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PD "라디오 PD와 뮤지션의 삶이란…"(인터뷰②)
- 김나희 기자
(서울=뉴스1스타) 김나희 기자 = 라디오 PD와 뮤지션이라니. 함께 놓고 보니 꽤나 잘 어울리는 이 두 직업을 동시에 해내는 사람이 있다. 바로 곰PD(본명 이충언)가 그 주인공이다.
이충언 PD는 지난 2004년 KBS에 입사해 '이현우의 음악 앨범',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 '전현무의 프리웨이', '최강희의 볼륨을 높여요', '조윤희의 볼륨을 높여요' 등의 프로그램을 거친 실력파 라디오 PD다. 최근에는 '박중훈의 라디오 스타'를 새롭게 론칭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묵직하고 진지할 것만 같은 그에겐 또 다른 삶이 있었다. 뮤지션 곰PD로서의 행보다. 지난 2009년 싱글 '내일의 추억'을 통해 데뷔한 곰PD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한 만큼, 윈디시티, 세렝게티, 시안, 요조, 레이디제인 등의 앨범에 참여하며 다양한 음악적 역량을 드러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감각적인 멜로디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곰PD. 그런 그가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해 단숨에 인디신을 장악한 싱어송라이터 오왠을 만났다. 곰PD의 러브콜로 성사된 프로젝트인 셈. 기자 또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인터뷰를 신청했고, 실제로 만난 그의 자신감과 감수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하 곰PD와의 일문일답.
Q. 어째서 이름을 곰PD라고 지었나요?
"제가 '최강희의 볼륨을 높여요'를 할 때 최강희씨가 저를 부르는 호칭이 애매했어요. 제가 최강희씨보다 한두 살 정도 어린데 '야'라고 부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PD님'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했던 거죠. 그래서인지 최강희씨가 '곰처럼 생겼으니까 곰PD라고 부를게요'라고 하신 거예요. 사실 다른 사람이 제게 그런 별명을 붙여주는 게 처음이었거든요. 생각 이상으로 느낌이 좋아서 음악 작업을 할 때 그대로 사용했어요. 지금은 곰PD라는 예명이 꽤 있지만 제가 만들 땐 저밖에 없었거든요."
Q. 원래 꿈은 음악가였나요?
"원래 음악을 했어요. KBS에 입사하기 전에도 작곡가 밑에서 공부를 많이 했고요. 학교를 다닐 때는 밴드도 했었죠. 원래는 CM송을 만드는 회사에 원서를 냈는데 전공이 음악이 아니다 보니 전공자 우대에서 계속 걸리더라고요. 결국 진로를 틀어 라디오 PD에 지원하게 됐고 이렇게 KBS에 다니게 됐죠."
Q. 라디오 PD와 뮤지션을 병행하면서 생기는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인 측면으로 봤을 땐 장점이 많아요. 제가 특별한 취미가 없거든요. 음악 하는 게 취미라서 취미 생활의 발현이 남들보다 유리하다는 점이에요. 하지만 반대로 그런 시선들이 단점이자 극복해야 할 문제죠. '직업을 이용해서 음악을 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 소리들을 안 들으려고 더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 자신도 있고요. 일과 음악을 분리해서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Q. 최근에 신곡도 준비하고 '박중훈의 라디오 스타' 론칭까지, 바빴을 것 같아요.
"음악은 예전에 만들어뒀던 곡이라 그렇게 부담이 되진 않았아요. 하지만 회사 일은 확실히 바빴던 것 같아요. 최근에는 2~3시간씩 밖에 못자고 있어요."
Q. 프로그램이나 음악을 만들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나요? 어떻게 다른가요?
"라디오는 만들 때 법칙이 있어요. 타깃도 확실하고 제작 방식이라던지 틀이 확실히 정해져 있죠. 음악은 그런 게 없어요. 전 음악을 만들 때 제일 좋은 게 우연의 산물이라는 점이에요. 악기 소리를 듣다 보면 거기서부터 음악이 시작되고, 우연히 생각난 멜로디가 음악으로 발전하죠. 라디오는 그게 쉽지 않아요. 그런 점들이 다른 것 같아요."
Q. 주변 동료들의 반응도 궁금해요.
"다들 신기해해요. 하지만 서로에게 신경을 잘 안 쓰죠.(웃음) PD들 중에는 영화를 찍는 사람도 있고 책을 쓰는 사람도 있어요. 본업 외의 콘텐츠를 가진 사람들이 많죠. 그래서 제가 특별히 새롭거나 하진 않은 것 같아요."
Q. 요즘 음원차트를 보면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포진해있어요. 일각에서는 '음원의 다변화'가 이뤄졌다는 시각도 있는데 라디오 PD와 뮤지션의 입장에서 봤을 때 오왠의 성장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무조건 돼요. 제가 보장하겠어요. MBC '무한도전'에도 한 번 나가야죠.(웃음) 이 친구는 사진이랑 뮤직비디오로 보다 실제로 만났을 때 더 깜짝 놀랄 점이 많아요. 잘생겼는데 겸손하기까지 해서요. 이쪽에 있으면 가끔 음악 자체보단 겉멋이 든 친구들이 있는데 이 친구는 음악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 있어요. 정말 잘 될 친구예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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