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그루 "워킹맘이라 더 열심히 살게 돼…가늘고 길게 갈래요" [한복인터뷰]
- 안태현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배우 한그루에게 2026년은 너무나 바쁜 한해였다. 브이로그로 시작했던 유튜브 채널을 '그루니까말이야'로 본격 성장시켰고, 이를 계기로 여러 뷰티 프로그램에 섭외되는가 하면 최근에는 본인의 이름을 내건 홈쇼핑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지만, 일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은 결과다.
현재는 사극을 촬영하면서 더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한그루는 이런 바쁜 일정 속에서도 특유의 밝은 에너지를 잃지 않은 모습이었다. 특히 자신이 모델로 있는 남강실크의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모습 속에서는 단아한 분위기까지 강조하면서 색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추석을 맞아 한복을 입고 뉴스1을 만난 한그루. 추석 때도 쉬지 않고 일을 했으면 한다는 한그루의 모습 속에는 그 특유의 강인함까지도 엿볼 수 있게 했다. 남은 한 해에도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이어나가고 싶다는 한그루의 이야기를 더욱 자세히 들어봤다.
-팬들에 추석 인사를 전한다면.
▶명절 잘 보내셨으면 좋겠다. 한해가 너무 빨리 지나가서 저도 벌써 추석이라는 게 실감이 잘 안 난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만큼 요즘 세상도, 연예계도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있고 많은 분들이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계신 것 같다. 경제적인 부분을 비롯해 여러 고민이 잘 해결되고 잘 마무리되는 한 해를 보내셨으면 좋겠다.
-요즘 굉장히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추석 연휴에는 쉴 계획인가.
▶사실 저는 안 쉬고 싶다. 계속 일을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요즘은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감사한 일이기도 하지 않나. 예전에는 명절이나 연말, 새해에는 꼭 쉬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일하는 게 재미있고 좋다. 숍에서 친한 배우 언니들이나 동료들을 만나도 다들 오늘 스케줄이 있는 날이라고 하면 굉장히 즐거워한다. 저도 요즘은 일을 하는 게 재미있다.
-그렇다면 추석 연휴에는 어떤 계획이 있나.
▶명절에는 송편을 만들고, 설에는 만두를 만드는 걸 꼭 한다. 어릴 때 할머니 집에서 송편을 만들었던 기억이 정말 재미있었다. 요즘은 송편을 많이 사 먹지만 저는 밤송편만 좋아하고, 다른 송편은 잘 안 먹는다. 그런데 할머니가 해주시던 밤송편은 정말 맛있었고, 어디에서도 그 맛을 찾을 수가 없더라. 그래서 작년에도송편을 빚었고 올해도 아이들과 함께 만들려고 한다.
-한복이 굉장히 잘 어울리는데, 사극에 대한 욕심도 있었나.
▶지금 마침 사극을 찍고 있다. 작은 역할이긴 하지만 처음 해보는 거라 재미있다. 현장에 가보니 사극을 오래 하신 선배님들이 정말 많더라. 너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에는 너무 춥고 여름에는 정말 덥더라. 9월에 촬영을 갔는데도 너무 더워서 힘들었고 땀띠까지 났다. 선배님들에게 여쭤보니 (영상) 42도에도 촬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구나, 내가 그동안 굉장히 편한 곳에서 일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재미있지만 정말 힘든 현장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육아와 유튜브, 방송, 연기까지 병행하고 있는데, 워킹맘으로서 생활하는 건 어떤가.
▶워킹맘들은 정말 다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쉬는 시간이 없지 않나. 촬영을 같이하고 나서 결혼하지 않은 동료들이 "내일은 하루 푹 쉬어야겠다"고 하면 너무 부럽다. 저는 집에 가면 쉬는 날에도 아이들을 봐야 한다.(웃음) 특히 전날 촬영이 늦게 끝났는데 다음 날 늦잠을 잘 수 있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내일 아이들 학교에 안 데려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있어서 부지런하게 살 수 있는 것 같아 다행이기도 하다. 지금 나이에 저도 혼자였다면 조금 막살았을 것 같다. 아이들 때문에 정신을 차리고 열심히 살게 돼서 감사하고, 이것도 제 인생의 뜻인가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연기 활동을 잠시 쉬는 동안 뷰티 프로그램과 홈쇼핑 등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그 계기는 무엇인가.
▶그 사이에 유튜브를 처음 시작했다. 공백기에 제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면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콘텐츠가 명확하지 않으면 유튜브를 계속 이어가기 어렵고, 콘텐츠가 확실하더라도 게스트 섭외 같은 부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작할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도 쉬는 동안에도 계속 얼굴을 비추고 뭔가 하고 있다는 걸 대중에게 보여드릴 수 있는 건 유튜브밖에 없더라.
유튜브를 하면서 생활 속 뷰티 정보 등을 자연스럽게 전달하게 됐고, 그러면서 뷰티 프로그램도 시작하게 됐다. 유튜브 활동을 하면서 기사도 나고 계속 얼굴이 비치다 보니 작품 제안도 들어왔다. 여러 활동이 계속 연결되더라. 돌이켜보면 유튜브를 시작한 게 굉장히 큰 계기이자 전환점이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예능도 많이 하지 않았는데 새로운 것들을 시작하면서 두려움도 조금씩 사라졌다.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나 역할이 있나.
▶요즘 여자 배우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정말 많이 줄어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저도 지금 나이가 조금 애매한 것 같다.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가 없는 상태에서 지금 제 나이라면 할 수 있는 역할이 더 많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제 연애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를 하기에는 아기 엄마라는 이미지가 있고, 그렇다고 아이 엄마 역할을 하기에는 또 조금 어려 보이는 느낌이 있다. 연기적으로 욕심은 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서 계속 활동을 이어가는 것도 어렵지만 계속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새로운 모습이 있다면.
▶정말 많이 생각해 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잘하는 걸 보여드렸을 때 가장 편하다. 지금까지 저와 비슷한 역할을 많이 해왔지만 그런 역할을 했을 때 제가 화면에서 대중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고유한 매력이 있고, 그 매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계속하다 보니 비슷한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것 같다. 저 역시 밝고 씩씩하게 살고, 열심히 사는 캐릭터를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시는 것 같다. 그래서 저는 제가 가장 잘하는 것을 계속하고 싶다.
-올해 남은 계획이나 목표는.
▶최근에 홈쇼핑 첫 방송을 했는데 정말 너무 떨렸다. 일을 하면서 생방송을 할 기회가 거의 없지 않나. 드라마나 다른 촬영은 편집을 할 수 있고 잘못하면 다시 갈 수도 있는데 생방송은 그렇지 않으니까, 말도 조심해야 하고, 매출과도 연결되다 보니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굉장히 재미있었다. 제가 원래 주변 사람들에게 뭔가를 추천하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좋은 게 있으면 무조건 같이 해야 한다는 주의라서 그런 면에서 제 적성에도 잘 맞는 것 같다. 새롭게 해보는 일이고 첫 경험인 만큼 요즘 가장 많이 공부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잘해서 잘 자리 잡고 싶다. 그게 올해 연말의 가장 큰 목표다.
-앞으로 대중이나 팬들이 한그루에게 어떤 모습을 기대해 줬으면 하나.
▶연기를 할 때도 그렇고 다른 콘텐츠에 나올 때도 옆집 동생이나 아는 동생처럼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유튜브든 홈쇼핑이든 드라마든 어디에서 만나도 불편하지 않고 편하고 재미있는 사람으로 대중에게 비치는 게 늘 저의 꿈이다.
그리고 제 인생의 목표는 정말 '가늘고 길게' 가는 거다. 너무 튀지도 않고 그렇다고 묻히지도 않으면서 가늘고 길게 가는 게 목표다. 그런데 그게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하면 배우로서 계속 생활할 수 있을지, 그걸 잘 풀어나가는 것이 제 숙제인 것 같다.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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