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혁 "즐겨보는 드라마? 무조건 '나쁜 녀석들'"(인터뷰①)
- 명희숙 기자
(서울=뉴스1스포츠) 명희숙 기자 = 배우 조동혁의 연기 인생 봄날이 있다면 요즘이 아닐까. 꾸준하고 차분히 작품 안팎으로 대중과 호흡했던 조동혁은 최근 OCN 토요드라마 '나쁜 녀석들'의 인기 여파가 자신에게까지 미치자 못내 생경스러웠다. 그는 늘 같은 자리에서 최선의 연기를 했고, 과한 보상이나 요행은 자기 몫이 아니라 생각했다. 그랬기 때문에 지금 조동혁을 향한 대중들의 화답은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다.
조동혁은 현재 방영 중인 '나쁜 녀석들'의 인기를 누구보다 몸소 체험하고 있었다. 보통 배우들은 드라마가 촬영 중인 바쁜 상태에서 틈틈이 시청자들의 온도를 맛봤다면, 이미 모든 촬영을 끝마친 '나쁜 녀석들'의 제작 시스템 덕분에 그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화답을 생생하게 체험 중이다. 그는 최근 '나쁜 녀석들' 깜짝 팬 미팅 현장에도 참석해 드라마의 인기를 몸소 실감했다.
"처음 경험해보는 거였어요. 예전에 '응답하라 1994' 팀이 팬 미팅하는 걸 TV에서 보고 부럽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하게 돼서 정말 좋았죠. 많은 분이 지원하고 또 많은 분이 '나쁜 녀석들' 팬미팅 현장을 찾아주셨어요. 정말 드라마가 잘 되고 있다는 걸 느꼈죠."
악인을 처단하기 위해 모인 나쁜 놈들이라는 '나쁜 녀석들'은 설정 자체부터 매력적이었다. 조동혁은 살인청부업자 정태수 역을 맡아 범죄자들을 응징하며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영화를 방불케 하는 현란한 액션신과 치밀한 스토리는 '나쁜 녀석들'에 한국판 어벤져스의 탄생이라는 극찬을 선사했다.
"중 2인 조카가 친구들 가져다주게 사인해달라고 하더라고요. 배우 생활하면서 처음으로 삼촌 노릇 좀 했죠. '나쁜 녀석들'은 소재 자체가 특이했고 특별했어요. 범죄자들을 잡으면 응징해주잖아요. 그런 점을 시청자들이 통쾌해 하고 대리만족하시는 것 같아요."
'나쁜 녀석들'의 사전 제작 방식 덕분에 조동혁은 매회를 본방 사수하는 열혈 시청자가 됐다. 첫 방송은 외국에 있어 본방 사수를 못했다던 그는 요즘은 본 방송에 이어 재방송까지 챙겨보는 '나쁜 녀석들' 마니아가 됐다고.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라면 당연히 '나쁜 녀석들'이죠. 시청자입장에서 보니까 재미있더라고요. 저런 장면이 있었나 싶은 것도 있고,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죠. 대본에서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은 방송을 통해 보니까 더 이해가 되더라고요. 시청자분들에게 본방사수해달라고 하면서 저희가 안 보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닌가요. 물론 저는 제 분량 위주로 봐요.(웃음)"
조동혁은 극 중 감정의 흔적을 지워야 하는 냉혹한 살인청부업자지만 박선정(민지아 분)을 만나면서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마음의 균열이 깨지고 그 안에서 싹튼 감정은 사랑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박선정을 향한 감정이 애틋한 사랑의 시작이 아닐까 궁금했다.
"액션신 뿐만 아니라 박선정과의 관계에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그래서 시놉시스에 나오지 않는 설정을 하기도 했죠. 그동안 고독하게 살아온 정태수가 박선정에게서 사람냄새를 맡았다고 생각해요. 정태수라는 무뚝뚝한 놈이 박선정 앞에만 가면 어쩔 줄 몰라하잖아요. 그런 부분을 매력적으로 살리고 싶었어요."
반면 시청자들은 극 중 조동혁과 마동석이 박해진을 죽이라는 주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박해진을 지켜내는 모습을 보며 그들만의 브로맨스에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저는 딱히 이정문(박해진 분)을 보호하기 위해 정태수가 나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그냥 더이상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고, 그런 의뢰를 하는 사람들이 싫어졌기 때문에 이정문을 죽이지 않았던 거죠. 나중에는 한팀이 됐기 때문에 동료애 때문에 이정문을 죽이지 않았던 거고요. 그건 박웅철(마동석 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저희 셋의 관계를 편집을 통해 더 재밌게 만들어주더라고요. 드라마가 인기가 많아져서 그렇게 봐주시는 분도 있는 거 같아요."
매력적인 캐릭터의 향연인 '나쁜 녀석들'에서 조동혁은 박해진이 연기했던 사이코패스 이정문 역이 탐났다고 밝혔다.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은 배우로서 일견 당연한 것이었다.
"사이코패스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더라고요. '프라이멀 피어'에서 에드워드 노튼이 연기했던 그런 사이코 역할을 전부터 해보고 싶었어요. 또 박웅철처럼 자유로운 느낌의 사람도 연기해보고 싶어요. 저랑 해진이는 늘 표정도 많이 없고 딱딱한 모습이었잖아요. 반면 박웅철은 늘 행동도 말투도 프리해서 부럽더라고요."
무거운 소재를 무겁게 이끌어가는 극 안에서 배우들은 한 장면도 허투루 연기할 수 없었다. 매 장면이 긴장감의 연속이었고, 그 피로는 촬영 현장에서 서로를 다독이며 풀 수밖에 없었다.
"힘든 드라마였죠. 재밌다기보단 힘들고 어렵게 촬영했어요. 그래서 서로 많이 의지했죠. 정말 사심 없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어요. 대본을 미리 받기 때문에 NG가 잘 안 났지만, 촬영이 고돼서 졸다가 NG가 나는 경우도 있었어요. 그럴 땐 조는 사람을 서로 깨워주며 촬영했죠."
조동혁에게 '나쁜 녀석들'은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필모그라피라기엔 많은 걸 느끼게 해줬다. 또 생각 이상의 시청자들의 화답에 배우로서의 보람을 느끼게도 해준 작품이었다.
"드디어 십 년 넘게 이 바닥 생활을 했는데 '나쁜 녀석들'을 하며 연기자로서 인정받게 된 것 같아요. '나쁜 녀석들'은 제가 했던 드라마 중 가장 잘 된 작품이고요. 연기적으로 많은 걸 새롭게 느끼고 배웠던 것 같아요."
조동혁은 대중 앞에 언제나 연기 정말 잘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친형에게 매 작품마다 조금씩 연기가 늘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 말을 마음에 새기고 있다는 그는 자신이 퇴보하지 않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다. 더딘 걸음이라도 연기가 성장하는 것이 가장 기쁘다는 조동혁의 다음 걸음이 기대된다.
reddgreen3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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