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 진' 우서윤 "'우지원 딸' 아닌 진짜 내 모습 보여주고파" [N인터뷰]①
- 안태현 기자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전 프로농구 선수 우지원 딸 우서윤(22)이 지난 8월 말 열린 '2026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영예의 진(眞)을 차지했다. 어린 시절부터 '우지원 딸'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지만, 이번 미스코리아 진 선출을 통해 우서윤은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대중들에게 알리게 됐다.
그런 우서윤의 모습 속에는 당차면서도, 한국의 아름다움을 생각하는 사려 깊음이 동시에 묻어있었다. 한국외국인학교를 다닌 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위치한 터프츠 대학교(Tufts Univerity)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면서 사회문제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는 우서윤.
최근 뉴스1과 만난 우서윤은 사회문제에 대한 고민, 그리고 미스코리아 진이 된 후 어떤 행보를 이어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얘기하면서 '지덕체'를 모두 겸비한 면모를 엿볼 수 있게 했다.
특히 진으로 당선됐지만, 함께 미스코리아에 도전했던 동기들을 생각하면서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마음"이라고 말하는 모습 속에서는 우서윤의 따뜻한 마음마저 느낄 수 있었다. '미스코리아'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앞으로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 있는 인물로 성장하고 싶다는 우서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스코리아 진에 당선된 소감을 전한다면.
▶아직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응원해 주신 분들이 정말 많았다. 경연 과정에서 기쁘고 즐거웠던 순간도 많았지만 교육을 받으면서 힘들었던 순간들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항상 옆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저희 동기가 26명인데, 다 같이 으쌰으쌰 하면서 정말 고생했고 함께 노력했다. 그래서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수상을 하지 못한 동기들도 있기 때문에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마음이다.
-미스코리아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지인이나 가족들이 '미스코리아 한번 나가봐라'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어릴 때는 대한민국 여성이라면 한 번쯤 꿈꿔보는 게 미스코리아라고 생각했지만, 저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제가 도전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가 미스코리아 70주년이지 않나. 최근에는 미스코리아가 훨씬 더 다양한 개성을 받아들이고 있고, 단순히 누군가를 평가하는 자리라기보다 나만의 스토리를 알릴 수 있는 무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지원 후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
▶할아버지께서 특히 '꼭 나가보라'라고 계속 말씀해 주셨고, 엄마도 계속 나가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가족들은 '드디어 나가네'라는 느낌으로 좋아해 주셨다.(웃음) 아빠는 '우와, 진짜 나간다고?'라는 반응이었다. 다들 응원해 주셨고 잘되기를 바라주셨다.
-미스코리아 동기들과 합숙하며 느낀 점은 무엇이었나.
▶1차 합숙은 8박 9일이었고, 2차 합숙은 2박 3일이었다. 처음 교육을 받을 때만 해도 서로 굉장히 어색했고 분위기도 어색한 공기가 많이 돌았다. 그런데 1차 합숙 때 계속 24시간 붙어 있고 예능 촬영도 함께하면서 정말 많이 친해졌다. 동기들이 없었으면 이렇게까지 다 같이 힘을 내서 해내기도 어려웠을 것 같다. 그중에서도 특히 친하게 지낸 친구들이 있는데, 사실 경쟁자로 봐야 하는 구조임에도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지금도 대회가 끝난 뒤 일주일에 6일은 만날 정도로 가까운 친구들이 생겼다. 전우애 같은 게 생겼다.
-최근 미스코리아는 외적인 아름다움보다 자신의 스토리와 개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 대회에서 앞세웠던 본인만의 스토리가 있다면 무엇인가.
▶저에게는 '확장'이 키워드였던 것 같다. 한곳에 머무르기보다는 다양한 것을 경험해 보려고 했다. 지역대회 때 자기소개를 하면서도 저는 '오케스트라 같은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한 악기만으로도 좋은 음악과 감동을 만들 수 있지만 여러 악기가 함께 모이면 더 큰 울림을 만들어내지 않나. 저 역시 운동도 오래 했고, 외국인학교를 13년 동안 다닌 뒤, 미국에서 대학 생활도 했다. 그때 사회문제 동아리 회장도 해봤고, 여러 악기를 다루면서 밴드 활동도 했다. 각각의 경험만 보면 서로 연결점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 경험 하나하나가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저라는 사람이 만들어졌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사회문제 동아리에서는 어떤 활동을 했나.
▶미스코리아 심사 과정에 '인텔리'라는 부분이 있다. 인텔리 부문에서 1대1 면접을 보는데, 거기서 나오는 질문들이 신기하게도 제가 동아리에서 다뤘던 문제들과 겹치는 경우가 많았다. 다양성이나 환경 문제를 다뤘고, 제가 회장을 맡았을 때 가장 크게 진행했던 것은 기부 캠페인이었다. 여성용품을 비롯해 기본적인 위생용품조차 구입하기 어려운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 그런 분들을 위한 기부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 다문화와 다양성에 대한 스피치도 많이 열었다. 이런 경험들이 미스코리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도움이 됐던 것 같다. 미스코리아의 키워드가 '지덕체'인데, 제가 해왔던 활동들이 '덕'에 포함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좌우명이 '내 인생의 영화라면 관객들은 나에게 무엇을 하라고 외치고 있을까'라고 하는데, 지금 이 순간 관객들은 우서윤이라는 영화에게 어떤 말을 외치고 있다고 보나.
▶큰 상을 받게 된 만큼 그에 따라오는 왕관의 무게가 엄청나게 크다고 생각한다. 그 왕관에 걸맞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더 잘해서, 이미 완벽해서 이 자리에 오게 된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항상 더 성장하고 더 배워야 한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노력하라는 말을 할 것 같다.
-아버지가 스타 농구선수 출신인 만큼 '우지원의 딸'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지는 않았나.
▶사실 미스코리아 대회 때문에 특별히 더 부담감을 느낀 것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항상 '누구의 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기 때문에 조금 더 조심해야 했던 부분은 있다. 제가 농구도 오래 했는데, 농구를 할 때도 '우지원 딸치고는 별로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 부분이 부담이 되기도 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제가 우지원의 딸로 보일 수 있지만, 제 입장에서는 저는 그냥 저다. 그래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할 일을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서현'이라는 이름으로 어떤 활동을 해보고 싶나.
▶저는 사회문제에 관심이 굉장히 많았다. 또 미술을 전공해서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입시 포트폴리오에 작품을 15개 정도 넣는다고 하면 그중 10개 정도는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이었을 정도다. 대학에 들어가면서는 주어진 작업을 해야 하다 보니 그런 작업을 많이 하지 못했는데, 예술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굉장히 큰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말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작품을 통해 관심을 가질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작업을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 또 제 꿈 중 하나가 큐레이터다. 전시를 기획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 미스코리아로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말과 행동으로도 실천하겠지만, 전시를 통해서도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보고 싶다.
<【N인터뷰】 ②에 계속>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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