰]②
- 안태현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KBS 1TV '아침마당'에서 1년 넘게 호흡을 맞추고 있는 엄지인 아나운서와 박철규 아나운서가 이번에는 매니저와 트로트 가수로 변신했다. 유튜브 채널 '영자의 전성시대'를 통해 시작된 프로젝트로, 박철규 아나운서는 트로트 가수 '철규'가 됐고, 엄지인 아나운서는 철규의 매니저 '엄영자'로 분해 색다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음원도 발매됐다. 지난 2일 철규의 이름으로 '일등이야'를 발매한 박철규 아나운서는 피처링을 맡은 '영자' 엄지인 아나운서와 이미 '아침마당'에서 데뷔 무대를 펼쳤고, KBS 1TV '전국노래자랑' 부안군 편에서도 무대를 꾸미면서 본격적으로 가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전은 계속된다. KBS 구내식당에서 특식이 나오는 날에 디너쇼를 꿈꾼다는 이들의 말이 농담처럼 느껴지지 않다는 건, 이들의 도전이 진심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도전을 통해 '아침마당' 역시 더욱 젊게 변모하고 싶다는 진심은 박철규 아나운서와 엄지인 아나운서의 열정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최근 박철규 아나운서와 엄지인 아나운서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KBS 신관에서 뉴스1이 만났다. 엄영자와 철규로 '가나운서'(가수 아나운서)의 새로운 길을 열게 된 두 사람에게서 이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N인터뷰】 ①에 이어>
-어느새 '아침마당'에서 호흡을 맞춘 지 1년이 넘었는데, 서로의 호흡은 어떤가.
▶(엄지인) 저는 호흡이 안 맞았던 적이 없고 불편했던 적도 없다. 오히려 불편한 건 박철규 아나운서가 더 많았을 거다.
▶(박철규) 저는 사실 '아침마당'이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어려웠다. 제 전에 진행하셨던 선배님들이 워낙 대단한 분들이었기 때문에 진행에 대한 압박감과 부담감도 있었다. 그런데 (엄지인) 선배와 같이 하면서 제가 어떤 캐릭터로 자리 잡으면 좋을지,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이 저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해 줬다. 제가 말실수를 해도 그런 모습이 귀엽게 보일 수 있도록 선배가 잘 만들어주셨다. 그런 것들이 제가 1년 넘게 '아침마당'에 잘 안착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엄지인) 사실 '아침마당' MC로 들어오는 게 굉장히 부담스럽다. 저도 처음 들어왔을 때 '이금희 후임'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서 정말 힘들었다.
▶(박철규)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담을 조금 내려놓게 됐다. '나도 이금희 선배 후임이었어'라고 얘기해주시면서 부담을 덜어주셨다.
-엄지인 아나운서는 평소 후배들을 잘 챙기기로 유명한데, 박철규 아나운서가 실제로 느끼기에는 어떤가.
▶(박철규)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방송에서는 재미를 위해 조금 더 갑과 을의 관계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선배는 사실 표현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런데 뒤에서 제가 힘든 일이 있거나 애로사항이 있으면 '이렇게 해서 정리했어', '이렇게 이야기해 놓았어'라고 알려준다. 그런 부분을 통해 '선배가 나를 많이 챙겨주고 있구나'라고 뒤늦게 알게 된다. 알게 모르게 고마운 부분이 많다.
▶(엄지인) 저는 후배들에게 밥 한 끼 더 사주거나 무언가를 해주는 것보다, '너를 생각해서 이런 프로그램 같이하자', '이런 프로젝트 같이하자'고 실제 기회를 만들어주는 방식으로 챙기는 걸 좋아한다. 예전보다 그런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일이 많이 없어졌는데, 가능하다면 뭐라도 만들어주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한다. 다만 살갑게 밥을 잘 사주는 스타일은 아니다.(웃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아나운서라는 직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지 않나.
▶(엄지인) 정말 감사한 게, '영자의 전성시대'를 제가 혼자 다 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PD 두 분과 메인 작가를 포함한 작가 세 분이 정말 본인들 일처럼 열심히 해주고 있다. 그분들도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유튜브를 한다는 생각으로 정말 모든 걸 쏟아붓고 있다. 홍보 자료도 직접 만들어주시고 섭외도 적극적으로 해주신다. 저도 섭외를 많이 하지만 제작진이 본인 일처럼 해주고 있다.
▶(박철규) 제작진 모두가 정말 진심이다. 제작진 중에는 체중이 8㎏ 넘게 빠졌다는 분도 있을 정도다. 노래를 내는 과정도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이 필요했다. 저희는 MC로서 가수를 만나는 입장이었는데 직접 노래를 녹음하고 음원을 등록하고, 안무를 제작하고 안무가와 댄서들을 섭외하는 과정까지 경험했다. 제작진이 한정된 제작비 안에서 최대한 좋은 퀄리티를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
▶(엄지인) 저는 곡만 받아오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곡을 받아오면 녹음해야 하고, 스튜디오에서 믹싱도 해야 하고, 스튜디오를 사용하는 데도 비용이 들어간다. 앨범 재킷 사진도 찍어야 하고 음원 등록도 해야 했다. 또 방송 심의도 받아야 했다. 저희는 KBS, MBC, SBS를 비롯해 원음방송, TBS, CBS 라디오까지 모든 방송사 심의를 받았다.
-'영자와 철규'로 변신한 후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
▶(박철규) '전국노래자랑'에 나갔을 때 부산에 계신 가족들이 부산에서 전북 부안까지 직접 와주셨다. 제작진과 관중들이 먹을 음식도 싸 오고 플래카드도 만들고 간식 박스도 준비해 주셨다. 어머니께서는 제가 어릴 때 가수의 꿈을 꾸는 것을 말리셨다. 그래서인지 미안한 마음도 있으셨던 것 같다. '전북 부안이 아니라 파주나 땅끝마을에 가더라도 내가 꼭 가겠다'고 말씀하셨다. 예전 같으면 굳이 오시라고 하지 않았겠지만, 어머니에게도 그런 일이 바람이었을 것 같아서 오시라고 했다.
▶(엄지인) 그날 저는 영자였는데 철규 씨 어머니가 제 손을 잡으면서 너무 고맙다고 하셨다. 그게 정말 진심으로 느껴졌다. '우리 아들 꿈을 이렇게 이뤄주는구나'라는 마음이 느껴졌다.
▶(박철규) 선배와 제작진 덕분에 꿈을 실현하게 된 거니까 어머니께서도 정말 고마워하셨다. 처음 아나운서를 준비한다고 했을 때도 부모님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생활을 하길 바라셨던 것 같다. 가수가 되는 길이 워낙 힘든 길이니까. 그런데 제가 조금씩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은 많이 응원해 주고 계신다.
-엄지인 아나운서의 가족은 '영자'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있나.
▶(엄지인) 제 남편은 별말을 안 하는 게 다행이다. 일본에 있어서 실제로 제가 뭘 하고 있는지 바로 보는 게 아니라 영상으로만 본다. 그래서 정제된 모습으로 보니까 '재밌네'라고 하면서 좋은 반응을 보인다. 딸은 오히려 '엄마 그거 안 하면 안 돼?'라고 한다. 가발을 안 썼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집에서는 또 아이들과 함께 '일등이야'를 계속 부르고 있다. 엄마가 가발 쓰는 건 싫어하면서 노래는 좋아하는 것 같다.(웃음)
-최근 아나운서들이 다양한 분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 이런 변신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엄지인) 방송 환경 자체가 변했기 때문인 것 같다. 방송 환경은 이미 많이 변했는데 대중의 시선은 아직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라는 과거의 이미지를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뉴스는 기자들이 많이 진행하고, MC는 가수들이 맡기도 하고, 내레이션은 배우들이 맡기도 한다. 아나운서가 설 자리가 조금씩 없어지는 것도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도 다양하게 활동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런 활동 때문에 본업을 못 하거나 지장이 생기면 안 된다. 본업을 더 잘하기 위해서 하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활동을 통해 '아침마당'과도 새로운 시너지가 생긴 것 같다.
▶(박철규) 무엇보다 저희의 메인은 '아침마당'이다. '아침마당'이 조금 더 젊어지고, 크리에이티브해지고, 더 많은 분들에게 접근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런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 부분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엄지인) 접점이라는 이야기가 정말 좋은 것 같다. 저희가 '전국노래자랑'에 가서 직접 시청자분들과 만나고 호흡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런 접점을 하나 더 만드는 게 저희에게도 좋고 '아침마당'에도 좋은 것 같다.
-'영자'와 '철규'의 활동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엄지인) 저는 이제 정말 박철규 아나운서가 '우리 아티스트'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그냥 동료 MC였다면 이제는 우리의 보물이다. 잘됐으면 좋겠고, 혹시 아프거나 목 상태가 안 좋으면 걱정될 정도다. 정말 잘 키워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시청자분들도 예쁘게 봐주시고 함께 키워주셨으면 좋겠다. '일등이야'를 들으면서 아시안게임에서는 '우리 대표팀 일등이야', 힘들 때는 '당신이 일등이야'라고 생각하면서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
▶(박철규) 저는 입사한 지 4년 정도 됐고 선배는 20년 차인데, 20년 차에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걸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유쾌한 변신'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노래를 듣는 분들도 '나도 뭔가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셨으면 좋겠다. '일등이야'라는 노래 자체에도 특별한 조건 없이 '너 하나만 보고 네가 나에게 일등이다'라는 긍정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 자꾸 듣다 보면 따라 부르게 되는 노래인 만큼,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으면서 하루를 시작하셨으면 좋겠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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