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에 눈물…시즌3는?" '유미의 세포들' 감독·작가의 이야기(종합) [N인터뷰]
김고은 박진영 주연 티빙 '유미의 세포들' 이상엽 감독, 송재정, 김경란 작가
- 윤효정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유미의 세포들2' 제작진이 시즌1에 이어 성공적으로 시즌2를 마무리한 소감과 함께 드라마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지난 22일 막을 내린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시즌2'(극본 송재정 김경란/연출 이상엽)는 지난해 시즌1에 이어 또 한 번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와 웃음을 선사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유미(김고은 분)는 오랜 꿈이었던 작가로서의 커리어를 쌓았고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은 '유미다운' 삶을 살았다. 그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연애도 마무리됐다. 전 남자친구 구웅(안보현 분)과의 이별과 재회 그리고 감정을 정리하는 과정, 결혼까지 생각했던 남자 바비(박진영 분)와의 설레고 슬펐던 감정을 오롯이 받아들이며 한층 더 성장한 유미.
'유미의 세포들'은 유미의 삶과 그를 응원하고 함께 해주는 세포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리며 몰입도를 높였다. 시청자들은 유미의 세포들이 되어, 그와 함께 많은 감정을 공유하기도. '유미의 세포들'은 두 시즌을 통해 유쾌하고 훈훈한 유미의 이야기를 그렸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성공적으로 영상화한 송재정, 김경란 작가와 이상엽 감독은 28일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지난 2년을 되돌아봤다.
-시즌2를 마무리한 소감은.
▶(이상엽) 많은 관심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만족한 시즌이다.
▶(송재정) 행복하게 방송을 봤다. 배우분들 연기, 연출 덕분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 소감과 함께 해외에서도 호평받은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김경란) 많은 호응을 해주시니까 너무 좋다. 시즌1보다 시즌2에서 더 와닿는 느낌이 있더라. 애니메이션을 만들면서 해외에서도 좋아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호평이 있어서 좋다.
▶(이상엽) 개인의 이야기이지만 무척 보편적인 이야기이다. 나이나 국적 성별을 떠나서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하고 살아가는 이야기여서 사랑받은 게 아닐까 싶다.
-시즌2 역시 '유미 삶의 주인공은 유미다'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 같다.
▶(이상엽) 초기 단계부터 그걸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유미의 세포들이니까 유미에게 집중이 되어야 했다. 유미에게 많은 일이 있었지만 우리는 유미에게 '잘 살고 있어, 실수와 후회는 있을 수 있지만 잘 하고 있다'라는 격려를 해주고 싶었다 .그게 나에게 하는 것일 수도 있고 각자에게 하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렇게 엔딩을 결심했다.
-원작 순록의 서사를 드라마 속 바비가 소화한 장면도 많다. 원작과 다른 전개를 한 이유가 있나. 또 원작 팬들의 반응을 보면서 부담도 느꼈는지.
▶(송재정) 시즌1은 이미지를 만드는데에 충실했고 에피소드도 (그대로) 가져갔다. 시즌2는 똑같은 패턴이 되면 지루한 감이 있을 것 같더라. 바비에 대한 불호가 너무 심해서 어떻게 보면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전혀 없었다. 시즌2를 그렇게(원작처럼) 간다고 하면 그걸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싶었다. 많은 각색을 해서 '(유미와 바비가) 잘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을 드리면서 가야 했다. (원작의) 순록이 에피소드도 가져와서 '온전히 (원작 속) 바비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겠구나' 싶도록 했다. 순록이 팬분들이 속상하신 것은 죄송하게 생각한다. 드라마는 드라마로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동건 작가님의 창의적인 포인트를 최대한 살리고 싶었는데 그게 순록 연애사에 많이 있었다. 애초에 시즌3는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원작자의 창의적인 아이템을 가져오다 보니 순록이 (에피소드가) 바비에게 많이 왔다.
-만약 시즌3가 나온다면 순록은 어떻게 그려질까.
▶(송재정) 만약이어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유미를 각색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원작이 워낙 훌륭해서 옮기는 게 좋았지만, 단점은 너무 유명해서 긴장감이 없는 것이었다. 시즌3를 하게 된다면 순록이도 많은 변주가 필요할 것이다. 캐릭터 일관성을 유지하되 에피소드는 상당히 많은 변주를 통해 다른 관계성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
-드라마 전개에 대한 원작 작가의 피드백이 있었나.
▶(송재정) 이동건 작가님은 거의 전적으로 저희에게 맡겨주셔서 편하게 작업을 했다. 이야기의 결이 달라지니까 우리가 양해를 구한 점이 주로 바비에 대한 것이었다. 바비와 이다의 삼각관계를 삭제해도 되는지, 후반부 바비 유미의 결말을 드라마 시청자에 맞게 각색을 해도 되는지 여쭤봤다. 작가님이 '상관없다, 마음껏 편하게 해달라'고 하셨다. 중간에 피드백 주신 것 중에 제일 좋아한 건 안대용 세포였다. 엄청 돌려 보셨다고 하더라. (웃음) 그리고 바비 배우(박진영 분)의 진지한 연기를 좋아하셨던 기억이 난다.
-안대용 세포가 정말 웃음을 많이 줬다.
▶(이상엽) 저도 몰랐는데 안대용 같은 세포를 만드는 게 훨씬 더 어려운 일이라고 하더라. 더 사람과 닮은 느낌을 만드는 게 어렵다고. 근육질의 수퍼히어로 몸매인데 최대한 리얼한 느낌을 살렸으면 좋겠다고 해서 CG팀이 엄청 고생을 했다. 잘 나온 것 같다.
-구웅파와 바비파로 반응이 나뉘었다.
▶(김경란) 대본을 쓰면서도 그렇게 되길 바랐다. 구웅파, 바비파가 되어서 삼각관계에 관심을 주시길 바랐다. 그래서 구웅편, 바비편 각각에 선 반응이 좋았다.
▶(송재정) 나는 더 치열하길 바랐다. 전시즌 통틀어서 후반부를 쓸 때 재미있었다. 삼각관계를 빌드업했다.
-유미와 바비의 이별신이 화제였다. 제작진은 어떻게 봤나.
▶(송재정) 정말 깜짝 놀랐다. 원래도 (연기를) 잘 하는 걸 알았지만 이 정도인지, 방송을 보면서 나도 울었다. 우리가 이렇게 절절하게 글을 썼나? 할 정도였다. 시즌2 포커스를 로코보다 멜로에 두었는데, 두 배우가 멜로를 잘 하는 분이라는 걸 알았다. 9회 엔딩, 12회 엔딩은 감독님이 '좋습니다'라고 자신하시더라. 기대를 하고 있는데도 기대보다 더 좋더라.
▶(김경란) 나도 송작가님과 '너무 좋았다'라고 했다. 우리 대본보다 감정이 더 잘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이상엽) 너무 만족스러웠다. 나도 긴장할 수 밖에 없는 감정연기다. 조명 준비를 하는데 둘 다 눈이 빨개져있더라. 몇 테이크 찍지 않았다. 놀라운 연기를 보여줘서 보는 나도 감정이 올라오더라.
-혀세포가 인상적이었다. 유세윤 강유미를 섭외한 이유가 있나.
▶(이상엽) 바비와 유미의 연애사에서 중요한 지점에 있는 캐릭터여서 신경을 많이 쓰려고 했다. 회의를 많이 하다가 두 분의 이야기가 나왔다. 나도 두 분 연기를 재미있게 봐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굉장히 흔쾌히 하시기로 하셨다. 경험이 많지 않으셔서 걱정이 있었는데 실제로 엄청 잘 해주셨다. 녹음도 굉장히 빨리 끝났다. 너무 빨리 끝나서 아쉽고 또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시즌3 논의는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다. 순록이에 대한 추측이 많은데 캐스팅을 한다면 어떤 이미지를 원하나.
▶(이상엽) 결정된 사항이 없어서 말씀 드릴 수 있는 게 없다. 일단 배우들 제작진 모두 오래 작업을 해서 휴식이 필요할 것 같다. 시즌3 이야기가 나오면 그때 다시 말해봐야 할 것 같다. 시즌2에 나온 배우는 대역이고, 캐스팅은 우리가 언급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시즌1 안보현, 시즌2 박진영 두 분이 너무 잘해서 시즌3에는 티모시 샬라메 정도 와야 하지 않을까'라는 우스개소리를 한 적이 있다. (웃음) 나도 원작의 순록 팬이었다. 키도 크고 얼굴도 잘 생겼다. 되게 친절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이미지가 잘 나오는 분이면 좋겠다.
-김고은 배우가 최근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상엽) 워낙 쟁쟁한 작품이 많아서 작품상은 기대를 안 했는데 주연상은 받길 바랐다. 정말 쟁쟁한 후보들이었고 끝까지 안 알려주길래 정말 몰랐다. 호명돼서 고은씨도 깜짝 놀란 것 같더라. 진영씨도 '왠지 받을 것 같다'라며 미리 축하하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송재정) 배우가 받았는데 이렇게 기쁜 건 처음이다. 작품상만큼 좋더라.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에 대한 평가를 받은 것 같다. 제가 '유미를 추앙한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욕 세포도 인상적이었다. TV 드라마가 아니어서 가능한 장면인데.
▶(이상엽) (김)고은 배우에게 욕 연기가 괜찮냐고 하니까 괜찮다고 하더라.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 정했다. 유미가 할 수 있는 욕 수위를 잡았다. 너무 잘 하더라. 모니터 앞에서 많이 웃었다. 방송이 나가면 이게 화제가 될 것 같은데 괜찮을 것 같냐니까 '연기하는 것 부터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더라. 반응이 좋더라. OTT이기에 나올 수 있는 장면이라는 걸 실감했다.
-두 작가가 어떻게 협업을 하나, 그리고 송재정 작가는 시즌1에서는 크리에이터 역할을 했는데 어떤 일을 하나.
▶(송재정) (시즌1에서) 크리에이터만 하다가 작가들 스케줄 문제도 있고 그래서 제가 시즌2에 (집필을) 같이 하게 됐다. 크리에이터의 역할이 무엇인지 우리나라에서 확립된 개념이 아니어서 나도 애매할 때가 있다. 이번에 하면서 생각보다 더 참여하고, 덜 참여한 것들이 있다. 처음에는 전체적인 그림 기획, 편성,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했다. 시즌2는 내가 집필을 하다 보니 더 깊게 들어갔다. 다음에 하게 되면 역할 분담을 더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쉬운 일은 아니다. 내가 해보니까 크리에이터가 있어서 객관성을 잃거나, 하나에 빠져버리는 순간 등 오류에 빠져도 잘 방향을 잡아갈 수 있는 것 같다.
-시즌1은 TV와 티빙 동시공개, 시즌2는 티빙 단독 공개였는데 이런 편성은 전략적이었나.
▶(이상엽) 내가 알기로는 처음부터 계획한 것은 아니다. 어떻게 공개할지는 마지막까지 논의를 많이 했다. 모두 콘텐츠를 어떻게 하면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릴지 고민했다. 시즌2는 티빙 단독 공개를 하자고 했을 때, 우리는 '알았다, 그럼 (극중) 욕은 해도 되겠다' 싶었다. (웃음) 나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다은은 미움을 받는 게 예고된 캐릭터다. 섭외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상엽) 캐스팅이 쉽지는 않았는데 예상은 했다. 그래서 아예 신인배우로 찾아야 할까 했는데 요즘 드라마가 많아서 신인배우들도 바쁘시더라. 그러다가 일정도 안 맞아서 (캐스팅을) 아예 중단했다. 접근 방식을 고민하다가 신인이 아니어도, 연기를 잘하고 이미지가 좋은 배우를 찾았다. 그래서 (신예은에) 제안을 했는데 흔쾌히 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 처음 만나서 물어보니까 '원작도 다 봤다, 연기니까 괜찮다'고 하시더라. 준비 기간이 길지 않았는데 잘 해주셨다.
-다은 역할을 어떻게 그리고 싶었나.
▶(송재정) 저는 '유미의 세포들'은 한 번에 몰아봐서 바비가 배신하는 과정이 엄청나게 충격적이지는 않았고 다은이에 대한 반감이 크지는 않았다. 드라마를 보는 분들도 한 번에 쭉 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밉지는 않고 성격적인 결함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친구로 그리고 싶었다. 표현이 잘 됐는지는 모르겠다.
-'유미의 세포들' 두 시즌을 함께 했는데, 이 작품은 어떤 의미인가.
▶(송재정) 드라마가 품을 수 있는 장르의 범위를 넓혔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이게 어떻게 나올지 뚜렷하게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다 '될까?' 였다. 둘(드라마와 애니메이션)이 상생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작가 입장에서 각색의 적정선이 무엇인가 고민하는데, 작가로서 적정선을 많이 고민한 작품이라는 의미가 있다.
▶(김경란) 애니메이션으로 사람의 감정을 디테일하게 보여주지 않았나. 그런 것을 처음 보여드렸으니까 이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 또 에피소드 형식의 드라마인데 시청자분들이 이런 드라마도 있구나 받아들이시지 않았을까 싶다.
▶(이상엽) 나도 작가님과 마찬가지로 '이게 될까?'로 시작했다. 안해본 것이어서 리스크도 컸다. 하다 보니 재미있더라. 이게 특별하지 않을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전달) 방식이 다양하다 보니 애니메이션으로 전했을 때 재미있게 소통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이게 잘 되면 크리에이터들에게 다양한 드라마 방식에 대한 자극을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동료 감독 작가 중에 우리 작업을 되게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으시더라. 표현의 한계였던 영역이 넓어져서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시즌1, 2를 통 틀어서 작가, 감독이 뽑는 베스트 장면은.
▶(김경란) 시즌1 같은 경우에는 구웅이랑 유미가 바다에 놀러 가서 서로 사소한 말다툼이 생기는데 화해하는 순간이 짜릿하고 좋더라. 그러면서 격정적인 사랑신도 나오고. (웃음) 시즌2는 많은 시청자들이 좋아해주신 카페 이별신이 눈빛과 분위기가 좋아서 좋았다.
▶(송재정) 시즌1은 개구리를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엔딩이 좋았다. 시즌2는 아파트 청혼신이다. 세포 없이 배우들의 연기로 간 장면이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7회를 좋아한다. 유미가 작가가 되고 둘이 커플링도 하다가 다은이가 나타나서 스토리면에서 변곡점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이상엽) 너무 많다. 시즌1에서는 유미가 꿈에 들어가서 게시판을 보는 장면이 여운이 남았다. 시즌2도 너무 많은데 기억에 남는 장면은 바비와 유미의 공항신을 찍을 때 마음이 이상했다. 온갖 감정이 다 살아있는 게 잘 담긴 것 같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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