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제이 "댄서로 새길 열어 뿌듯…60대 나 궁금" [가수에 열을 묻다]①
[단독] 댄서 허니제이, 퍼포먼스 음원 발표(인터뷰)
- 황미현 기자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허니제이(35·정하늬)는 전문 가수는 아니다. 하지만 가수들의 가장 최측근에 있고 무대에도 함께 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댄서'다. 여기에 '퍼포먼스 음원' 발매라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도 개척했다. 허니제이를 이번 [가수에 열을 묻다]의 주인공으로 섭외한 배경들이다.
허니제이는 지난해 10월 종영한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홀리뱅의 리더다. 국내 스트리트 댄스계에서 손에 꼽히는 여성 댄서로, 올해 벌써 23년차를 맞았다. 그는 중학교 시절부터 댄스 크루를 꾸려 활동했을만큼 어린 시절부터 춤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댄서로서 '한 우물'을 파며 매진한 허니제이는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월28일 퍼포먼스 음원 '허니드롭'(Honey Drop)을 발표했다. 자신의 춤에 어울리는 음원을 직접 제작한 것이다. 댄서가 자신만의 퍼포먼스 음원을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 '허니드롭'은 퍼포먼스를 중점으로 기획, 제작된 음원으로 허니제이가 직접 프로듀싱 및 작사에 참여하고 릴체리가 싱잉 아티스트로 가창했다.
최근 뉴스1에서 만난 허니제이는 자신이 발표한 퍼포먼스 음원에 대해 "댄서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가수로 데뷔하는 것이냐는 시선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아니다'라며 "댄서로서 새롭게 할 수 있는 일을 '처음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자신의 소신을 강조했다.
'스우파' 이후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허니제이에게 10개의 질문을 던졌다.
-(질문 하나) 댄서로서 퍼포먼스 음원을 만들어서 '발매'까지 하게 한 원동력은.
▶춤이다. 춤을 좋아하고 춤을 추는 댄서이다 보니까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지고, 뚜렷해지면서 춤을 추고 싶어서 음악이 늘 필요했다. 항상 춤을 출 때 음악을 찾기만 했는데, 예전부터 부딪치는 부분이 있었다. 내가 필요로 하는 요소들이 100% 다 있는 음악들을 찾는 것이 힘들었다. 어릴 때부터 지나가는 말로 '차라리 음악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소속사 모어비전에 들어가게 되면서 정말로 실현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된거다. 회사랑 얘기를 해서 많은 도움을 받아서 하게 됐다. 좋은 무대를 위해서 음악을 만들었다.
-(질문 둘) '허니드롭' 음원 제작 과정도 궁금하다. 작곡가에게 어떤 식의 느낌으로 만들어달라고 했다거나, 전 제작 과정에 얼마나 촘촘히 참여했는지 궁금하다.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다. 장르의 특성이 너무 뚜렷하다. 마이애미 베이스 장르인데, 템포도 빠르고 파티할 때 신나게 퍼포먼스를 만들 수 있는 음악이다. 예전부터 좋아하는 장르였다. 마이애미 베이스 음악 자체가 한정적이라서 마음에 드는 음악을 찾는 것이 어려웠다. 제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보여주고 싶었다. 사실 댄서들 중 이 장르를 많이 좋아하는 댄서가 없다. 옛날부터 보여주고 싶었다. 처음부터 내 의지대로 음악을 만들 수 있다면 이 장르를 꼭 하고 싶었다. 내가 뚜렷한 의식이 있다보니까 이것에 맞는 프로듀서를 찾게 되고 음악과 맞는 아티스트를 찾게 됐다.
-(질문 셋) 릴체리도 '허니드롭'과 굉장히 잘어울린다. 어떻게 함께하게 됐고, 릴체리를 싱잉 아티스트로 선정한 이유는.
▶처음에 화보 촬영 할 때 만난 적이 있다. 그때 릴체리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릴체리 자체가 에너지가 밝고 기운이 넘친다. 같이 있으면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친구인데다가 실제로 마이애미 출신이다. 유니크함도 있고, 이 장르로 퍼포먼스 음원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생각난 아티스트다.
-(질문 넷) 허니제이의 이번 퍼포먼스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통해 확실하게 허니제이만의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었다. '허니드롭'을 소개해달라. 또 많은 이들이 '허니드롭' 챌린지를 할텐데, 이들을 위한 댄스 꿀팁도 있는지.
▶신나게 춤을 추기 위해 만들었다 보니, 템포가 빠른 편이다. 릴체리와 저의 색깔을 담은 유니크한 동작이나 기억에 남을 만한 동작들도 생각해서 만들었다. 챌린지도 생각 중이다. 노래도 선창후창이 있듯이 안무도 선무후무가 있는 식으로 준비했다. 안무를 따라하기 힘든 분들을 위해 '시오시작'이라는 안무 챌린지를 별도로 준비했다. 실제로 내가 연습할때 '시오시작'이라고 말하는 버릇이 있다. 나를 표현하는 단어라고 생각해서 가사에도 녹였고, 음원에도 이부분만 내 실제 목소리가 들어가 있다. 뭔가 좀 포인트가 될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시오시작' 부분의 안무는 손동작인데, 이게 실제 수어더라. 나는 그냥 '시오시작'을 손으로 어떻게 표현할까 해서 생각한 안무인데 실제 수어라는게 신기했다. 춤추는게 어려운 분들은 '시오시작' 안무를 하면 같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챌린지는 두 가지 버전으로 준비했다.
-(질문 다섯) 홀리뱅 식구들과 뮤직비디오와 무대 모두 함께 하고 있다. 허니제이만의 스타일을 음원으로 낸다고 했을 때 홀리뱅 멤버들의 반응은. 또 홀리뱅 멤버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됐을 것 같은데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오간 것이 있는지.
▶너무 좋아해줬다. 이게 진짜 실현이 되는구나하면서 신기해했다. 응원도 많이 해줬고 이번에 뮤직비디오 찍는 것도 이 친구들이 많이 도와줬다. '같이 할 수 있어?'라고 제안했을 때 흔쾌히 응해줬다. 댄서들한테 좋은 길이 열린 것 같다. 모든 댄서들에게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이 생겼으니까. 홀리뱅 멤버들도 나중에 같이 퍼포먼스 음원 앨범을 내면 좋을 것 같다. '허니제이가 먼저 갈테니까 따라와라'라는 느낌으로 지금 첫 발을 내디뎠다. 너무 긍정적인 자극이 된 것 같아서 뿌듯하다. 좋게 봐줘서 감사하다. 사실 좀 무섭기도 했다. 처음에 가수로 데뷔한다 이런 기사가 떴어서 예민했다. 그런 인식이 싫었다. 누군가가 그 얘기하더라. '가수하고 싶은데 못해서 댄서했다'는 말들, 너무 싫다. '댄서 할만큼 해서 가수하는건가' 이것도 아니다. 댄서로 할 수 있는 일을 만들고 싶었다. 댄서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댄서로서 도전하고 싶었던 것들을 실현한 것이다. 결국엔 직접 행동으로서 증명을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음악 방송도 댄서로서 무대에 섰다.
-(질문 여섯) '스우파' 후의 생활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고, 마인드적으로도 변화한 것이 있는지.
▶일단은 무언가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변화다. 이전에도 얼마든지 하면 할 수 있었겠지만 이렇게까지 많은 관심은 없었을 것이다. 인식을 바꾸는 것도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스우파' 덕분에 뭔가를 시도를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고 저렇게 할 수도 있구나 인식에 뿌듯하다. 이런 부분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책임감을 느끼고 무척 감사하다.
-(질문 일곱) 댄서로서 한우물을 파고 자부심있게 달려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되돌아보면 어떤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현실적인 문제다. 금전적인 문제라든지. 그렇지만 솔직히 어딜가나 사람이 문제다. 댄서신 안에서 부딪히는 인간관계라든지 그런 것들 때문에 많이 힘들었었는데, 그래도 응원해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내 사람들 보면서 계속 힘냈다. 무엇보다 응원해주는 가족들, 부모님 생각하면서 힘을 내고 그랬다.
-(질문 여덟) 홀리뱅은 유독 더욱 돈독한 분위기다. 리더로서 어떻게 팀을 꾸려가고 있나.
▶우리는 친한 것 너무 맞고 가족같은 것 맞다. 늘 하는 말이 '선을 잘 지키자'다. 서로가 지켜야될 선이 있고 서로가 해야될 일들, 각자 맡은 바 일이 있어서 각자가 해야할 일을 책임감 있게 하고 있다. 내가 이끌어주는대로 잘 따라와주고 있고 그래서 잘 관계가 형성되는 것 같다. 이렇게 되기까지 우리도 우여곡절이 많긴했다. 사실 이 친구들이 내가 선생님이다 보니까 초반에 팀이 되고 나서는 무서워했었다. (갈등이 있으면)차라리 싸우는게 낫다.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한테는 '차라리 이야기를 해라, 일부러 시비도 걸어봐라'라고 한다. 그래야 말을 하니까. 나도 달래도 보고 여러가지 방법을 다 해봤다. 어쨌든 역시나 의리가 있고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희가 결국에는 다 맞춰져서 별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다. 스승과 제자 사이였다가 팀이 되다보니까 초번에는 '내 말만 듣고 따라와' 분위기였는데 시간이 가고 친구들도 성장하니까 부딪치는 부분이 있었다. 얘기도 많이 했고 조율도 많이 했다. 우리 식의 방법을 찾았고 지금 잘 지내고 있다.
-(질문 아홉) 허니제이의 퍼포먼스 음원은 계속 나오는 것인지.
▶내가 보여주고 싶은 무대는 너무 많다. 보여드리고 싶은 무대가 있는 한 계속 내려고 하지 않을까. '몇 달에 한번씩 낼게요' 구체적으로의 계획은 아직 없지만, 그래도 내가 어쨌든 보여주고자 하는 무대가 있다면 이런 식으로 퍼포먼스 음원이 나올 것 같다. 나중에는 홀리뱅 이름으로 나올 수도 있고. 자리를 잡아놓고 싶다. 친구들이랑 같이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질문 열) 댄서가 이전보다 더욱 메이저로 떠오르지 않았나. 댄서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서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그리고 선두 주자로서 앞으로 그려놓은 목표나 길은 무엇일까.
▶댄서는 춤을 잘 춰야되지 않나. 그게 직업이지 않나. 춤을 좋아하는 마음을 유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춤을 추다보면 결국에는 힘든 순간이 올 수밖에 없는데 그때 이겨낼 수 있는 것은 '내가 얼마만큼 춤을 좋아하냐'다. 그래서 춤을 계속 좋아하고 사랑하고 춤을 생각하는 마음이 순수했으면 좋겠다. 춤을 진심으로 추다보면 좋은 방향으로 가게 되더라. 내 목표는 일단 행복하게 오래 춤을 추는 것이다. 지금 30대이고, 몇년 후에 40대가 될 것이고 나아가서 50~60대가 되어서 어떤 춤을 출지도 정말 궁금하다. 무대 위에서 감동을 줄 수 있는 댄서가 되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다. 나에게 지금 기회가 왔기 때문에 혼자 좋아하고 말게 아니라 이왕 이런 기회가 왔으면 후배들에게 좋은 길을 만들어주면 좋지 않을까 싶다. 이런 도전(퍼포먼스 음원 발매)을 하게 되었는데 앞으로도 뭔가 기회가 온다면 댄서로서 이것저것 많은 도전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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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젠 글로벌 히트 문화가 된 K팝. 그 중심에는 뭐니뭐니해도 가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가수들의 새 음반 발표와 공연 개최 소식은 지구촌 팬들의 큰 관심사며, 이들의 일거수일투족 역시 언제나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뉴스1은 가수들에 대한 글로벌 팬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가수들이 프라이빗하면서도 진지한 10개의 질문에 직접 답하는 특별한 인터뷰 코너 [가수에 열을 묻다]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