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을 만나다]① "우승상금만 8억↑" 최성민, 넘사벽 기록의 '프로받침러'
10주년 맞는 '코미디 빅리그' 최다 우승자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기록은 깨지기 마련이라 하지만 도저히 넘볼 수 없는 '넘사벽' 기록들도 있다. 개그맨 최성민(39)은 올해 9월 10주년을 맞이하는 tvN '코미디 빅리그'(이하 '코빅')의 최다 우승자다. 2011년부터 '코빅'에 출전해 올해 기준으로 누적된 우승 상금만 8억원이 넘는다. 2위와도 격차가 상당하다. "이 기록을 깨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최성민은 "제가 10년을 해온 것처럼 앞으로 그렇게 우승해야 깰 수 있다"고 답했다. 그래서 최성민은 개그맨들의 개그맨, 개그맨들이 인정하는 개그맨이다.
[코미디언을 만나다] 여덟 번째 주인공인 최성민은 지난 2005년 SBS 8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올해 17년 차가 됐다. '코빅' 최다 우승 타이틀을 안겨준 대표 코너로는 '깽스맨' '왕자의 게임' '리얼 극장 선택' '리얼 극장 초이스' '연기는 연기다' '여자 사람 친구' '1%' 등이 있다. 현재 2021년 2쿼터에서는 이상준 박영진과 함께 하는 '두분 사망 토론'으로 또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같은 대부분의 코너들의 구성과 유행어는 최성민을 거쳤다. 황제성의 손바닥에 쓴 '와'부터 장도연의 Y춤, 이진호의 "세자 책봉!" 등이 최성민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절친 문세윤이 늘 "저평가 우량주"라며 최성민의 잠재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 쿼터 우승을 휩쓰는 천생 개그맨이지만, 인생의 전부인 코미디를 그만두려 했다는 놀라운 고백을 전했다. 공개 코미디의 미래와 가장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 그리고 후배들에 대한 미안한 복합적인 고민들 때문이었다. 이제는 "공개 코미디가 위험할 수 있다, 사라질 수 있다 했을 때 더 빨리 잘 해야겠다는 마음 뿐"이라며 후배들을 더 이끌어가고 싶다는 진심도 전했다. 최성민은 그래서 동료들을 더욱 빛나게 하는 '프로 받침러'를 수식어를 좋아한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누군가가 저를 필요로 한다는 얘기가 아니겠나"라며 "김국진 선배님께서 '네가 롱런할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선배님 말씀처럼 천천히 가고 롱런하는 개그맨이 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라디오스타' 출연 당시 '코빅' 상금이 7억원이 넘는다 밝혀 화제가 됐었다. 이 기록은 현재 어떻게 더 발전했나.
▶그때 이후로 8억원이 넘었다. 동료들에게도 이야기했지만 이 기록은 (다른 사람이 앞으로도) 깨기 어려울 것 같다.(웃음) 이 기록이 10년간 쌓인 거다. 앞으로 10년간 저와 똑같이 코너를 하시고 우승 기록을 쌓으시는 분들이 (그 기록을) 깰 수 있지 않을까.
-최성민 다음으로 가장 많이 우승한 개그맨은 누구인가.
▶아마 (문)세윤이일 거다. 세윤이가 저와 코너를 같이 많이 했었기 때문에 같이 우승했던 코너들을 세어보면 세윤이가 그 다음일 것 같다. 그래도 (우승 기록이) 저와 절반 정도 차이가 난다. (웃음)
-기록이 정말 '넘사벽'이다. 지금도 '두분 사망 토론'으로 '코빅'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소감은 어떠한가.
▶전에 했던 코너들은 제가 중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받쳐주며 끌고 갔었는데 이번에는 조합을 잘 했다. (이)상준이가 했던 '사망 토론'과 (박)영진이 형의 '두분 토론'을 합친 거다. 둘의 이 코너 유튜브 영상 댓글을 보게 됐는데 최근에도 남겨진 댓글이 많더라. "시대를 앞서간 개그"라는 댓글이 많아서 "둘이 붙이면 어떨까" 했고 "누가 더 쓰레기인가" 대결이 재밌을 것 같았다. 하하. 제가 잘했다기 보다 조합을 잘한 것이고 두 분의 예전 노하우가 있던 덕분이다.(웃음)
-매번 1등이다 보니 기록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당연히 있다. 순위에 집착하는 사람 될까봐 힘들 때도 있다. 이번 쿼터는 내려놓고 싶어서 후배들을 위한 코너들을 위주로 했다. (이)진호나 (양)세찬이, (황)제성이 세 명과는 안 하고 새로운 인물들과 하려고 했고, 순위가 안 나와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부담을 내려놓으려고 했는데 또 1등을 하긴 했다.(웃음) 영진이 형, 상준이와는 1등을 기대하진 않았다. 제작진도 3등 안에만 들면 잘한 거라 했는데, 뜻밖의 결과다. 영진이 형의 노하우에 신세대적인 감각을 합치면 어떨까 했는데 그 덕에 정말 큰 무기가 장착됐다.
-박영진이 '코빅' 합류 이후 최성민과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영진이 형은 처음에 세네 번 고사를 했었다. 형이 숫기가 없더라. 처음에 말 놓으시라 했는데 계속 존댓말을 썼다.(웃음) 그러다 형이 더 편해졌는지 반말을 하게 되면서 친해졌다. 개그맨은 각자 모두 장점이 다른데 영진이 형만의 장점은 다른 개그맨들이 못 따라가는 점이 많다. 대본을 외우는 능력도 남다르다. 대본을 한 번 안 보고 긴 대사를 치더라.
-코너를 동시에 여러 개 하는 고충은 없나.
▶이걸 10년 동안 해왔기 때문에 몸에 익숙해진 것 같다. 이제 힘든 점은 많이 없는데 새 코너 초반에는 아무래도 힘들다. 늘 새로운 걸 할 수 없는데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하니까. 동시에 코너를 가장 많이할 때는 3개 정도 한다. 공격수 포지션의 개그맨들은 보통 한 개 정도 하고, 저와 같은 수비수 역할의 개그맨들은 3개까지도 가능하다. '코빅'에는 수비수가 많이 없기도 하다.
<【코미디언을 만나다】최성민 편 ②에 계속>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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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상파에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이미 실종됐다. 코로나19로 코미디언들의 행사나 공연 스케줄도 이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웃음을 주는 코미디언들이 웃음을 잃은 상황이 됐다. 지금은 TV나 무대에서 많은 코미디언을 볼 수 없지만, 이들의 웃음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자신들은 힘들어도 대중이 웃으면 행복해하는 코미디언들을 <뉴스1>이 만나, 웃음 철학과 인생 이야기 등을 들어보고자 한다. [코미디언을 만나다]를 통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