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아 "힘들어도 미련하게 참는 여자죠"(인터뷰)

(서울=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 = 연예계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을 꼽으라고 하면 아마 많은 이들이 서태지·정우성·이지아의 사연을 떠올릴 것이다. 구체적 증거가 나오기 전까진 '허튼 루머'라며 웃어넘기던 이들이 대다수였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영화 같은 한 편의 일화로 기억되고 있다.

사실 이 사건 이전, 이지아는 정체 불명의 외계인설에 시달리는 등 독특한 행보를 걸어왔다. 어린 시절 외엔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많지 않고, 동료들과 잘 어울리지도 않으며 지나치게 조심스럽고 조용한 성격 탓이었다.

이지아가 인터뷰를 통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 News1star/ 권현진 기자

모든 게 밝혀진 현재 그는 순수 자연인 이지아로서 사람들을 대한다. 편안하고 털털하다. 물론 과거 이야기 앞에서는 잠깐씩 멈칫하지만 대체로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보기 좋았다.

최근 영화 '무수단'으로 돌아온 이지아는 폭염주의보가 내린 더운 여름, 군복을 입은 채 자신과의 싸움을 벌여야 했다. 총을 메고 하루종일 강행군을 하다 체력이 고갈돼 탈진하기도 했다. 행여나 군인처럼 안 보일까봐 절제된 눈빛과 몸짓을 끊임없이 연구했다.

현장은 힘들었지만 사람들은 좋았다. 이지아는 "같이 출연하는 분들이 초반에 많이 챙겨줘서 괜찮았다. 욕심만큼 체력이 안 따라주니까 나중에 쓰러지는 일도 있었는데 어쩔 수 없는 체력의 한계가 있더라. 힘들면 쉬어야 하는데 제가 미련하게 참는 성격이다"라며 희미하게 웃었다.

이지아가 인터뷰를 통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 News1star/ 권현진 기자

악바리 같은 기질이 있어보인단 기자의 말에는 "독하고 악바리 같은 거보다 책임감이 있어서 끝까지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어 "피로도 누적되고 날씨도 덥고 물도 많이 못 마셨다. 화장실도 힘들고 그런 게 반복되다보니 쓰러졌다. 링겔 맞고 쉰 뒤에 촬영은 재개했다"고 덧붙였다.

힘들 것이 눈에 훤한 군대 영화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이지아는 "설정 자체가 흥미로웠고 나라의 중요한 사건에 투입되는 게 멋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평소 친분이 있던 제작사 대표가 건넨 시나리오라 그에 대한 믿음으로 선택한 것도 있었다.

이지아가 돌아온 건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이후 2년 만이다. 하지만 일부러 숨어있던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품이건 뭐건 인연이 있는 거 같다. 뜻대로 잘 안되서 다작을 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며 "피하는 건 전혀 아니다. 올해 목표는 다작"이라면서 웃었다.

이제는 숨길 것도 없는데, 솔직하게 모든 걸 내보였는데도 이지아는 여전히 신비롭다. 그런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 살포시 인정하며 '숙제'라고 고백했다.

그는 "전엔 나를 드러내는 걸 꺼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너무 편해졌다. 그냥 이게 내 모습이다"라며 "신비로워 보이는 건 풀려야 할 숙제이긴 하다"라고 밝히며 무거운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렇다면 앞으론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자주 볼 수 있는걸까.

"뜻이 맞아야 하고 때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았어요. 저도 빨리 좋은 작품으로 다시 뵙고 싶습니다."

uu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