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연 PD "'더 지니어스', 머리 좋은 13명 출연이 재밌을까?"(인터뷰①)

(서울=뉴스1스타) 강희정 기자 = '더 지니어스'부터 '소사이어티 게임'까지. 프로그램을 보면 정종연 PD 고유의 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정종연 PD가 갖고 있는 '소셜 리얼리티' 프로그램 철학은 무엇일까.

tvN '더 지니어스'는 시즌4까지 이어지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정 PD가 '시즌5는 없다'고 못을 박았음에도 여태 많은 팬이 기다릴 만큼 한국 두뇌 예능의 시초이자 대표작으로 꼽히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방송 중인 tvN '소사이어티 게임'도 그의 작품이다.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정종연 PD를 만나 '더 지니어스', '소사이어티 게임'에 대해 궁금했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정종연 PD는 '더 지니어스' '노래의 탄생' '소사이어티 게임' '코리아 갓 탤런트' 등을 연출했다. ⓒ News1star / tvN 제공

-'더 지니어스' 시즌5, 정말 생각 없나

"없다.(웃음) 원래 그런 비슷한 류의 프로그램을 하는 스타일인데, 다시 '더 지니어스'라는 타이틀을 쓸 가능성은 거의 없다. 두뇌 게임 자체가 반복적인 경향으로 한계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더 지니어스'는 시즌을 거듭하면서 패턴이 노출됐고, 캐릭터를 우려먹는 한계가 있었다. 나는 '더 지니어스'를 더 길게 끌고 갈 생각이 없지만 회사 차원에서 시즌5를 한다면 내가 아닌 다른 PD가 맡을 순 있겠다."

-캐릭터를 우려먹는다?

"새로 스토리가 나와야 하는데 그게 쳇바퀴 돌 듯 패턴처럼 반복되더라. 익숙해지다 보면 '짠!'하고 새로운 게 안 나오는 거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만 버텼던 거지. 명백히 다른 프로그램이면 다른 제목을 달아야 하지 않나. '더 지니어스' 타이틀에 얽매이다 보면 더 할 수 있는 게 없을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회차, 출연자가 있다면

"시즌1 게임의법칙 7회 오픈패스, 시즌4 그랜드파이널 5회 충신과 역적이다. 오픈패스는 내가 기획한 그대로 잘 나온 회차고 충신과 역적은 내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서 예상을 뛰어넘는 재미를 선사한 회였다.

출연자 중엔 최정문이 마음이 쓰인다. 그랜드 파이널 5~7회는 일명 '최정문 3부작'이다. 되게 똑똑한 친구인데 그땐 아직 어렸다. 전 어린 친구들을 선호한다. 사회의 때가 덜 묻다 보니 감정적으로도 직설적이고, 표현이 여과없이 나온다. (성규는 'SNL8'에서 '더 지니어스'를 패러디했는데?) 봤다. 잘했더라.(웃음)"

'더 지니어스'는 지난 2013년 처음 방송됐다. ⓒ News1star / tvN

-'소사이어티 게임'은 '더 지니어스' 속 정치적인 부분을 극대화한 건가

"'더 지니어스'는 소셜 리얼리티의 별종이고 '소사이어티 게임'은 정통 소셜 리얼리티다. '더 지니어스' 때는 두뇌 게임을 넣어서 해 보고 싶었던 거고. '더 지니어스'가 일주일에 한 번 녹화하러 오는 피크닉 느낌이라면 '소사이어티 게임'은 14일을 거기서 산다. 밥도 같이 먹고 잠도 같이 자고 누가 코라도 골면 당장 불편한 현실이다. 정말 같이 사는 건데, '앞으로더 같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베이스로 깔려 있다. 싸워도 그런 걸 염두에 두고 싸우게 된다. 출연자가 탈락할 때 우는 것도 같이 지내면서 정이 들어서 그런다."

-'더 지니어스'와 달리 연예인이 적고 일반인이 많다

"생각했던 그림이 나오려면 2주간 합숙이 꼭 필요했다. 그걸 해줄 수 있는 연예인이 별로 없더라. 기본적으로 판권 해외 판매를 선목적을 가지고 만든 프로그램이고, 해외에서는 더 셀럽을 출연시키기가 힘들다. 비용 문제도 있고 해서 일반인을 기본으로 세팅을 하게 됐다. 출연자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아무나 나와도 터질 수 있어야 좋은 포맷 아닌가."

-얼굴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 낯설기도 한데

"맞다. 캐릭터를 익히는 데 좀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가령 시청자가 윤태진을 안다고 해도 얼굴만 아는 거지 윤태진이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지 않나. 제작진조차도 윤태진이 그렇게 낯을 가리는 사람인지 몰랐는걸. 소셜 리얼리티는 세계적으로 일반인을 데리고 하는 추세다. 방송인은 기본적으로 소셜 권력을 가지고 있고, 일반인이 방송인에게 기가 죽는 면도 있다. '더 지니어스' 때도 그랬다."

'소사이어티 게임'은 매주 일요일 밤 9시15분 방송된다. ⓒ News1star / tvN

-'소사이어티 게임' 22명을 뽑은 기준이 뭔가

"외모, 말, 목소리, 방송에 적합하게 말을 똑바로 할 수 있는지 등은 기본적으로 봤다. 그리고 그 사람이 리더형인지 팔로우형인지 성격을 알아봤다. '어른과 있는 게 편해, 애하고 있는 게 편해?' 질문해서 1부터 10까지 스펙트럼 내에 다양한 사람들이 골고루 분포되도록 하는 거다. 말이 많은 사람, 말수가 적은 사람도 나눴다. '더 지니어스'라고 전세계에서 가장 머리 좋은 사람 13명을 뽑아 놓으면 재미있을까? 아니다. 이건 올림픽이 아니지 않나. 속이는 사람이 있으면 속아주는 사람도 있어야 하는 거다."

-'소사이어티 게임'에는 지능, 감각, 체력 분야가 존재한다

"감각 영역은 정말 뛰어난 사람을 추려내는 게 아니라 뭔가 연습하면 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분야다. 한두 번 하고 '못 하겠어' 좌절할 게 아니라 한두 시간 연습하면 금방 늘게 된다. 열심히 해서 끌어올릴 수 있는 여지를 주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종의 '노력' '연습' 영역이다."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이 낮은 것 같다

"어느 정도 가시밭길이 될 거라 예상했다. '더 지니어스'도 시즌1 때는 가시밭길이었다. 회사에서 잠재력 있는 포맷이라 생각하고 밀어준 거지, 다른 채널이었으면 시즌 중 캔슬됐을 가능성이 높다. 수치적으로 좋은 성과는 없었다. '더 지니어스'나 '소사이어티 게임'이나, 진입장벽이 좀 높은 스타일의 프로그램을 하다 보니 어려운 점은 있다. 프로그램 자체는 생각한대로 나왔고, 저는 재밌게 시청 중이다.(웃음)"

▶인터뷰②에서 계속

hjk070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