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이희준 "박해수와 네 번째 호흡, 10편 더 하고 싶어" [N인터뷰]②

'허수아비' 차시영 역

배우 이희준/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극본 이지현/ 연출 박준우)가 지난 26일 12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허수아비'는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혐오하던 놈과 뜻밖의 공조 관계를 맺으면서 펼쳐지는 범죄 수사 스릴러다. 지난 1986년부터 1991년까지 벌어진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배우 이희준은 극 중 무원지방검찰청 강성지청 검사 차시영 역을 맡았다. 어릴 적 동창이었던 강태주(박해수 분)에게는 트라우마의 대상이지만, 차시영 역시 강태주에게 묘한 자격지심을 가진 인물이다. 강태주와 함께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을 쫓지만, 사건 해결보다는 자신의 진급과 사회적 지위를 먼저 생각하면서 오히려 사건을 더 오리무중으로 빠뜨리게 만들기도 한다.

이희준은 이러한 복잡한 내면을 가진 차시영 역을 연기하면서 박해수와 함께 몰입도 높은 연기력을 선보여 많은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이희준은 최근 '허수아비' 종영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BH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취재진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희준은 '허수아비'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배우 이희준/ 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N인터뷰】 ①에 이어>

-이번 작품은 박해수와의 네 번째 호흡이기도 했는데 어땠나.

▶우리 회사 대표님이 우려는 했었다. 계속 둘이 같이 호흡을 맞추면 안 좋은 영향은 없을까라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이번에 '허수아비'를 할 때, 만약 반응이 안 좋으면 이제 둘은 따로 작품을 하자고 하셨다.(웃음) 근데 일이 이렇게 돼서 몇 번 더 해야 할 것 같다.(웃음) 저는 해수와 얼마 전에 문자를 했다. 해수가 '같이 해서 너무 좋았다'고 했고 저도 '행복했다, 10개 더 하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같이 이렇게 늙어가면 좋겠다'는 대화를 나눴다.

-네 번째 호흡이니 더 좋았던 점도 있나.

▶제일 좋은 건 박해수 배우와 연기하면서부터 같이 스스럼없이 대사 연습을 했다는 거다. 또 서로 너보다 잘하고 싶고, 너보다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게 없어서 좋았다. 제가 해수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한다. 이게 또 드라마에 잘 묻어나오는 것 같다.

-차시영이 태주에게 느낀 감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차시영 캐릭터는 진짜 외로울 것 같다. 태주와는 친해지고 싶은데 자기 의지대로 행동이 안 되는 것 같다. 생존을 위해서는 바로 누군가를 버릴 것 같은 인물이다. 또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날 수 있을까 싶다. 초반에 시나리오 개발 단계에서는 차시영과 강태주가 한 캐릭터였다고 하더라. 이후에 '둘로 나눠보자'라고 해서 악한 부분을 나누고 하면서 둘의 캐릭터를 나눴다고 하더라.

-유승목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승목 선배님과 저는 '해무'에서 같은 선원 형제처럼 나오기도 했다. 선배가 '이제는 아비와 아들이 됐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나는 그대로니 네가 젊어져라'라고 하더라. 저는 승목 선배를 인간적으로도 좋아하고 이번에 상 받으실 때도 달려가서 응원하고는 했다. 호흡은 말할 게 없다. 너무 좋은 분이어서 재밌었다.

-순영이(서지혜 분)가 배다른 동생이라는 건 어떻게 생각했나.

▶저희도 9부 촬영하다가 알았다. 저희한테 얘기를 안 해주셨다. 저는 멜로인가 했는데 아니더라.(웃음) 계속 신경 쓰는 연기 같은 게 있었는데, 그게 멜로인가 싶었다. 그런데 결국 그렇게 됐다.

-순영이 동생인 줄 알았을 때 어땠나.

▶그 당시에는 그런 일이 많았던 시대이고, 이복동생이 많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럴만한 시대였구나라는 걸로 받아들이게 됐고 유승목 선배님이 그 사실을 알고 '순영이 말고 또 있어?'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차시영이 어떻게 보면 의리 있는 행동들을 한다. 차시영이 순영이 아이를 키운다. 홍비라와 결혼을 하는데 최악의 결혼생활을 한다. 무늬만 결혼생활을 하면서 순영이 아들을 키운다.

-극 중 이기환(정문성 분)이 진범이라는 것도 촬영을 하면서 알게 된 건가.

▶처음부터 문성이가 범인 역을 한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감독님께서 공을 많이 들였다. 보이스 AI 기술자와 감독님이 작업하면서 저의 목소리를 정문성 배우 얼굴이 안 나올 때 많이 넣었다. 계속 묘하게 하려고 했던 부분이 있다. 그러다 정문성 배우가 범인이라는 게 한 번에 공개될 때 너무 좋았다. 라이브 홍보를 같이하고 맥주 마시면서 보고 있다가 놀랐다. 완전 직구로 나오는 게 너무 좋았다.

-최근 쉴 새 없이 다작을 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있나.

▶제가 또 욕심이 많아서 다하고 싶어 한다. 늘 반성을 하는데 '이거는 거절했으면 몸이 편할 텐데'라고 하는 게 있다. 지금도 '코리언즈' '무빙2'와 '꽃, 별이 지나'라는 연극과 뮤지컬 준비하면서 네 가지를 동시에 하고 있다. 그리고 주말에는 육아를 한다. 당연히 이건 무리다. 스스로 '왜 이렇게 무리하면서 잡을까?' 해도, 연기가 너무 재밌으니깐 계속해서 하는 것 같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인가.

▶저는 무조건 재미다.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면 하고 싶다. 10년 전, 15년 전에도 그랬더라. 공연하고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찍고, 매니저 없을 때도 3~4개를 동시에 했다. 너무 피곤한데 너무 재밌다. 얼마 전에 진선규 형과 연극하는 동료들, 그리고 20년 넘게 해오는 민준호 형님과 얘기를 하는데 너무 재밌는 좋은 얘기들, 연기에 초심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그러다 '내가 이 자리에 없었으면 어쩔 뻔했지?'라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만큼 욕심이 많다. 다 하고 싶다. 몇 년 뒤에도 계속 그럴 것 같다.

taeh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