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문 열겠다" 씨야, 15년 만의 기적 같은 귀환 [N인터뷰]

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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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2000년대 가요계를 풍미했던 여성 보컬 그룹의 자존심 씨야(남규리, 김연지, 이보람)가 돌아왔다. 15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데뷔 20주년을 맞아 마침내 완전체로 뭉친 것이다. 오는 30일 발매될 신곡 '그럼에도 우린'은 이들이 팬들에게 전하는 15년 치의 그리움과 미안함, 그리고 다시 만난 기적 같은 순간을 담아냈다.

최근 신보 발매를 앞두고 취재진을 오랜만에 마주한 세 멤버는 이번 재결합을 '꿈'과 '운명'이라 표현하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보람은 "15년 만의 재결합이라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면서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 실감이 나지 않았다"며 "팬들이 기다려주셨기에 가능한 일이라 감사한 마음뿐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김연지 역시 "가장 먼저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 음악으로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에 무척 기대된다"고 전했고, 남규리는 "운명 같은 느낌이 들었다. 씨야 어게인에서 '씨야 어웨이즈'로 갈 수 있도록 모두가 한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이들의 재결합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과거 '슈가맨' 출연 이후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기도 했으나, 서로 다른 소속사와 현실적인 제약, 코로나19 등의 상황이 맞물리며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재결합은 우연한 기회에 멤버들이 다시 모여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물 흐르듯 성사됐다.

남규리는 "작년 말부터 행사를 다니며 씨야 MR을 구하는 게 어려워 보람이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흔쾌히 빌려주더라, 고마운 마음에 밥을 먹자고 했고, 셋이 모여 이야기하다 보니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해결할 방안들이 보였다"며 "우리가 함께 노래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에 더 감동스러웠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15년 만에 다시 선 녹음실은 그야말로 눈물바다였다. 박근태 프로듀서의 지휘 아래 멤버들이 직접 작사에 참여한 신곡을 부르며 만감이 교차했기 때문이다. 김연지는 "각자 솔로로 활동하다 세 목소리가 하나로 합쳐질 때 전율이 느껴졌다, 보이스가 더 단단해지고 풍성해진 화합을 보며 감회가 새로웠다"고 말했다.

남규리는 당시의 눈물에 대해 "나이가 40대에 접어드니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게 되더라, 진정성이 복받쳐 올랐다"라며 "막상 녹음실에 모이니 어릴 때의 추억과 각자의 성찰이 느껴져 만감이 교차했다"고 설명했다. 이보람은 이 과정을 비유하며 "솔로 활동이 자취 생활이라면, 셋이 모여 녹음하는 건 오랜만에 고향 집에 가서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고 따뜻한 이불 속에 들어가는 편안함이었다"고 덧붙였다.

변화무쌍한 현재의 K팝 시장에 대한 고민도 유쾌하게 풀어냈다. 이들은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혼문을 열자'고 했다, 씨야를 모르는 어린 친구들이 우리를 보고 '케데헌이랑 비슷하다'며 귀엽게 봐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또한, 트렌디한 영어 가사 대신 한글 가사를 고집한 이유에 대해 이보람은 "우리가 하고자 하는 장르가 발라드인 만큼, 영어보다는 한글이 주는 깊이와 진심을 담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번 활동은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약 7~8곡이 수록된 정규 앨범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과거에는 회사에서 정해준 일정에 충실했다면, 이제는 멤버들이 주도적으로 무대를 고민하고 서로를 깊이 이해하며 작업에 임하고 있다. 김연지는 "세 명의 목소리가 모인 만큼 그 소리를 많이 사랑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고, 남규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하찮은 행동도 편하게 받아줄 수 있는 멤버들이 있다는 것이 즐겁고 큰 포인트다"라며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15년 전, 화려하게 피어났던 씨야는 깊은 뿌리를 내린 단단한 나무가 되어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이들이 열 혼문을 통해 들려줄 진심 어린 하모니가 가요계에 어떤 울림을 남길지 기대된다.

hmh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