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딥:풀이]① 정재은·배해선 "작품 꿰뚫어 보는 송승환, 대배우 관록"(인터뷰)

2020 정동극장 연극 시리즈 '더 드레서' 사모님 역 더블 캐스팅

서울 중구 정동극장. 연극 '더드레서' 배우 배해선, 정재은(오른쪽)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20 정동극장 연극시리즈 '더 드레서'(THE DRESSER)가 오는 18일 막을 올린다. 정동극장은 매년 한 명의 배우를 주목한 연극 시리즈를 제작한다. 그 첫 시작인 '더 드레서'는 배우이자 난타 기획자로 유명한 송승환이 9년만에 연극에 복귀하는 작품이다. 송승환을 중심으로 안재욱 오만석 정재은 배해선 등 베테랑 배우들이 뭉쳤다.

'더 드레서'는 영화 '피아니스트' 각본으로 유명한 로날드 하우드 작가의 원작으로,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당시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을 중심으로 '리어왕' 공연을 앞두고 벌어지는 노배우와 그의 드레서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전쟁이라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무대를 준비하는 배우의 집념,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이들의 이야기가 뭉클함과 진한 웃음을 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위기를 지나고 있는현 시대와도 맞닿는 지점이 있어 공감을 자아낸다.

개막을 앞두고 연습에 한창인 날, 정동극장에서 노배우 선생님(송승환 분)의 아내 '사모님' 역할을 맡은 정재은 배해선을 만났다. 무대에 대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두 사람의 이야기다.

서울 중구 정동극장. 연극 '더드레서' 배우 정재은 인터뷰. /뉴스1 ⓒ News1

-어떻게 이 연극에 함께 하게 됐나.

▶(배해선) 송승환 선배처럼 작품을 창작하는 사람이 있어서 배우도, 연출가도 많이 배출이 됐다. 그런 역할을 해준 송승환 선배가 서는 무대라니 모여야 하는 이유는 충분했다. 이렇게 좋은 작품이 이 시대에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올려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더블 캐스팅으로 '더 드레서'에 함께 하게 됐다.

▶(정재은) 해선이와는 처음 작품을 해본다. 그 전부터 알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고마운 일도 있고. 몇년 전에 작품을 하다가 몸이 안 좋아서 못 하게 됐는데 그 자리를 해선이가 채워준 적이 있었다. 나는 주로 연극을, 해선은 주로 뮤지컬을 해서 만날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만나서 좋다. 성격이 너무 좋고 재미있는 친구다.

▶(배해선) 나는 미혼에 남편도 없고 아이도 없어서 결혼한 역할을 하면 막연한 상상에서 시작하는데 선배님은 연기가 살아있고 리얼한 느낌이다. 너무 좋다. 선배님이 안 계셨으면 어떻게 할 뻔했나 싶다. 연기란 그런 것 같다. 각자 살아온 배경, 각자 이 작품과 이 역할을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어떻게 맞춰가고 서로 보완하는지, 어떻게 이야기를 쌓아가는지에 따라 다른 매력이 나오는 것이 바로 연극이다. 내가 대본에서 발견하지 못한 걸 다른 배우들을 보고 알게 될 수도 있고, 경험이 많은 선배들을보며 지혜롭게 메이킹을 할 수 있다.

서울 중구 정동극장. 연극 '더드레서' 배우 배해선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정재은) 정말 배우마다 질감이 다르달까. 오만석씨와 안재욱씨도 느낌이 다르다. 각자만의 매력이 있다. 우리 역할도 느낌이 다르니, 서로의 연기를 보면서 감탄하곤 한다.

-맞춰가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배해선) 송승환 선배님이 대단하시다. 호흡을 맞추는 네 배우가 다 다른데 그걸 다 아우르며 연기를 하신다. 관록이 대단한 것 같다. 특히 선배는 배우로서 연기를 한 경험도 많지만 제작자로서 공연을 창작하는 시간도 길었다. 그래서 내가 생각지 못한 것을 건네주시기도 하고, 배우들의 개성을 다 살려주려고 하신다. 정말 즐겁게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중구 정동극장. 연극 '더드레서' 배우 배해선, 정재은(오른쪽)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의 삶을 다룬 연극이 많지 않다고. 이번 연극이 한 배우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배우로서 어떤 생각을 했나.

▶(정재은) 연극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이고,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을 할 때보다는 대본을 볼 때 더 걸리는 부분이 적달까. 그런 편이다. 대본을 두고 해석하는 과정의 시간이 많이 단축됐고 연습하는 과정에서도 더 빨리 진행될 수 있었다.

▶(배해선) 전시 상황을 다루기 때문에 긴박한데 그 안에 코미디같은 장면도 있다. 공습경보가 울리는 데도 공연을 하는 상황들이 나오지 않나. 찾아오는 관객이 있다면 공연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더 절박하게 느껴지더라.

▶(정재은) 그래서 연극은 참 위대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절망적일 때 연극이 주는 힘은 과거에나 지금에나 굉장한 것 같다. 극중 사람들이 연극을 보면서 견뎌야 할 것들을 생각하고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현대에도 (관객들이) 이 연극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마음으로 보신다고 생각한다. 그건 과거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이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울 중구 정동극장. 연극 '더드레서' 배우 배해선 인터뷰. /뉴스1 ⓒ News1

-곁에서 본 송승환은 어떤가.

▶(정재은) 8세부터 아역배우로 연기를 시작해 인생의 대부분을 배우로 산 분이다. 대본을 꿰뚫어보고, 그 안에서의 역할을 꿰뚫어 보시더라. 그런데 배우들은 모두 속도가 다르지 않나.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후배들의 더딤이 답답하실 만도 한데, 그러지 않는다. 작품을, 연기를 다 꿰뚫고 있는 분이 기다려주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포용력이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되게 재미있으시다. 말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닌데, 툭툭 던지는 말이 재미있다.

▶(배해선) 말씀하실 때 이게 대사인가? 애드리브인가? 헷갈릴 때가 있다. 그 정도로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경계를 넘나든다. 연기하시는 걸 보면 대단하다. 여러가지 일이 있을 텐데도 연습할 때 모든 걸 다 쏟아내신다. 걱정될 정도다. 그런 선배가 있으니까 더 잘 해야겠다 싶고 더 즐겁게 연습하고 있다. 그동안 연기 외에 일도 많이 하셨는데, 이번에 연습하시는 걸 보면서 무대에 서는 모습이 너무 잘 어리는 분이고 여기 계셔야 하는 분이구나 싶었다.

-송승환씨가 시력이 상당히 안 좋은 상태라 대본을 보기도 힘든 정도라고 하는데.

▶(배해선) 지금은 그래도 많이 호전됐다고 한다. 선배님이 워낙 노력하셔서 주변 배우들도 눈치를 못 채고 연기할 정도다. 이미 머릿 속에 그림을 다 그리고 있는 분이다.

서울 중구 정동극장. 연극 '더드레서' 배우 정재은, 배해선(오른쪽)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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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h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