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여배우 사이, 김정화의 행복론(인터뷰)

(서울=뉴스1스타) 명희숙 기자 = 배우 김정화가 대중과 마주한 것은 2년 만이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속에 그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누군가의 아내가 됐고, 또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여배우의 타이틀이 희미해질 법도 하지만 그는 여전히 반짝반짝하게 빛나고 있었다. 여배우 김정화는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행복하다.

김정화가 대중 앞에 자신 있게 미소 지을 수 있는 건 복귀작 JTBC 드라마 '디데이'에서 은소율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아쉬움 없이 연기했기 때문이다. 정신과 의사 소율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며 주변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마음 따뜻한 여자였다. 소율 안에서 실제 김정화가 종종 보이는 건 그와 많이 닮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배우 김정화가 최근 뉴스1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 News1star/ 권현진 기자

Q. '디데이'에서 소율은 정신과 의사다. 재난 상황 속에서 수술하지 않는 의사, 단순하지만 복잡하다.

A. 남편이 교육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집에 심리상담 관련 책이 있어 읽으면서 도움을 얻었다. 또 예전에 한창 활동할 때 상담을 받아본 적도 있다. 당시 경험을 생각하면 잘 들어주는 모습이 가장 필요할 것 같았다. 정신과 의사라는 타이틀이 있지만 소율은 누구나 위로받고 싶을 때 찾을 수 있는 친구다. 그런 모습을 손짓이나 몸짓으로 많이 살리려 했다. 주변 사람들은 소율 캐릭터를 보고 나와 많이 닮았다고 하더라. 감정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든지 할 때 무의식적으로 내 모습이 투영된 것 같다.

Q. 2년 만의 복귀작으로 '디데이'를 택한 이유는?

A. 소율이라는 친구가 정신과 의사를 택한 이유는 자신의 성향과 잘 맞아서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성품 자체가 따뜻한 친구가 아닐까 생각했다. 성향적으로 나와 비슷한 면이 많았다. 또 의사라는 역할은 연기생활 동안 한 번도 안 해봤다.(웃음) 또 재난 메디컬이라는 장르가 제작된다는 게 흥미로웠고, 대본상으로 그려진 게 어떻게 드라마로 실현될까 궁금했다.

Q. 작품 속 캐릭터가 본인의 성향과 어떤 부분에서 일치했는지.

A. 친구들을 만나면 굳이 내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많이 들어주는 편이다. 상담이라는 게 별거 없다. 들어주고 공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상담할 때 어느 정도 답을 정해두고 있다. 그거에 관해 이야기해주는 편이다. 소율이라는 인물도 먼저 말하기보단 늘 들어주는 아이다.

배우 김정화가 최근 뉴스1스타와 만나 '디데이' 종영 소감을 밝혔다. ⓒ News1star/권현진 기자

Q. 봉사활동도 굉장히 열심히 하는 것으로 안다.

A. 나눔이라는 건 정말 거창한 게 아니다. 누군가에게 커피 한 잔 사주는 것도 나눔이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시간도 나눔이다. 소율도 그런 나눔을 굉장히 많이 한다. 다들 알 게 모르게 하고 있는 데 그걸 나눔이나 봉사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뿐이다. 저 역시 봉사를 통해 그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정말 대단하게 아니다.

Q. 공연 무대에도 많이 올랐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A. 방송을 열심히 하다가 쉬었을 때 공연을 하게 됐다. 그때는 방송하는 사람이 공연 무대에 오른 적이 거의 없었다. 다들 의외로 바라보더라.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던 시기였다. 누군가에게 연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거나 손짓이나 눈빛을 어떻게 연기하는지에 대해 궁금한 시기였다. 그래서 공연을 하게 됐다. 무대에 오르니까 본능적으로 배우게 되더라. 무대는 관객에 따라, 상대 배우에 따라 매번 같은 공연이 늘 달라진다. 그 순간이 참 매력적이다.

Q.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컸다면 앞으로 좀 더 다양한 분야에서의 김정화를 기대해도 될까.

A. 공연 무대는 계속하고 싶다. 그쪽에서 오지 말라고 해도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정도.(웃음) 또 장르에 상관없이 대본과 상황이 맞는다면 여러 작품을 만나고 싶다. 일단은 가족과 쉬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

Q. 활발한 활동을 하려면 아무래도 남편의 내조와 외조가 있어야 할 거 같은데.

A. '디데이' 때에도 워낙 잘해줬다. 새벽에 촬영이 끝나고 집에 들어가면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다른 방에 가서 자게 해줬다. 집안일 같은 건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워낙 잘 도와줬다. 다음 작품에 들어가더라도 도와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어서 정말 고맙다.

Q.'디데이'에서 인피니트 성열과 러브라인이 있었다. 키스신까지. 남편의 반응은?

A. 질투 아닌 질투를 했다.(하하) 성열과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 그렇지만 키스신을 못 볼 것 같다고 했다. 전에 '그날들'이라는 공연할 때도 키스신이 있었는데 매일 와서 지켜봤다. 하지만 그 장면만큼은 늘 가슴 졸이면서 봤다고 하더라.

Q. 남편이 질투할 만큼 성열과 케미가 좋더라. 그동안 연하와 호흡을 맞춘 적이 거의 없다. 신선하고 매력적더라.

A. 연상연하 커플만이 가지고 있는 케미가 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연하만이 가진 여자를 설레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동안 늘 연상의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고 연하에 대한 특별한 매력을 몰랐는데 이번에 '디데이'를 통해 알게 된 거 같다.

배우 김정화가 최근 뉴스1스타와 만나 결혼 이후 근황을 공개했다. ⓒ News1star/권현진 기자

Q. 흔히 여배우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커리어도 한정된다.

A. 결혼 전에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누군가의 엄마 역할을 하게 된다면 어떠할지. 이제 좀 더 잘 표현하지 않을까 싶다. 어떤 역할이든 경계를 두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내 상황과 비슷한 역할이면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하고 있다. 엄마나 아줌마 역할이라서 안 하고 싶다는 건 없다. 결혼 전에도 그랬다.

Q. 절절한 모정이 드러나는 엄마 역과 누가 봐도 매력적인 팜므파탈의 멜로 중 선택해야 한다면?

A. 어렵다. 일단 다른 조건은 먼저 봐야 하지 않을까 하하. 아무래도 먼저 흥미를 느끼게 되는 건 모정이 느껴지는 엄마 역이다. 왜냐면 아직 해 본 적이 없으니까. 배우들은 안 해본 역할에 좀 더 끌리는 것 같다.

Q. 누군가의 엄마이자 아내라는 역할은 배우라는 직업과 양분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가령 파격적인 베드신을 스스로의 선택으로 할 수 있을까.

A. 일단 파격적인 베드신은 제가 원치 않는다.(웃음) 배우 활동을 할 때 시아버님이 목사이고 남편이 전도사라는 건 영향을 주지 않는다. 가족들도 부담을 주지 않고 또 시부모님은 오히려 연기하는 것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제가 악역을 하거나 파격적인 캐릭터를 한다고 해서 반대하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

Q. 배우로서 참 필모그라피가 모범적이다. 파격이나 일탈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기도 한다. 스스로가 원했던 방향인지.

A. 처음 데뷔했을 당시에는 외모 때문에 도시적이고 성숙한 캐릭터가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실제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았고 대중들이 보는 모습과 나 사이에서 갈등을 많이 했다. 그때는 일부러 실제모습과 비슷한 캐릭터를 더 찾아다녔다. 30대를 맞이하고 드는 생각은 제한 없이 연기해 볼 필요가 있다는 거다. 파격적인 캐릭터도 한 번쯤 해보고 싶다. 배우로서 연기폭을 점점 넓혀가고 싶다.

Q. 연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진 건 결혼과 출산 등의 변화 이후인가

A. 결혼을 하고 2년을 쉬었다. 쉬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들을 보면서 연기만 하면서 배울 수 없는 걸 많이 배웠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사람들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접하는 과정이 경험으로 더해졌다. 그런 부분이 작품 하면서 아무래도 드러나는 게 아닐까 싶다.

배우 김정화가 최근 뉴스1스타와 만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했다. ⓒ News1star/권현진 기자

Q. 결혼하면 정말 행복한가. 예전보다 한결 부드러워진 느낌이 있다.

A. 저는 주변에 결혼을 추천하는 편이다. 아직 2년밖에 되지 않아서 그런다고들 한다. (웃음) 자기와 맞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서로 노력하고 배려하다 보면 평범한 순간이 굉장히 큰 행복으로 다가온다. 아이를 낳고 1년 동안은 관리를 전혀 못 하고 엄마로서 살았다. 하지만 그때가 힘들었다기보단 소중한 기억이 되더라. 지금 활동을 더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Q. 당분간은 배우 김정화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까.

A. 예전에는 정말 쉬지 않고 작품을 했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조금 여유를 가지고 작품을 하고 싶다. 조급하게 생각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즐겁게 할 수 있는 작품을 언제나 기다리고 있다. 남편, 아이와도 시간을 많이 보낼 참이다. 둘째 계획은 아직 없지만 그건 모르는 거니까.(웃음)

reddgreen3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