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임현주 "女앵커 안경 이슈, 예상 못한 반응…거부감 없어 다행"
- 장아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임현주 MBC 아나운서가 여성 앵커로서 '최초' 수식어를 달게 됐다. 지상파 여성 앵커로서는 최초로 안경을 낀 채 오전 뉴스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 임 아나운서 역시도 이와 같은 이슈로 크게 주목 받게 될 줄을 몰랐다는 소감을 전하며 뉴스에서 안경을 착용하게 되기까지 과정에 대해 털어놨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12일 뉴스1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날 오전 '뉴스투데이'에서 안경 착용으로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랭크 되는 등 화제가 되고 있는 데 대해 "너무 놀랐다"면서 "이 정도까지 화제가 될 줄 몰랐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다. 저로서는 매일 뉴스를 똑같이 진행한 것인데 안경을 쓴 그런 모습이 많은 분들께도 낯선 장면이었다는 걸 실감하게 되기도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 아나운서는 "방송 전에 보도국이나 아나운서국과 상의한 것은 아니다. 일부러 상의를 안 했다기 보다 굳이 안경 착용 여부까지 공론화 시킬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왜 안경을 꼈냐는 문제가 생기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분위기이지, 이런 부분까지 허락을 받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뉴스에서 안경을 끼면 어떨까'라는 여론을 반영하긴 했다. 주위 선후배, 동료들에게 물어봤을 때 이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전혀 없더라. 이들도 '그러고 보니 안경을 안 꼈네'라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또 임 아나운서는 "특별히 이날 방송에서 안경을 착용한 데는 복합적인 이유들이 있었다. 피곤하기도 했고 안경을 껴보고 싶기도 했다"며 "담당 선배에게만 '안경 끼고 진행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방송에 들어갔다. 보는 선배들마다도 낯설었나 보더라. '눈이 아픈가? 사정이 있나?'라고 생각을 하셨지만 끝나고 나서 나쁜 반응은 없었다. MBC 자체도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이런 부분들을 제한하지 않는다. 뉴스 시청에 방해가 된다면 제한하겠지만 다행히 시청자 분들도 그간 많은 분들이 못했던 걸 깼다고 봐주시다 보니 안경 착용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 것 같다. 다행이구나 싶었고, 모두 여성 앵커들이 고민했던 부분들을 마음 속으로 같이 공감해주고 계셨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안경 착용에 대한 고민의 시작은 아나운서 생활을 하며 반복해왔던 개인적인 고민에서 시작됐고 이는 지상파에서 처음으로 안경을 착용하는 시도로 이어졌다. 임 아나운서는 "눈이 나쁜데 라식도 하기 힘든 눈"이라며 "몇 년 전부터 '내가 눈이 나쁜데 이렇게 무리를 해서 렌즈를 끼고 방송을 하다 눈이 더 안 좋아진 상태가 되면 과연 앞으로 방송을 계속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침뉴스를 하면서 항상 눈도 피곤한 상태였고 이런 상황에서 렌즈를 꼭 껴야 하는 것인가 의문이 들기도 했다"며 "그래서 오랜 시간 안경 착용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방송 직전까지도 안경을 낀 모습이 어색해서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면 어떡하나 싶어 떨렸다"고 회상했다.
안경 외에도 의상 뿐만 아니라 콘텐츠에 있어서도 남녀 앵커에 대한 인식이 변화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의상을 간소화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여성 앵커가 남성에 비해 화사해야 한다는 등 다른 시선이 있지만, 생각을 해보니 콘텐츠 진행 등에 있어서도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다. 남성 앵커는 대개 연륜이 있는 기자들이 맡고 여성 앵커는 상대적으로 젊은 아나운서들이 맡아오지 않았나"라며 "사실 그동안 아무도 여성 앵커가 안경을 쓰는 것을 금지한 적이 없지만 암묵적으로 안경을 쓰지 않았고 모두가 그 선을 넘지 못했다. 앞으로는 남성, 여성을 구분하는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차츰 각자 시도를 해보면서 그 선을 지워가는 과정이 오지 않을까 싶다. MBC는 여성 기자가 단독으로 뉴스 진행을 맡기도 하는 등 문화 자체가 깨어 있는 편이다. MBC에서부터 그런 문화가 정착이 되면 성별이 잣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 한 명 한 명 개개인의 깊이가 더 중시되는 과정이 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임현주 아나운서는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2010년 KNN(부산경남방송)에서 아나운서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지난 2011년부터 KBS 광주 방송, JTBC를 거쳐 지난 2013년 3월부터 MBC 아나운서가 됐다. MBC '경제매거진 M'을 진행했으며 현재 매주 월~토요일 오전 6시 박경추 아나운서와 함께 MBC '뉴스투데이'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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